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대 국회가 전반2년을 끝내고 후반 2년을 시작했다. 돌이켜보면 전반2년은 4당체제의 국회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민정 평민 민주 공화의 4당이 골고루 무시할 수 없는 지분의 의석을 가지고 있었기에 「4당국회」라는 명명에 아무도 이의를 제기할 사람이 없었다. 그러나 4당체제의 국회가 남긴 것이 무엇인지 얼른 떠오르지 않는다. 혹평하는 사람들은 무능과 실망밖에 더 있느냐고 서슴없이 말한다.그래서 나온것이 3당의 합당이 아니냐고 대안론을 펴고 있다. 전반2년의 국회가 실패로 끝나고 그대안으로 이제 막 개시되는 후반2년의 새국회는 어떻게 불러야할까. 3당체제라고 해야할지 아니면 2당체제라고 해야할지 아니면 차라리 합당체제나 1당체제의 국회라고 불러야할지 얼른 이름이 떠오르지 않는다.
원을 구성하고 있는 정당의 숫자로 보면 민자 평민 민주의 3당체제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3당의 의석에 엄청난 차이가 나기때문에 3당이 비슷하게 나마 의석을 균분하고 있을때 부를 수 있는 3당체제와는 거리가 너무나 멀다.
그렇다고 양당체제라고 부르는 것도 무리가 많다. 신생 민주당이 10석도 안되는 너무나 미미한 존재라고 아예 무시해 버리는 발상에서 나온 명명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적어도 의석을 지키는 전당인데 아예 없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은 말이 안되고 민주당을 야당인 평민당에 함께 포함해서 하나의 야당으로 치는 것도 우스꽝스러운 노릇이다.
합당국회라는 말이 현실적으로 그럴듯하게 들리는게 사실이지만 이는 야당의 존재를 너무 깔보는듯한 명명이다. 그리고 듣기에 따라서는 1당국회라는 뜻으로 들리기 때문에 역시 정확한 호칭은 아니다. 이렇게 따져놓고보면 뭐라고 한마디로 꼬집어서 말할 수 없는게 13대후반국회의 특징이다. 민자당이 절대우위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데도 그 절대다수의 힘을 마음대로 휘두를 수는 없다.
거꾸로 야당이 평민 민주를 합쳐도 3분의 1도 안되는 보잘 것 없는 의석이지만 야당의 견제능력이 무시당하진 않는다. 그래서 의석의 숫자놀음은 때때로 의미가 없는 경우가 많다.
의석이 많다고 뽐낼 것도 아니고 적다고 움츠러들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또 의석이 여러 정당간에 안배되어 균형이 잘잡혔다고 해서 좋은 정치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균형잡힌 의석으로 말하자면 합당이전의 4당체제보다 더 이상적인 것이 있을 수 있는가. 그러나 4당체제로 되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는게 전반2년이 얻은 결론아닌가.
그래서 여당을 절대적인 우위로 키우면 만사가 잘될 것으로 알고 합당을 했는데 그동안의 시운전 결과는 4당체제때보다 나은게 하나도 없다.
후반2년 역시 나중에 아무것도 되는게 없었다는 낙제의 성적표를 받게되면 우리 정치는 어떻게 될까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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