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증가ㆍ생활비 인상될까 걱정”/아파트 월세 당장 3배 오를 듯/봉급 좋아도 서독 이주는 안해사상 최대의 경제혁명인 동독의 자본주의 도입으로 개개인의 삶에는 어떤 변화가 이루어질 것인가. 1일 상오 통화교환을 위해 줄서있는 자헤르트씨(26) 부부를 통해 경제통합에 따른 동독인의 기대와 우려를 들어보았다.
환전신청 액수는.
▲우리 부부는 수중에 가진 돈이 없어 각자 부모로부터 1대1 비율로 바꿀 수 있는 상한액인 4천마르크씩을 빌려 따로따로 입금시켜 놓았다.
15개월짜리 딸아이 조세핀의 구좌도 이번 기회에 새로 개설했다. 구좌를 갖고있어야 돈을 바꿀 수 있기 때문에 1천6백만 동독국민 모두가 구좌를 갖고 있을 것이다. 친지들중에도 돈이 없어 1대1 교환한도내의 돈을 빌린 경우가 많다.
오늘 찾을 금액은.
▲우선 2천마르크를 찾아 생일에 쓸 계획이다.
환전후 곧 물건을 구입할 것인가.
▲물론이다. 사람들은 돈찾으려고 줄서고,물건사려고 또 줄을 설 것이다. 서독제품값은 그대로이겠지만 동독제품값은 내릴 것이다. 서독백화점들은 동독인들이 뿌린 돈을 거두기 위해 일요일인 오늘도 문을 연다고 한다.
봉급은 동독마르크로 받던 액수 그대로 서독마르크로 받게 되는가.
▲그렇다. 그렇지만 생활비는 당연히 오를 것이다. 72동독마르크(약 2∼3만원)였던 아파트 월세가 당장 3배로 오를 것 같다.
푀ㄹ 서독연방은행총재는 동독인들에게 은행융자의 유혹에 넘어가지 말라고 말했다. 이는 과도기의 인플레위험에 대한 경고로 보이는데.
▲나는 충동구매를 자제할 생각이다. 그렇지만 텔레비전ㆍ자동차ㆍ비디오에 대한 수요폭발은 불가피하다. 나는 가스기술자여서 해고당하지는 않겠지만 현재 90명이 근무하는 우리 회사에서는 30∼40명이 연말까지 해고당할 것이 분명하다.
경제통합에 대한 기대도 많을텐데.
▲소비생활에 국한시켜 본다면 아주 좋다. 지금까지 물건을 사러가면 없다는 대답에 발길을 돌려야 했다. 있다고 해도 줄을 서서 오랫동안 기다리지 않고는 살 수 없었다. 이제 그런 일은 없어질 것이다.
연금생활자들은 이번 경제통합으로 어려움을 겪게될 것인가.
▲은퇴한 조부모는 연금으로 매달 4백95서독마르크를 받게 된다. 지금까지는 3백동독마르크였다. 서독의 기본연금은 1천3백마르크로 알고있다.
3분의1 수준으로 제대로 생활할 수 있겠는가. 사회적 격차가 벌어질 것이다.
경제통합이후에도 서독으로 이주자가 늘 것이라는 전망도 있는데.
▲다른 사람은 몰라도 우리는 이주할 생각이 없다. 만약 서베를린에 돈을 많이 주는 직장이 있다면 동베를린에 거주하면서 통근하겠다. 이제 지하철ㆍ전철도 연결되지 않았는가.
경제통합으로 동독은 이제 사실상 소멸되었는데 감상은.
▲전혀 섭섭하지 않다. 지난해 10월 알렉산더광장 시위에 나도 참가했었다. 이제 동독은 사라졌으며 앞으로는 좋아질 것이라고 확신한다.<동베를린=김영환특파원>동베를린=김영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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