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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독부부에 들어본 「경제통일」 후 우려와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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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독부부에 들어본 「경제통일」 후 우려와 기대

입력
1990.07.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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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증가ㆍ생활비 인상될까 걱정”/아파트 월세 당장 3배 오를 듯/봉급 좋아도 서독 이주는 안해사상 최대의 경제혁명인 동독의 자본주의 도입으로 개개인의 삶에는 어떤 변화가 이루어질 것인가. 1일 상오 통화교환을 위해 줄서있는 자헤르트씨(26) 부부를 통해 경제통합에 따른 동독인의 기대와 우려를 들어보았다.

­환전신청 액수는.

▲우리 부부는 수중에 가진 돈이 없어 각자 부모로부터 1대1 비율로 바꿀 수 있는 상한액인 4천마르크씩을 빌려 따로따로 입금시켜 놓았다.

15개월짜리 딸아이 조세핀의 구좌도 이번 기회에 새로 개설했다. 구좌를 갖고있어야 돈을 바꿀 수 있기 때문에 1천6백만 동독국민 모두가 구좌를 갖고 있을 것이다. 친지들중에도 돈이 없어 1대1 교환한도내의 돈을 빌린 경우가 많다.

­오늘 찾을 금액은.

▲우선 2천마르크를 찾아 생일에 쓸 계획이다.

­환전후 곧 물건을 구입할 것인가.

▲물론이다. 사람들은 돈찾으려고 줄서고,물건사려고 또 줄을 설 것이다. 서독제품값은 그대로이겠지만 동독제품값은 내릴 것이다. 서독백화점들은 동독인들이 뿌린 돈을 거두기 위해 일요일인 오늘도 문을 연다고 한다.

­봉급은 동독마르크로 받던 액수 그대로 서독마르크로 받게 되는가.

▲그렇다. 그렇지만 생활비는 당연히 오를 것이다. 72동독마르크(약 2∼3만원)였던 아파트 월세가 당장 3배로 오를 것 같다.

­푀ㄹ 서독연방은행총재는 동독인들에게 은행융자의 유혹에 넘어가지 말라고 말했다. 이는 과도기의 인플레위험에 대한 경고로 보이는데.

▲나는 충동구매를 자제할 생각이다. 그렇지만 텔레비전ㆍ자동차ㆍ비디오에 대한 수요폭발은 불가피하다. 나는 가스기술자여서 해고당하지는 않겠지만 현재 90명이 근무하는 우리 회사에서는 30∼40명이 연말까지 해고당할 것이 분명하다.

­경제통합에 대한 기대도 많을텐데.

▲소비생활에 국한시켜 본다면 아주 좋다. 지금까지 물건을 사러가면 없다는 대답에 발길을 돌려야 했다. 있다고 해도 줄을 서서 오랫동안 기다리지 않고는 살 수 없었다. 이제 그런 일은 없어질 것이다.

­연금생활자들은 이번 경제통합으로 어려움을 겪게될 것인가.

▲은퇴한 조부모는 연금으로 매달 4백95서독마르크를 받게 된다. 지금까지는 3백동독마르크였다. 서독의 기본연금은 1천3백마르크로 알고있다.

3분의1 수준으로 제대로 생활할 수 있겠는가. 사회적 격차가 벌어질 것이다.

­경제통합이후에도 서독으로 이주자가 늘 것이라는 전망도 있는데.

▲다른 사람은 몰라도 우리는 이주할 생각이 없다. 만약 서베를린에 돈을 많이 주는 직장이 있다면 동베를린에 거주하면서 통근하겠다. 이제 지하철ㆍ전철도 연결되지 않았는가.

­경제통합으로 동독은 이제 사실상 소멸되었는데 감상은.

▲전혀 섭섭하지 않다. 지난해 10월 알렉산더광장 시위에 나도 참가했었다. 이제 동독은 사라졌으며 앞으로는 좋아질 것이라고 확신한다.<동베를린=김영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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