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미 「남북 교차승인」 고려안해”/그레그대사 관훈클럽 연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미 「남북 교차승인」 고려안해”/그레그대사 관훈클럽 연설

입력
1990.06.28 00:00
0 0

◎“김일성 있는 한 통일기회 희박/미ㆍ소회담 「한반도 이견」 못들어”도널드ㆍ그레그 주한미대사는 27일 저녁 관훈클럽토론회에 초청연사로 참석,『한국이 소련 중국과 앞으로 대사급 관계를 수립한다 해서 반드시 미국이 북한을 승인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그레그대사는 『북한이 남북대화,핵안전협정가입,테러리즘포기 등에 진전된 자세를 보이지 않고 있는 현 시점에서 미국의 북한승인은 통일문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미ㆍ북한간의 관계에 대한 미국정부의 입장을 분명히했다.

그레그대사는 이날 3시간에 걸친 토론에서 남북교차승인문제,주한미군철수문제,한반도 통일전망등 광범한 질문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피력했다.

그레그대사의 일문일답은 다음과 같다.

­한반도 통일에 있어 미국의 역할은.

『미국은 북한이 한국정부와 진지한 대화에 나서도록 주변정세를 조성하는 데 노력할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역할은 부차적이고 역시 주역은 서울과 평양이다』

­미소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한반도문제 접근방식에 이견을 보였다는 데.

『통일독일의 NATO 잔류여부에 이견이 있었지만 한국문제에 있어 미소가 차이를 보였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

­남북한 유엔가입문제를 미소 정상회담에서 논의했는가.

『잘 모르겠다. 우리는 현홍주 주유엔한국대사와 잘 협조해 나갈 것이다』

­김일성의 존재와 통일가능성을 연관지어 분석한다면.

『김일성이 생존해 있는 동안은 통일의 기회가 찾아오기가 극히 힘들 것이다. 김은 북한사회를 완벽히 고립시킴으로써 외부영향을 차단하고 있는데다 김의 나이로 볼때 발상의 전환을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북한이 미군유해를 보내는등 표면적으로 화해제스처를 보이는데 일정기간후 미ㆍ북한관계가 개선되리라 보는가.

『지난 75년 중소가 남한을 인정하고 미국이 북한을 인정한다는 교차승인 논리가 한국정책의 기조가 됐었다. 북한이 대화ㆍ긴장완화에 있어 아무 노력도 안하는 현 시점에서 미ㆍ북한관계가 진전될 가능성은 없다. 「5구의 유해는 왔지만 아직 8천구가 남아있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하겠다』

­4강의 교차승인을 찬성않는다는 말인가.

『현 단계에서 미국은 교차승인을 찬성치 않는다. 미국의 북한승인이 남북간 진지한 대화가 전제되지 않는 한 통일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주한미군이 남북한 양측 강경파들의 입지를 강화시킨다는 지적이 있는데.

『우리가 밀어줄 온건파가 북한에 있으면 좋겠다. 주한미군의 점진적 철수를 남북 대화진전에 이용할 생각이나 급격한 대폭감축은 오히려 긴장을 증폭시킬 것이므로 미국은 한국정부와 철군문제만큼은 긴밀히 협의할 방침이다』

­한소 정상회담에서의 미국의 역할은.

『외교의 쿠데타로 불릴 정도로 한국측의 외교적 성과였다. 이 성과는 전적으로 한국의 노력에 의한 것이다. 우리는 측면에 서 있었다』

­미국은 한국의 북방정책을 지지하는가. 한소,한중간 수교가 이루어진다면 미국도 북한과 수교하겠는가.

『북방정책을 지지한다. 미국의 북한승인문제와 한소관계는 별개의 문제다. 서울과 평양의 관계가 진전되지 않으면 한소수교가 이루어진다 해도 북한승인을 고려치 않을 것이다』

­일각에서 북한의 군사력이 질적인 면에서 볼때 한국에 비해 우위에 있지 않다는 견해가 있는데.

『질적인 측면,즉 경제력등 포괄적 역학관계를 따진다면 한국이 우위이다. 그러나 양적 측면이나 군병력의 공격적 포진에서 볼때 북한은 매우 위험한 대상이다. 전쟁이 나면 궁극적으로 한국이 이길 것이나 단기적으로 볼때 엄청난 희생으로 승자도 패자도 없게 된다. 북한이 이러한 비극적 착오를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미군철수에 신중한 것이다』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한다면서 한국내 핵철수를 조건으로 내건다면.

『핵무기에 관해서는 토론하지 않는다는 것이 미국정부의 입장이다. 다만 90년대 중반까지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를 중단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용산기지 이전비용을 한국정부가 부담해야 하는 근거는.

『지난 88년 기지이전협상이 시작될 때부터 이런 식으로 논의됐다. 미국은 이전비용절약,추가면적 불사용에 최대한 협조할 것이다. 미군의 해외주둔은 광의로 해석하면 미국자신을 위한 것이며,본토주둔보다 경비가 적게드는 것도 사실이다. 기지이전의 경비절감등에 있어 최대한 협조하겠다』

­2차대전후 40여년동안 한국은 대미무역에서 적자였고 최근 몇년만 흑자였는데 최근의 수입개방 압력은 지나치지 않는가.

『농촌의 어려운 실정등 한국측 사정을 잘 알지만 자유무역이 결국 양국에 도움이 되리라 본다』

­광주문제에 있어 왜 미국은 10년동안이나 침묵했는가.

『실수였다고 말하겠다. 당시 미국은 가능한 한 광주사태를 막으려 노력했지만 그 노력이 알려지지 않았다』<이영성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