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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공 공산당 제1서기 폴로즈코프(뉴스 메이커)

입력
1990.06.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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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마르크스 경제학자로 보수파의 「대부」/소에 다원주의 입각한 민주정치 착근 입증초보수강경파인 이반ㆍKㆍ폴로즈코프(55ㆍ사진)가 23일 러시아공화국공산당대회에서 당제1서기로 당선된 것은 개혁 5년째를 맞고 있는 소련에 보수반동의 기운이 그 어느때보다 고조돼있음을 보여준다.

65년만에 재창당된 러시아공화국 공산당대회가 지난 4일간 개혁정책에 대한 성토장이 됐다는 점에서 그 선봉에 섰던 폴로즈코프의 당선은 어느정도 예상됐던 사건이다.

그는 지난달 26일의 러시아공 최고회의의장 1차선거에서 급진개혁파인 보리스ㆍ옐친에 근소한 차로 패한 정통마르크스주의자로,현재보수파의 아성인 러시아남부 크라스노다르시 당제1서기를 맡고 있다.

따라서 폴로즈코프가 소연방의 모체이자 중추라 할 수 있는 러시아공의 공산당을 장악한 것은 급진개혁파에 의해 평정되는 듯 했던 소련정치판도에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새로운 변수가 생겼음을 의미한다.

특히 소련내 1천9백만공산당원중 1천1백만이 러시아공 공산당원이란 점을 감안할때 오는 7월2일 중앙공산당대회에서 고르바초프의 서기장사임을 포함한 공산당내 권력구조의 재편가능성은 더욱 커졌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폴로즈코프의 급부상이 곧 보수파의 권력장악과 개혁노선의 좌초로 연결될 가능성은 현재로선 희박하다.

오히려 강경보수주의자인 폴로즈코프의 제1서기당선은 소련의 국가정책변화보다는 소련공산당의 역할변화를 점치게 한다. 즉 실질적인 국가최고통치기구에서 당원 군부등 개혁에 불만을 갖고 있는 집단의 파당이익을 대변하는 일개정당으로 권한과 역할이 축소될 가능성이 짙은 것이다.

고르바초프의 공산당 서기장직 사임설과 옐친의 공산당 탈당발언은 어쩌면 공산당이 이고르ㆍ리가초프나 폴로즈코프같은 보수 공산주의자들의 정통 마르크스ㆍ레닌주의 정당과 개혁파들의 정당으로 분당될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경제학자이기도 한 폴로즈코프는 강한 군사력유지와 집단농장정책을 강하게 옹호,군부대표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었다. 또 자신이 맡고 있는 크라스노다르지역의 민간소비조합을 분쇄하는 등 경제개혁에 강하게 반발해왔다.

근엄한 외모와는 달리 유머감각을 지닌 그는 원칙적으론 시장경제를 지지한다고 밝히는 등 한편으론 유화적인 면모도 보이고 있다.

이런 점에서 언뜻 합치될 수 없는 극단에 위치해 있는 것 같은 러시아공최고회의 의장 옐친과 당제1서기 폴로즈코프는 견제와 협조의 관계를 맺을 여지도 있다.

그렇다면 폴로즈코프의 당선을 알고 고르바초프가 지었다는 미소가 상징하듯 그의 당선은 소련에 다원주의에 입각한 민주정치가 뿌리내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길조로 해석할 소지도 있다.<김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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