◎연 5천억 놓고 2백50여업체 경쟁 정수기/불법 내수판매에 무허가까지 난립 생수연간 5천억원을 넘는 정수기ㆍ생수시장에 「발암수돗물 특수」가 일고 있다.
국민의 건강ㆍ보건의식 증대로 지난 수년간 꾸준히 성장해온 정수기ㆍ생수시장이 지난달초 고층아파트 식수저장탱크가 오염돼 있다는 모기관의 발표에 이어 최근 수돗물의 발암성분(트리할로메탄)함유 파동이라는 큰 호재를 맞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이번 발암수돗물 파동은 감사원의 국회 제출자료를 통해 야기된 것으로 의심이 갈만 하다는 일종의 공신력을 갖고 있어 일반소비자들의 정수기ㆍ생수수요를 폭발적으로 증가시키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며칠사이에 백화점등 유통매장에 정수기를 찾는 소비자들의 발길이 쇄도하고 있으며 생수업체에는 전화주문ㆍ문의가 급증하고 있다는 것.
이에 따라 정수기ㆍ생수업계는 이번이 업계판도를 뒤바꿀 수 있는 일대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대대적인 판촉전과 함께 신상품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생수업체들의 경우에는 한동안 매기가 주춤해 울상을 짓고 있던 판에 이같은 호재를 만나 성장의 도약을 이루겠다고 야심만만한 시장전략을 짜느라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생수업계는 이와 함께 이번이 생수의 내수판매를 합법화할 수 있는 전례없는 호기라는 판단아래 대정부 로비를 바짝 강화할 태세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삼성ㆍ대우ㆍ럭키 등 가전 3사를 비롯,2백50여개의 정수기업체가 난립,치열한 시장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정수기에 Q마크를 허가하고 있는 정부의 화학시험검사소가 확보하고 있는 업체명단이 1백50여개. 여기에 최근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나고 있는 신규 영세업체가 1백곳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한 미국ㆍ캐나다 등 외국제품을 수입,시판하는 업체가 계속 늘고 있어 당분간 정수기 업계는 군웅할거 의무제한 경쟁시대가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해 국내 정수기시장규모는 5천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내에 시판되고 있는 정수기의 종류도 2백50여종으로 최하 2만원에서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것까지 천차만별.
정수기는 사용방법에 따라 ▲자연여과식 ▲전기이온식 ▲수도꼭지 연결식으로 나눠지며,구조별로는 ▲필터식 ▲삼투압식 ▲침전식 ▲자석식으로 구분된다. 이밖에 이온교환수지나 자외선살균방식의 특수장치가 부착된 신제품들이 계속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한편 생수시장도 현재 2백∼2백50개 업체가 난립상태를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정부가 허가한 업체는 한진그룹계열의 제주생수,다이아몬드생수등 14개 업체뿐,나머지는 생수산업의 호황바람을 타고 허가없이 설립,활동하고 있는 무허가 업체들이다. 이들 무허가업체들의 시장점유율도 30%가 넘고 있는 실정. 그러나 정부에서는 허가요건에서 벗어난 불법 내수판매를 하고 있는 대형 허가업체들을 규제하지도 못하는 실정이어서 이들 무허가업체들에 대한 단속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입장이다.
국내 생수시장의 규모는 이처럼 무허가업체,허가업체의 불법내수판매가 활개를 치고 있어 정확한 시장규모는 파악되지 않고 있으나 지난해의 경우 대략 2백억원 정도였던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지난 85년에 비해 5년동안 10배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생수업계에서는 현재와 같은 수요증가추세가 지속되고 정부로부터 내수판매를 합법적으로 따낼 경우 90년대 중반에는 내수시장규모가 1천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정수기ㆍ생수시장이 외형적인 성장ㆍ발전과 함께 진정한 국민건강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이들 업체들의 자체정화가 우선돼야할 것이라고 소비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정수기의 경우 품질불량ㆍ과대광고 등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 고발사례가 해마다 1백%이상 늘고 있고,가장 깨끗해야할 생수가 오히려 세균검출등으로 걸핏하면 물의를 일으키는등 소비자들의 불신을 사고 있다.<송태권기자>송태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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