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문제 거론땐 「또ㅁ방각하」 예들기도29일 저녁 청와대 영빈관에서 노태우대통령의 사회로 진행된 「국민과의 대화」 토론은 6ㆍ29선언 3주년을 맞아 열린 데다 헌정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이 직접 사회를 보며 국민들과 토론을 가졌다는 점에서 국민들로부터 상당한 관심속에서 2시간30여분간 진행.
이날 대표토론자로 나선 12명은 1∼2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노대통령이나 정부의 실정을 비판하는 내용으로 질문서두를 꺼내거나 정부의 자세전환 촉구형태의 공격성 질문을 퍼부어 토론이 시간적으로는 길었으나 전반적으로 긴장감 속에서 진행.
그러나 노대통령은 시종 웃음띤 표정으로 답변과 사회를 맡았으며,대부분의 공격성 질문에 답변하면서 『고맙습니다』 『저와 의견을 같이합니다』 『그같은 충고를 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등으로 질문내용을 일단 수용한 뒤 차분하게 정부의 입장과 정책방향을 제시하는등 「선수용 후설명」의 방식을 사용.
노대통령은 대부분의 질문에 성실한 답변자세를 보였으나 서경석목사(경실련사무총장)의 금융실명제에 관한 질문에는 부분적으로만 답변을 해 다소 아쉬웠다는 후평.
노대통령은 토론이 끝난 뒤 대표질문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고는 『처음 토론을 하느라 서투른 면이 있었지만 다음에 이런 자리를 또 마련해 봅시다』고 인사했고 대표토론자들은 날카롭게 질문하던 때와는 달리 밝고 환한 표정으로 답례.
노대통령은 부동산문제에 대한 정부의 미봉책을 비판하는 질문에 「또ㅁ방각하」라는 최근 TV드라마를 예로들며 『허황된 부동산투기심리를 잘 묘사했더라』면서 투기근절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설명.
예상했던 대로 질문에 나선 조영황변호사는 『여기에 나오는 데 대해 많은 사람들이 들러리 서는 것 아니냐며 만류했다』면서 노대통령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열거하고는 『6ㆍ29선언 정신을 지키겠다는 것을 이 자리에서 선언해야 한다』고 촉구하자 토론장은 일순 긴장하는 듯한 분위기.
이에대해 노대통령은 『국민을 대신한 채찍이며 좋은 충고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하고는 『국민에게 약속을 지키고 노력하는 대통령이 될 것을 이 자리에서 다시한번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새삼 다짐.
한편 이날 토론에 참석한 1백30명은 중계방송에 나선 KBSㆍMBC 양방송사와 청와대의 정무ㆍ경제ㆍ행정 비서실에서 선발. 대표토론자 12명도 같은 방식으로 선발됐는데 대표토론자중 유화선씨(50ㆍ건자재회사 업무부장)는 청와대에 직접 자청 전화를 걸어와 선발됐다는 것.
청와대는 토론의 객관적 균형을 맞추기 위해 대표토론자와 참가자중 상당수를 「야성 시각」이 강한 사람들을 선발하기 위해 고심했다는 후문.<이종구기자>이종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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