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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경기침체 일시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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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경기침체 일시적인가

입력
1990.06.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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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분규 집중탓”전망 낙관/일부 “내수한계ㆍ수출벽”비관/“위기”“과열”잇단 반전에 정부불신 심화올들어 3개월째 미미한 회복국면을 보이던 국내경기가 5월들어 갑자기 위축,앞으로의 경기전망을 알쏭달쏭하게 만들고 있다.

경기지수로 보면 2∼3개월뒤 경기를 예측케하는 선행지수는 지난 1∼3월 석달간 평균 1%내외의 증가세를 보이다 4월들어 0.1%감소한데 이어 5월에는 전달과 보합수준을 나타냈다.

동행지수는 2∼4월 석달간 1%안팎서 크게 증가하더니 5월들어 0.7%감소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지난 88년 2월이후 24개월간 하락세를 보인 순환변동치는 불과 3개월간의 소폭증가를 보인뒤 무려 1.3%나 내려앉았다. 통계전문가들은 순환변동치가 경기국면을 알려주는 지표일뿐 지수의 절대치는 의미를 갖지 못한다고 지적하고 있으나 어쨌든 5월중 순환변동치 95.2는 80년대의 최저치(84년의 96)보다 더 낮은 수준이다.

지난 1ㆍ4분기 10.3%의 실질GNP성장을 기록한 이후 대부분 국민들과 정부당국은 『이제 경제위기가 아니다』고 즐거워했지만 경기순환차원에서 본 우리 경제는 여전히 불황국면을 벗어나지 못했음이 입증된 셈이다.

이 시점에서 문제되는 것은 5월중 경기지표의 급격한 위축과 산업활동부진이 일시적이냐 아니냐 하는 것.

경제기획원은 일단 5월중 산업활동 위축의 원인을 현대중공업등 대형업체 노사분규가 집중된 탓으로 분석했다.

즉 지난해는 4월에 대형분규가 많았던 반면 올해는 5월에 집중적으로 발생,생산에 큰 타격을 줬다는 것.

기획원은 구체적인 분규의 영향에 대해 지난해 5월중 생산차질액이 3천4백2백억원인데 비해 올해는 1조1백91억원으로 3배가량 늘어났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따라 산업생산ㆍ출하가 줄고 재고가 늘었으며 제조업가동률도 80%이하로 떨어지는 현상을 빚었다는 설명이다.

기획원에 따르면 제조업기계수주 및 수입허가가 계속 늘고 있어 하반기중 설비투자가 활발해질 전망이라는 것.

백화점ㆍ슈퍼마켓 등 종합소매업에서 거래가 크게 위축되고 냉장고ㆍVTRㆍ승용차 등 내구소비재 출하가 큰폭으로 증가둔화현상을 보여 과열소비가 진정되는 모습이며 그동안 서비스업 위주로 근로자가 몰리던 고용동향도 5월중 제조업취업자가 전달보다 9만5천명이 늘어났다.

결국 기획원은 1ㆍ4분기중 소비ㆍ건설투자등 내수위주로 비정상적인 성장을 보이던 우리경제가 이제 차츰 소비진정,제조업투자 및 고용확대 등 건설한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다는 낙관론을 펴고 있다. 다시말해 5월중 경기지표악화는 일시적 현상일뿐 하반기들어 활력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지난달중순까지 경제위기론에 전전긍긍하다 1ㆍ4분기중 10.3%성장의 경기과열이 뒤늦게 밝혀져 어리둥절했던 것을 기억하는 대다수 국민들은 또다시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불과 이틀전인 지난 27일 정부는 내수진정과 물가안정을 기조로하는 하반기 경제운용계획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5월중 산업활동동향을 살펴보면 소비는 이달들어 급격히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88년 7월이후 줄곧 전월비 두자리수이상 증가되던 내수용소비재출하가 5월들어 전달보다 절반이하로 증가세가 꺾였다. 지금까지 한동안 과소비주범으로 여겨졌던 승용차 VTR 냉장고 등 내구소비재는 전달까지의 20∼30%증가세가 뚝끊겨 불과 4.9%증가에 그쳤다

최근 업계일각의 지적처럼 지난 86∼88년 호황으로 얄팍한 구매력을 갖게된 내수시장이 이제 바닥이 난 징후임을 강하게 비치고 있는 것이다. 엔화약세등 여전히 불리하게만 돌아가는 수출시장여건 등을 고려할때 수출도 하반기들어 빠른 회복세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따라서 지난 1ㆍ4분기중 실물경제의 과열을 까맣게 모른채 경제난국이다 경기부양이다 법석을 떤 것과 같이 이번에는 내수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는 속에 물가안정을 위한 소비진정책을 쓰는 정책의 혼선이 엿보여 국민들을 다시금 불안케 하는 형국인 것이다.

경제전문가 일각에서는 지난 1ㆍ4분기중 10.3%성장을 빗대어 지난해이후 4차례 부양책에 따른 「거품경기」라고 말하기도한다.

연간 6.7%의 저성장기였던 지난해를 돌이켜볼때 올연초의 과열은 당국도 「비정상」이라 할 정도로 납득하기 어려운 면이 많다는 것이다.

위기ㆍ과열을 불과 몇달새 오르락내리락하는 경제,그에 덩달아 성장ㆍ안정으로 돌변을 거듭하는 경제정책의 흐름에 대다수 국민들은 갈피를 잡지못하는 실정이다.

더욱 불투명해진 우리경제의 앞날에 대해 당국이 하루빨리 시원한 장기청사진을 보여달라는 것이 많은 국민들의 바람인 것 같다.<유석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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