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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난 덜고 이웃간 정도 심고(새풍속 이색사업: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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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난 덜고 이웃간 정도 심고(새풍속 이색사업:3)

입력
1990.06.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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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풀 중개센터/매달 회비내고 동승,이용자 “떳떳”/차로 결연 「친구이상」사이되기도/회원 1,300명 수입 “짭짤”… 후발업체 속속 생겨나「승용차에 이웃을 가득태워 출근하면… 어느덧 밝아지는 우리 서울」

서울 양천구 목2동 514의3 카풀중개센터(대표 김용득ㆍ34) 앞의 입간판은 서울의 심각한 교통문제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1백만대가 넘는 자동차 홍수속에 매일 같이 출근전쟁을 치러야하는 시민들의 고통이 승용차를 이웃끼리 함께타도록 연결해주는 카풀중개센터라는 이색회사를 등장케했다.

김씨가 이 회사를 만든것도 평소 출근길에 경험했던 「교통지옥」을 다소나마 풀어보고자 했던 간단한 이유에서였다.

지난해 8월 직장을 그만두고 사업을 구상하던 김씨는 연초부터 서울시에서 벌인 승용차 함께타기 캠페인을 보고 힌트를 얻었다.

처음에 상당한 호응을 모았던 이 운동이 손수운전자에게는 일방적 봉사를 강요하고,이용시민들에게는 부담감을 주어 흐지부지되는 것을 본 김씨는 서로가 당당하게 타고,태우는 동기부여를 하면 성공할수 있다고 판단했고 예상은 그대로 맞아떨어졌다. 김씨는 이 사업으로 떼돈을 벌 생각은 없다. 삭막하기만한 서울생활에서 카풀중개로 이웃간의 벽을 조금씩 허무는것이 사업목표이다.

김씨는 이용객들에게 거리별로 매달 2만∼2만5천원씩을 받아 차주에게 송금해주고 승용차 1대당 월중개료 2천원씩과 회원가입비 3천원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3월초 문을 연이래 현재 가입된 승용차는 6백여대,회원승객은 7백여명으로 카풀중개회사를 이용하는 사람은 모두 1천3백여명이나 되며 최근에도 하루 10여명이 새로 가입하는 등 성업중이다.

회원으로 가입하면 회사에서는 차소유주와 이용승객의 출발지와 목적지를 각각 접수받아 가장 근거리의 사람들끼리 연결시켜 준다.

김씨는 회원들이 점차 늘어나면서 수작업하기가 벅차 컴퓨터를 구입,자체프로그램을 개발중에 있다.

김씨의 카풀중개회사가 성공하자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지사가 생겼고 7∼8개지역에서 개업을 서두르고 있다.

김씨는 이 사업을 시작하면서 자가용영업행위로 규제를 받지않을까 걱정했으나 당국이 자유업으로 인정해 주었고 서울시에서는 김씨를 오히려 표창까지하고 격려해주어 힘이났다.

택시업자들의 반발도 우려했으나 오히려 출근길의 차량소통이 잘돼 고맙다는 말을 듣는다. 최근에는 자동차보험약관도 개정돼 승용차에 함께 탄 제3자에게도 95%이상 보상해 주고있어 사고시 문제도 없어졌다.

운전자 가운데는 그랜저 등 고급승용차주도 적지않은데 이들은 대부분 『혼잡한 출근길에 차를 혼자 타고다니기가 미안해 이 운동에 흔쾌히 동참하고 있다』고 말한다.

처음에는 승용차보다 이용을 원하는 시민이 많았으나 이제 가입차량이 더많을 정도로 오너드라이버들의 호응이 늘고있다.

김씨는 서먹서먹하던 차주와 이용객들이 매일같이 차를 함께타고 출근하면서 금방 친숙해져 좋은 이웃이 되는것을 보면서 보람을 느끼고 있다.

회원들중에는 카풀중개의 인연으로 친구이상으로 가까워진 사람들도 많고 휴일이나 주말에 양쪽가족이 모여 놀러다니기도 한다.

얼마전에는 총각 회사원인 차주가 『결혼을 해야되겠는데 참한 여자승객을 짝지워줄 수 없겠느냐』고 통사정해 오기도 했다.

강서구 화곡동까지 이웃 2명을 태우고 출근하는 권오준씨(33ㆍ고려상사직원)는 『콩나물시루같은 만원버스를 보면 혼자 자가용을 몰고다니는 것이 죄악처럼 느껴져 견딜수 없었다』면서 『중개회사에 가입한 뒤에는 부담감도 적고 이웃들과 친해져 유익하다』고 말했다.

김씨는 『출근때 뿐 아니라 퇴근길에도 카풀중개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중』이라면서 『날로 심각해져 가는 대도시 교통난은 이웃의 고통을 덜어주는 조그만 사랑에서부터 풀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충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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