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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서 “사과”… 예산전용 수습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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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서 “사과”… 예산전용 수습단계

입력
1990.07.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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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총무 3차례 회동 돌파구 찾아/예상밖 확산에 여서 양보 선회/총리답변 「문안」싸고 한때 진통… “재발방지” 절충/평민도 소기성과에 만족 타협○…임시국회 벽두 뜻밖의 돌발변수로 등장했던 서울시의 예산전용문제는 전날에 이어 2일 여야가 집중적 절충을 편끝에 일단 정치적 고비를 넘기게 됐다.

애당초 이 문제는 평민당의 사전 국회전략에서 나오진 않았던 데다 민자당 역시 국회전반을 뒤흔들 만한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판단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

따라서 사안의 본질적 진상보다는 문맥의 「표현기술」이 발휘도니 국무총리답변으로 매듭을 풀게된 측연이 강하다. 이는 의외로 문제가 부각돼가는 상황을 불리하게 여긴 민자당의 적극대응전략과 이슈화의 정치적 효과를 상당히 거둔 만큼 유연성을 발휘할 단계라는 평민당의 계산이 접점을 찾은 결과라 할 수 있다.

진상규명여부는 상임위에서의 제2라운드로 넘어갔지만 여야는 국회초반기의 이같은 난제를 수습하면서 향후 중ㆍ장기적 정국운영방향에 대한 상호탐색의 기회를 갖게된 것은 별개의 「성과」일 수도 있다.

○…김동영 민자총무와 김영배 평민총무는 이날 상ㆍ하오에 걸쳐 3차례의 회담을 갖고 정부측 「사과문안」에 대한 절충및 국회정상화방안을 논의,최종결론을 내리기까지 진통을 거듭하는 모습.

이날 회담에서 여야총무들은 사과문안으로 「(……)5백52억원이 전용된 사실에 대해 이는 부정할 수 없는 일로 사과드립니다 (……)」는 표현을 쓰기로 잠정합의했었는데 이 문안의 「상부추인」 과정에서 혼선이 빚어져 회담도중 고성이 오가는등 갈팡질팡.

결국 민자당측은 총무회담도중 김영삼대표 방에서 긴급 당직자회의를 소집해 문안독해에 들어갔는데 총리실에서 이진비서실장 안치순행조실장까지 보내 정부측 입장을 전달하는등 곤혹스러운 표정.

김 민자총무는 회담이 끝난 후 합의된 「사과문안」에 대해 『국무총리가 국회에서 행할 정부측 입장이기 때문에 정부와 국회의 관계를 고려할 때 도의상 이래라 저래라고 할 수는 없는 처지』라며 문안자체를 소개하진 않았으나 『문안이 어느정도 합의는 됐다』며 「합의사실」을 유난히 강조. 이날 회담에서 민자측은 당초 『… 국가예산이 지역사업에 쓰인 것이 선거용도로 전용됐다는 오해를 일으킬 소지가 있으나…』라는 문구를 제시했으나 평민측이 이를 완강히 거부,다시 접촉을 벌인끝에 「전용」이란 표현은 피하되 선심용으로 쓰인 점을 사실상 시인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는 후문.

또 답변문안중에는 ▲그러나 이것은 5공정부때의 일이고 6공정부이후에는 이러한 일이 절대로 없도록 하겠다는 것을 국민앞에 약속드린다. ▲서울시방위사업정보비 6억6천7백만원중 1억6천1백10만원이 87년 당시 여당총재 격려금으로 사용됐다는 문서에 대해서는 그 진위를 정부가 철저히 조사해 그 결과를 오는 7일이내에 국회에 보고드리겠다 ▲아울러 조사결과 사실로 드러나면 관련자는 엄중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것도 약속드린다는 대목등을 포함시킨다는 것.

이날 마라톤총무회담이 진행되는 도중 수석부총무인 민자당의 서정화의원과 평민당의 김덕규의원은 각각 수시로 회담장을 드나들며 상부지시를 받는 모습이었는데 민자당의 한 부총무는 『결국 여야 모두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총리답변내용은 결론이 난 것』이라고 자조적인 한마디.

○…민자당은 전날 저녁 당3역과 정부측이 참석한 당정회의를 가진 데 이어 2일 상오 당사에서 당직자회의와 당무회의를 잇달아 갖는 등 서울시 예산전용 시비에서의 탈출방안을 모색했으나 선정부조사의 기존입장을 확인하는 데 그쳐 여전히 고민하는 모습.

전날의 총무접촉을 통해 평민당측의 총리사과문의 절충안을 전달받아 수뇌부에 이를 보고한 뒤 이날 상오 양측 부총무간 문안조정작업을 집중병행토록 조치.

민자당은 이 과정에서 총리의 사과문안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의 신축성을 보이지 않을 수 없는 「사정」을 알게됐댜는 후문. 이와관련,한 부총무는 『우리쪽의 양보선은 상당폭의 용의가 있는 것으로 알고있다』며 『오히려 저쪽(평민당)은 김대중총재의 입장이 워낙 완강해 총무단 차원의 문안조정여지가 매우 좁은 것 같더라』고 주장.

한편 김총무는 이날 회의에서 보고를 통해 『평민당이 이 문제에 저토록 집착하는 것은 6ㆍ29 3주년을 맞아 우리당의 입지를 실추시키려는 작전』이라고 분석하고 『우리가 단독으로 국회를 끌고가야 한다는 의견도 있으나 기왕에 한번더 절충을 맡겨달라』고 요청.

○…평민당은 이 문제에 대해 국무총리의 사실 시인 및 사과와 재발방지,그리고 국정조사권 발동을 거듭 요구하면서도 국정조사권 발동문제는 정부측의 보고결과를 지켜본 뒤 해결할 수 있는 쪽으로 신축성을 보임으로써 국회공전의 빗장을 풀기 시작.

김대중총재는 『선거를 무효로 하자거나 책임을 지라는 얘기가 아니라 잘못된 사실을 시인하고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재발방지 다짐을 얻자는 것』이라고 말해 공세의 주목적이 책임추긍에 있는 게 아니라 재발방지에 있음을 분명히 한뒤 『이는 어디까지나 최소한의 요구』라고 거듭 강조했다.

평민당이 공전의 빗장을 푼 가장 큰 이유는 예산전용문제는 이미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고 보기 때문에 그 여세를 지자제실시문제등 이번 임시국회의 주전장으로 몰고가자는 데 있다는 게 중론.<정진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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