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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신창이 우리 수도물(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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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신창이 우리 수도물(사설)

입력
1990.07.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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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장에서 깨끗하게 걸렀다고 하는 수돗물에 기준치의 최고 5배에서 2배나 되는 발암물질이 들어 있다고 하니 이 무슨 해괴한 변고인가.감사원이 국회에 제출한 감사자료에 의하면 89년 8월21일부터 전국 17개 정수장을 감사한 결과 발암물질인 트리할로메탄(THM)이 허용기준치인 0.1PPM을 초과하는 정수장이 조사대상의 40%가 넘는 46.7%인 8개였고 초과정도 역시 최고 5배에서 2배에 달하며 수질검사결과 측정치가 허용기준치를 초과하였을 때에는 정수장 관리공무원들이 기준치이하로 수치를 조작,대장에 허위기재하고 수돗물을 공급하였다는 것이다.

THM은 정수약품인 염소가 유기물질과 화학반응을 일으켜 발생하는 발암물질로 서독서는 수돗물중의 허용기준치를 0.05PPM으로 정했으나 우리나라서는 미국 일본과 같이 0.1PPM으로 비교적 높게 잡고 있으나 보사부는 THM을 수질검사대상에서 조차 제외 했다는 것이다. 그뿐 아니라 수질오염에 있어서 중요한 기준이 되는 탁도ㆍ색도도 조사를 하지 않은 사실이 이번 감사원 감사서 드러났다고 한다.

이러한 감사자료는 한마디로 놀랍고 충격적이며 수돗물에 대한 불안감과 정부시책에 대한 불신감을 깊게 하고 있다.

상수원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수원지의 오염도가 위험수위를 넘어섰음은 이미 기정사실화되어 수돗물을 마음놓고 마실 수 있느냐는 불안감을 국민 누구나가 오래전부터 갖고 있었다. 수돗물의 오염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정부 당국은 그동안의 관리소홀로 상수원이 오염된 것은 사실이나 취수한 물을 철저하게 여과처리하고 정부작업을 했으므로 각 가정에 공급되는 수돗물은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깨끗한 물이라고 다짐하곤 했다.

그러던 정부가 수돗물의 오염을 처음으로 시인한 것은 89년 8월 건설부 보사부 건설기술연구원의 전국수원지 수질실태조사결과였는데 조사결과 발표가 수돗물 파동의 조짐을 보이자 정부는 오염방지 범부처합동기구를 설치하고 상수원보호관리 장기대책을 발표하는등 깨끗한 물공급을 위한 총력태세를 약속하기까지 했다.

국회에 제출된 감사원의 자료는 바로 수돗물파동이 한창이던 89년 8월21일부터 20일간 실시한 감사결과를 취합한 것이어서 더욱 분통을 터뜨리게 한다.

발암물질이 들어있는 수돗물이 국민건강에 얼마나 많은 해악을 끼쳤는지는 짐작조차 할 수 없거니와 감사원 감사서 발암물질이 기준치이상 포함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진 후 이의 시정을 위해 관계당국이 어떠한 조치를 취했는지 궁금하다.

적절한 시정조치가 없었다면 지금도 많은 국민이 발암물질이 기준치를 넘는 「독수」를 먹고 마시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지난해 수돗물파동이후 정부의 보호다짐에도 불구하고 상수원의 오염은 그대로 확산되고만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수질 수치조작 관련자의 문책보다도 이같은 위험행위가 근원적으로 방지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마련에 더 철저를 기해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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