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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최고훈장 「레종도뇌르」수상 조중훈 회장(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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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최고훈장 「레종도뇌르」수상 조중훈 회장(인터뷰)

입력
1990.06.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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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ㆍ불경협 20년 공로인정”/72년 에어버스 도입 인연 구주항로 개척/원전ㆍ고속철등 첨단분야 교류확대 예상/해외투자 과열ㆍ급랭 경계해야한진그룹의 조중훈회장이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프랑스최고의 훈장이자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레종도뇌르­그랑오피시에 훈장을 받았다. 수여식은 23일(한국시간) 파리에서 있었다.

1799년 나폴레옹이 제정,2백년의 연조를 지닌 레종도뇌르훈장은 독일의 문호 괴테,티에르 전 프랑스대통령,대철학자 베르스송 등 유명인물들이 받았던 훈장.

조회장이 받은 레종도뇌르­그랑오피시에는 수상급에 수여하는 것으로 프랑스정부가 외국민간인에게 줄수 있는 최고의 훈장이다.

프랑스정부는 『한불경제협력위원회위원장인 조회장이 20여년간에 걸쳐 양국간의 정치 외교 경제협력에 기여한 지대한 공로를 인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미국ㆍ일본에 편중된 한국의 경제교류를 유럽무대로 확산시키고 민간외교에도 공헌해온데 대한 각별한 예우라는 것이 더 구체적인 설명이 될것같다.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세계적 권위의 레종도뇌르­그랑오피시에 훈장을 받는 소감부터….

▲프랑스정부가 너무 과한 훈장을 준것같습니다. 영예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도 양국간의 관계증진과 교류확대에 더욱 노력하고 양국의 발전을 위해 힘을 쏟겠습니다.

­프랑스와는 어떻게 인연을 맺게됐으며 한불간의 경제교류는 어느 수준에 이르고 있습니까.

▲72년 대한항공이 프랑스를 통해 대형항공기인 에어버스 6대를 도입해 구주지역으로의 항로를 넓히게 됐습니다. 당시 한국에 대한 지하철수출이 좌절돼 실망해 있던 프랑스엔 에어버스 구입이 퍽 고무적인 일이었고 그런저런 일들이 인연이돼 73년 발족한 한불경제협력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게 됐습니다.

한불간의 교역규모는 85년 이후 급격한 신장세를 보여 88년부터는 20억달러를 넘어서고 있고 현재 한불간의 합작품목은 1백여개에 달합니다.

­앞으로 한불간 교류전망은 어떻습니까.

▲교역규모는 지속적으로 증대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최근들어 프랑스로부터 기술수입이 부쩍 늘어나고 있는데 항공기 원전 고속전철 등 첨단산업분야에서의 자본 및 기술교류를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양국뿐만 아니라 EC통합에 대비해 한국과 유럽간 경제협력문제를 심각하게 검토해야 할 시점이라고 봅니다.

­외국에서 받은 또다른 훈장이 있습니까.

▲78년에 오스트리아에서 1등금조공로훈장을,85년 벨기에에서 레오폴드훈장을 받았고 프랑스에선 이번이 세번째입니다.

­지난 3월말 한소직항로 개설을 성사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는데 앞으로의 대소교류속도를 어떻게 보는지요.

▲너무 서두르면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습니다. 경제교역관계는 갑작스럽게 끓어 올라서는 안되며 착실하게 정보를 수집,분석해 공동의 이익을 찾는 방향이 되어야합니다. 우리의 일방적 이익만 추구하려해서는 안됩니다.

­한소직항로 개설에 이어 한국과 중국간에도 직항로가 열릴 전망인데 언제쯤 개설될것 같습니까.

▲9월 아시안게임전에 좋은 소식이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지난 4년간 중국을 20차례 방문해 항공교류문제 등을 타진해 왔습니다. 금년 들어서는 2차례 다녀왔지요. 중국과는 지난 83년5월 중국민항기가 납치돼 춘천지역에 불시착했을 때 한국에 왔던 심도민항총국장과 만난 것이 인연이 돼 그뒤 우호적관계로 이어졌습니다. 천안문사태 이후에 대화가 한때 정체상태에 있었으나 지금은 풀려가는 단계입니다.

­국내 항공운수산업을 국제무대로 도약시킨 개척자입장에서 세계항공판도가 어떻게 될것으로 전망합니까.

▲국제선의 추세는 1국1사주의로 가고 있습니다. 세계각국이 미국중심의 초대형 항공사에 대응하기 위해 자국항공사를 대규모화하거나 국가끼리 연합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에어프랑스에 UTA가 병합됐고 독일의 루프트한자,영국의 BA,호주의 콴타스 등 주요국가들이 1국1사주의로 운항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욱 그러한 판도로 갈것입니다.

1국1사주의는 국내선은 경쟁하더라도 국제선경쟁은 제살 깎아먹는 출혈경쟁이라서 국익에 손해를 미치기 때문에 이를 막자는 겁니다.

­한진그룹의 90년대 청사진을 밝혀주십시오. 특히 운수산업분야에서 다른 구상이 있다면….

▲한진그룹은 역시 운수산업이 기반이므로 앞으로도 육해공에 걸친 운수산업을 키워나가겠습니다. 특히 해운분야를 넓혀나갈 생각입니다. 우리나라 해운은 세계 5위권이며 태평양권에선 단연 1위를 과시하고 있습니다. 한진해운은 현재 국내 1위의 규모입니다.

미국 구주 극동 등 4개 간선항로에 27척의 컨테이너쾌속선을 투입,운항하고 있는데 앞으로 신예선박을 더욱 늘려나갈 계획입니다.

­개인적인 기업관과 인생관은.

▲기업을 내것이 아니고 국가와 민족의 산업으로 키워야 한다는 것이 기업철학이라고 할까요. 6∼7년간 방대한 자본과 노력을 투자해 적자를 무릅쓰고 민항을 키워 오늘에 이른 것도 기업은 내것이 아니라는 생각에서였습니다. 그래서 기업공개도 우리가 먼저한 것입니다.

뭐 인생관이라고까지 할거야 없지만 모든 일의 주체는 인간이므로 사람을 많이 육성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또 자기가 하고싶은 것을 꼭 하는 것,그런 점에서 사업도 취미라고 할수 있을까요.

­기업활동외에 보람을 느끼는 일이 있다면.

▲기업외에는 한일이 없어요. 기업활동에 열중해왔고 그러다보니 기업이 발판이돼 민간외교의 한몫도 하게됐고 훈장까지 받게됐습니다. 이번 훈장에 보람을 느끼고 생애의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요즘 기업의 윤리문제가 강조되고 있습니다. 재벌그룹의 총수로서 기업의 본분과 재벌의 사회적 사명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앞서도 말했지만 기업은 사회와 나라발전을 위한 기업이어야 합니다. 나는 기업을 나라의 수임사항으로 생각합니다.

기업의 땅투기가 비난을 받고있는데 기업은 기업에 꼭 필요한 땅만 소유해야지 투기를 해선 안됩니다. 우리는 투기성부동산을 산일이 전혀없고 오히려 준설공사를 해 땅을 생산했습니다.

인하대를 맡은지 22년이 넘었는데 현재 한진그룹안에 인하대출신 5천명이 일하고 있습니다. 인재를 많이 키울 생각입니다.

기업은 인재를 많이 육성해 장학금도 주고 나라발전을 위해 일하는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조회장은 한불경제협력위원장을 너무 오래맡아 그만둘 예정이며 프랑스측이 유임을 희망해 대신 명예위원장을 맡을 생각이라고 밝혔다.<조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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