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속 실내낚시터 꾼들몰려 성황/20여평 「인공연못」에 잉어ㆍ향어 입질/짜릿한 손끝맛… 일상스트레스 풀어/건물4층에 개설 「좌대」20석 꽉차 밤낚시까지갈수록 복잡해지는 산업사회에서 도시인은 갖가지 불편과 갈증,공허감을 해소하는 새 풍속도를 창출해가고 이를 뒷받침해주는 이색 아이디어사업도 앞다퉈 생겨나고 있다. 공해에 찌든 도시인,할일이 많은 직장인,주말낚시터가 그리운 샐러리맨,한밤중 시시콜콜한 물건이 필요한 사람들의 구미를 맞춰주는 이색사업은 콘크리트속의 「오아시스」로 각광받고 있다. 비좁은 실내지만 호숫가에서 월척의 스릴을 즐길수 있는 곳이 있는가하면 전화한통화로 필요한 서류 등을 서비스받을 수 있는 심부름센터가 번창하는 등 삶의 모습은 다양하게 변해가고 있다. 변화하는 사회의 새 풍속과 이색사업을 소개한다.<편집자 주>편집자>
빌딩숲속에서 월척을 건져올리는 낚시터가 성업중이라면 믿기지 않을것이다. 비록 실내이지만 도심의 꾼들은 손끝에 짜릿한 중량감이 전해올때 일상의 고달픔이나 번잡함을 잊는다.
서울의 실내낚시터는 영등포와 종로의 두군데. 영등포구 영등포동 2가 38의1 전천후상사와 종로1가 서울예식장옆 4층건물의 소양호낚시터에서 도심의 조사들이 손끝에 전달돼오는 짜릿한 스릴을 맛보며 매일 밤12시까지 물고기를 낚고있다.
88년12월 4층빌딩 4층에 개장한 전천후상사 낚시터는 상오10시 문을 열기가 무섭게 꾼들이 몰려들어 밤낚시까지 즐긴다.
하루 20∼70여명의 꾼들로 20여석의 「좌대」는 항상 만원이며 20여평 가량의 「인공연못」에서는 어른팔뚝만한 향어ㆍ잉어 20∼30마리가 입질을 한다.
단골들은 개인소유의 낚싯대로 따로 보관하고 사용하기도 하지만 1칸짜리 낚싯대 등 장비일체와 미끼가 무료이며 시간 당 3천원을 내면 강태공의 경지에 들수있다.
고객들은 40∼50대 자영업자,샐러리맨에서부터 주말에는 연인들과 학생,가족동반자까지 천차만별이다.
개장초기엔 영등포ㆍ여의도 등 인근지역의 낚시광들이 수소문해 찾아왔으나 최근에는 강남 등 서울각지와 지하철1호선이 연결되는 경기 안양ㆍ부천등지에서도 찾아오고 있다. 개징시간도 단골들의 성화로 밤12시까지로 2시간 연장하게 됐다.
낚시터에서의 준수사항은 「좌대」에 앉으면 일어서지말것과 조용히하는 것뿐. 미끼는 제공해주는 새우ㆍ지렁이에 한하고 떡밥은 수질이 나빠져 금물이다.
1시간동안 월척을 잇달아건져 본전을 뽑는 단골이 있는가하면 6시간이상을 죽치고앉아 찌만 노려보다가 허탕치는 초심자들도 많다.
서울 태공들은 잡은 물고기를 횟감이나 매운탕거리로 가져가기도하나 대부분 그자리에서 방생해 준다.
전천후 낚시터 개장후 최고기록보유자는 향어 1백64마리를 잡은 단골 「전무님」이다.
낚시경력 10년인 조중철씨(43ㆍ은행원)는 『5개월동안 50여마리를 낚았으나 물고기의 당찬 끌림과 중량감으로 스릴을 느낄뿐 모두 놓아주었다』며 『다시 물속으로 파고들며 지느러미를 퍼득이는 놈들을 보고 있노라면 사는 맛을 느낀다』고 즐거워한다.
전천후상사 사장 이용진씨(34)는 『사무실에 앉아 있으면 잉어가 물위에서 손짓하는 것같아 다니던 제약회사를 그만두고 사업을 하려다 실내낚시터를 열었다』는 낚시광. 이씨는 실내의 갇힌분위기를 없애기 위해 벽면에 대형산수화까지 걸어놓았다.
이씨는 고객들의 매너가 수준급이라고 칭찬하면서 이곳이 도시민의 누적된 피로를 푸는 건전한 사교장이 되기를 희망했다.<김경철기자>김경철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