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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두뇌 스카우트 해드립니다”(새풍속 이색사업: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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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두뇌 스카우트 해드립니다”(새풍속 이색사업:2)

입력
1990.06.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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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행업체 성업/첨단분야ㆍ경영 간부등만 대상/개인신상등 컴퓨터 완벽입력/성사땐 거액수수료… 사업 매년 급신장어느날 갑자기 대기업 고급간부의 퇴근길에 첩보영화에나 나올 법한 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젊은여성이 007가방을 들고 나타나 『지금 생활에 만족하십니까』라고 묻는다면 기분이 어떨까.

당황해 어쩔줄 모르면 그녀는 어느새 은밀한 곳으로 안내해 007가방에서 본인의 신상명세서와 사진까지 붙은 서류를 꺼내놓고 『선생님 같은 고급두뇌가 많은 보수를 받고 마음껏 능력을 발휘하실 수 있는 직장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라고 제의한다.

그녀가 상대의 경력,가족상황,현직장에 대한 만족도,취미 등을 소상히 알고있는 것은 물론이다. 이같이 고급인력을 스카우트하는 일을 대행해 주는 업종이 서울에서 성업중이다. 이 회사는 고도로 훈련된 헤드헌터(Head­Hunter),즉 신종 「도시의 사냥꾼」들을 거느리고 첨단ㆍ고급두뇌를 헌팅하고 있다.

극심한 고학력 취업난 속에서도 첨단분야와 유망업종의 고급인력에 대한 수요는 갈수록 늘어나 이들 고급인력들에게도 프로야구선수 못지않은 스카우트열풍이 불고있다.

서울 중구 서소문동 55의4 배재빌딩 814호에 있는 ㈜보이든 인터내셔널 한국사무소는 바로 전문인력 스카우터들의 베이스캠프이다.

보이든 인터내셔널회사는 지난46년 미국 뉴욕에서 창립된뒤 현재 25개국에 45개지점을 개설해 놓고있다.

보이든 인터내셔널은 고급인력에 관한한 미CIA나 KGB 못지않게 전세계적으로 거미줄 같은 정보망을 구축하고 있다.

각 나라의 사무소는 본사의 각종 지원을 받는대신 본사와 동일한 지분을 갖고 대등ㆍ협력관계를 유지하는 독특한 체계이다.

서울의 보이든 인터내셔널은 84년 우리나라에 처음 상륙한뒤 해마다 20%이상의 사업신장률속에 성장하고 있다.

세계 5백대 기업중 절반이 이들을 통해 고급인력을 영입하고 있으며 정부조직내의 고급두뇌까지 조달된다고 한다.

한국사무소에는 김성응사장(55)의 지휘아래 5명의 헤드헌터들이 포진하고 있으며 그중 4명이 여자다.

헤드헌터들은 국내 명문대출신에 외국유학파도 있고 외국어와 기업경영분야를 꿰뚫고 있는 베테랑들이며 지성과 세련된 매너를 갖추었다.

어느 기업이 고급두뇌 스카우트를 의뢰해 올 경우 이미 확보해둔 전직희망자가 있으면 헤드헌터의 일은 복덕방업무처럼 쉽지만 대부분은 「멀쩡하게 직장 잘다니는 사람」을 사냥해야 한다.

스카우트가 성사되면 당사자가 계약을 체결한 연봉의 3분의1을 수수료로 의뢰인측으로부터 받는다. 주종을 이루는 스카우트대상은 대기업부장급 이상의 경영간부와 첨단분야의 고급기술인력들로 연봉 2천만원 이하는 취급을 사절한다.

가장 큰 고객은 최근의 시장개방을 틈타 국내로 진출한 외국기업들이지만 점차 국내기업들의 「주문」도 늘어날 것이라고 회사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김사장은 『삼성 현대 대우 등 재벌기업의 고위간부 상당수가 우리를 통해 이적했다』며 『매년 수십명의 고급인력을 새직장으로 옮겨주고 있지만 정확한 숫자와 신상은 공개할수 없다』고 밝혔다.

최고참 스카우터 윤원씨(37)는 『대부분의 전직자들이 돈보다는 자신의 능력발휘와 성취욕구를 중요시한다』며 『아직도 학연ㆍ지연 등이 중요시되는 국내기업의 인사풍토에 대한 불만도 우리일을 쉽게 만들어준다』고 귀띔했다.<신윤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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