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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각제 공방」의 타이밍(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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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각제 공방」의 타이밍(사설)

입력
1990.06.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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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잠해진 듯하다가는 다시 표면화되고,표면화되었다간 다시 잠적하는 내각책임제 개헌안의 숨바꼭질이 벌써 여러번 되풀이되고 있다. 정치분야에 대한 대정부 질의를 벌이고 있는 25일의 국회 본회의에서도 이 내각제 개헌문제가 야권의원들에 의해 다시 제기되어 열띤 공방을 벌였다는 소식인데 이 문제가 어째서 기회있을 때마다 정치쟁점거리고 등장해야 하는 것인지 국민의 입장에서는 도시 납득이 가지않고 아리송하기만 하다.물론 내각제 개헌문제가 우리 모두에게 중대한 관심사인 것이 사실이고 이를 은밀히 추진하려는 측이나 정면에서 반대하고 나선측이나 나름대로의 정치적 이해득실과 밀접하게 얽혀 있다는 것은 이해한다. 그러나 경제와 민생문제가 큰 어려움에 봉착해 있으며 그의 해결이 최우선 되어야할 이 시점에서 그렇지 않아도 불안요인을 잔뜩 안고 있는 정치권이 급한 안건을 제쳐 둔 채 다시 개헌안 시비로 시간을 낭비한다는 것은 국민에게 더없는 실망밖에 주는 것이 없다고 믿어진다.

이러한 여론의 동향을 모를리 없는 야권이 국회 본회의 개회벽두부터 이 문제를 시비삼고 나왔다는 것은 그럴만한 정치적 계산에 입각한 예정된 것이라고 봐야하겠는데 그렇다손 치더라도 이 문제와 관련된 대여공격의 내용이 내각제라는 권력구조자체에 대한 것이라기 보다 개헌움직임이나 그 배후에 숨어있는 정부ㆍ여당의 불순한 의도를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정치성 공격의 성격을 강하게 풍기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다시말해 야권은 정부ㆍ여당의 개헌안 추진의도를 지레짐작하고 그 짐작을 기정사실인 것처럼 단정한 후 이를 공격하고 있다고 보겠는데 바로 그러한 야권의 의도가 너무 정치적ㆍ정략적이라는 데 문제가 있다고 할 것이다.

또 민자당은 내각제 개헌에 관한 한 「금년내 언급자제」라는 당의 입장을 공적으로 표명한 바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내 파벌간 의견이 서로 엇갈려서 공연한 혼선을 빚고 있는 듯한 인상이다.

설사 야권이 의도적으로 이 문제를 정치쟁점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하더라도 여당으로서는 시급한 경제문제,민생문제 해결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입장에서 이 문제에 대한 의견개진을 회피해야 옳을 줄로 아는데 제각기 한마디씩 짚고 넘어가기로 한다면 오히려 야권전략에 여당이 말려들어갈 가능성도 없지 않을 것 같다.

앞서 노대통령이 언급한 바와 같이 내각제 개헌문제는 적절한 시기에 국민이 원한다면 논의해 볼 수 있는 안건이고 충분한 토의와 여야간의 절충에 따라 처리되어야할 중대사안임에 틀림이 없다. 김영삼민자당대표최고위원도 얼마전에 공식적으로 내각제개헌은 야당의 반대를 무릅쓰고까지 억지로 통과시킬 의향이 없음을 분명히 천명한 바 있다.

민자당의 공식태도가 이 문제의 연내언급 자제인데다가 야당의 반대하에서는 억지통과의 의사가 없다는 김대표최고위원의 확언 그리고 필요하다면 적절한 시기에 국민의 뜻에 따라 논의해 볼 수도 있다는 정도로 치부하고 있는 노대통령의 발언등을 감안해 볼때 야권이 이번 국회에서 이 문제를 굳이 문제삼고 나와야할 뚜렷한 명분과 이유가 서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정치권은 조금도 급할 것이 없고 시비의 성과도 불투명한 내각제 개헌문제로 공방을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급한 불로 화한 경제문제,민생문제의 해결부터 서둘러 처리해야 할 줄로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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