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냉전이 세계적인 흐름이 되면서 전에는 들을 수 없었던 말들이 가끔 우리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그 대부분은 동서의 장벽이 무너진 유럽에서 들리는 소리들이다. 그러나 미국의 국제전략연구소 선임연구원인 프레드ㆍ이클레가 최근 일본의 요미우리(독매)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은 동북아정세에 관한 새로운 관점으로 우리의 흥미를 끌 만하다. ◆일본은 지금까지 소련으로부터의 위협만을 생각해 왔지만,앞으로는 아시아 대륙전체를 「위협」으로 봐야 한다고 이클레는 말한다. 특히 「통일된 한국」의 위협에 대비해야 된다고 이클레는 강조한다. 남한의 경제와 북한의 핵무기개발이 결합돼서 통일한국은 일본에 위협이 될 것이며,이런 관점에서 일본과 미국의 안보조약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레이건 행정부때 국방부차관을 지낸 이클레는 키신저와 함께 이름난 강경우파다. 한때 일본과 중국의 군사대국화 가능성을 경고한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그가 통일 한국의 위협을 말한 것은 미일 안보조약의 필요성을 일본국민들에게 강조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다. 하지만 어쨌든 유럽에서 지금 한창 통일독일의 위협이 문제되고 있는 것과도 이어지는 색다른 논법이다. ◆「6ㆍ25 마흔돌」을 보는 국제적인 시각들도 우리의 흥미를 끌고있다. 대개의 경우 40년전 압도적인 힘을 휘둘렀던 북한이 이제는 가난한 폐쇄사회로 뒤처진 반면,남한은 압도적인 경제대국으로 발전했다는 것이 강조된다. 그중에서도 미국의 도널드 맥도널드교수(조지타운대학교)는 꽤 흥미있는 말을 하고 있다. ◆맥도널드교수도 한국의 눈부신 고도성장을 지적한 다음,민주정치의 체험과 『세계의 대부분의 나라들에 비한다면 훨씬 공정한 소득분배』를 꼽는다. 사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로 굶주리고 있을 때에도 우리 자신은 결코 「후진국」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다만 세계가 우리의 능력을 이해하는데 40년이 걸렸을 뿐이다. 그러나 우리의 민족적 자부심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다시 한번 다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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