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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 즐기고 이재정보도 얻는다(새풍속 이색사업: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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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 즐기고 이재정보도 얻는다(새풍속 이색사업:4)

입력
1990.06.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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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정보 클럽/음식점 내부 벽마다 자료 “빽빽”/식사하며 상주 전문가와 상담/회원 여대생서 초로 신사까지어두운 조명속에 흐르는 경음악,홀의 테이블에서 주스 또는 식사를 들며 얘기에 열중하는 사람들,스텐드바 안쪽에서 칵테일을 만드는 나비넥타이차림의 바텐더.

여느 경양식집에서 볼수있는 흔한 풍경이지만 손님들이 나누는 대화가 이색적이다.

『주식때문에 올해만큼 고생하기는 처음이야』 『연말까지만 고생하면 됩니다』

『16일 영수회담에서 김대중씨가 반대급부를 너무 많이 요구한 것 같아』

『봉천동 재개발지구에 사놓은 땅이 3천4백이 됐는데 지금 빠져나가도 될까』

70평 남짓한 홀의 테이블과 2곳의 룸 등에 삼삼오오 모여앉은 손님들이 열중하고 있는 화제는 한결같이 주식이나 부동산투자에 관한 것 뿐이다.

입구쪽 유리벽으로 칸막음된 상담실에는 5대의 컴퓨터터미널이 설치돼 있고 상장기업과 부동산에 관한 자료들이 벽마다 빽빽이 들어차 있다. 손님들은 이곳에서 키보드를 두드려 최근 시황을 뽑아보고는 3명의 상담직원의 자문을 구한뒤 증권사에 전화를 걸거나 부산하게 어디론가 떠나버린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서울지방공사 강남병원앞 칠성빌딩 지하의 L&K투자정보클럽은 국내유일의 투자정보교환클럽으로 투자가들이 이재정보를 얻으며 여가를 즐길수 있도록 고안된 음식점이다.

이 곳을 찾는 투자가들은 어지러운 증권상담실과 달리 여유있게 식사를 하며 때로는 술까지 곁들여 전문가들의 충고를 받고 낯모르는 투자가들끼리 정보를 교환하기도 한다.

L&K는 행운(Luck)과 자본(Kapital=독일어)의 약자. 매주 토요일 하오2시 L&K투자정보클럽에서 열리는 시황설명회때는 초로의 신사부터 20대 여대생까지 50여명의 투자가가 자신의 자본에 행운을 보태기 위해 이 곳에 모여 심각한 표정으로 직원들의 설명에 귀를 기울인다.

사장 이승조씨(32)는 대우증권투자 분석과에 3년간 근무하다 『정보있는 곳에 사람이 모이고 사람모이는 곳에 정보가 있다』는 말에따라 지난해 10월 샐러리맨생활을 그만두고 이 클럽을 설립했다. 클럽에 비치된 자료를 모으는데만 1년이 걸렸다는 김씨는 당초 주식정보만 다루려했으나 회원들의 요구에 못 이겨 「딱지」 시장 등 부동산정보도 취급하게 됐다고 말했다.

회원들은 연회비 60만원에 클럽에 가입,팩시밀리와 컴퓨터단말기를 통해 주간분석자료와 급변시황을 알려주는 Quickly 등 각종자료를 제공받고 음식값의 20%를 할인받는다.

회원들은 8∼9명씩 소그룹을 이루어 매주 정해진 날짜에 이곳에 모여 정보를 교환하기도 하는데 강남지역 증권사 차장급들로만 구성된 한 그룹의 경우 한번에 1백억원정도를 움직이기도 한다고 이씨는 귀띔한다.

그러나 클럽에의 출입은 비회원에도 개방돼있어 종종 30억원대를 움직이는 강남의 큰손들도 조용히 들르곤 한다.

이씨에 의하면 큰손들은 골프동호회,산악동호회 등의 형식을 빌려 사무실을 마련하고는 공동투자해 시세를 좌우하는 추세다.

이씨는 투자가들이 스트레스를 풀수있는 게임룸설비를 계획중이라면서 『개미 투자가들도 정보를 공유하고 힘을 모으면 여왕개미를 당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유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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