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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수년간「변화따른 불안정」겪는다”/미 스칼라피노교수 본지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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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수년간「변화따른 불안정」겪는다”/미 스칼라피노교수 본지회견

입력
1990.06.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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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세 개입의한 지역분쟁 위험/엘리트2세 부상이 개혁 동인/대미ㆍ일 개선은 경제부터 곧 이뤄질 것북한은 향후 몇년간 변화에 따른 내부적 불안정을 겪게 될 것이며 남북한이 이에 슬기롭게 대응하지 못한다면 외세개입에 의한 캄보디아식의 지역분쟁에 휘말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미국의 동아시아문제전문가인 로버트ㆍ스칼라피노교수(버클리대 동아시아연구소 소장)가 19일 경고했다.

스칼라피노교수는 그의 은퇴를 앞두고 아시아협회가 마련한 기념행사에서의 강연에 앞서 가진 본보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북한변화의 필연성을 강조하고 『한반도에서 가장 커다란 위험은 50년과 같은 전쟁이 아니라 내부적인 불안정이 초래할 수 있는 위험』이라고 지적했다. 현홍주 주유엔대사,김학준 대통령보좌역 등 한국정부인사들도 참석한 이날 기념행사에서 스칼라피노교수는 「아시아공산주의,그 현재와 미래의 조명」이라는 제목의 강연을 했다. 다음은 인터뷰요지.

­최근 북한에 반김일성세력이 존재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는데.

▲북한관련 「루머」는 대부분 틀리거나 과장된 것으로 그에 의존해 추측하는 것은 옳지 않다.

북한의 정치적 상황과 관련,두가지의 결론을 내려볼 수 있다. 첫째 북한의 일반주민이 김일성과 그 체제에 불충실하다고 믿을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둘째로 북한에 만약 변화가 이루어진다면 이는 일반주민들이 아니라 일부 엘리트에 의해서 행해질 것이다.

북한지도층내에 이미 교육받은 젊은층,테크너크랫들의 등장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들은 혁명1세대와 다른 태도를 가지고 있으며 세계정세의 변화에 대해서도 잘알고 있다. 이들 사이에서 지금 북한의 「경제성장속도」 「대외정책」과 같은 이슈를 둘러싸고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이들이 점차 지도계층의 주류에 자리잡으면서 변화가 오리라는 것은 자명하다.

­상호 밀접하게 맞물려 있는 경제정책과 대외정책이 북한에서는 어떻게 추진되리라고 전망하는가.

▲고립과 자급자족경제(Autarky)와 같은 아이디어는 이제 구시대의 유물이 되었다. 북한도 시장경제체제를 점차 수용해나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남북간의 경제교류가 쌍방을 위해 여러모로 가장 바람직하나 북한은 정치적이유로 이를 쉽사리 받아들이려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경제적 이유외에도 한국과 소련ㆍ중국과의 관계증진 등 정치ㆍ외교적 상황변화를 고려할때 북한과 미국ㆍ일본과의 관계개선이 곧 이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가능하다. 즉 경제분야에서부터 점진적인 변화가 도래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북한의 변화는 어떠한 방법으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보는가.

▲동구와 소련의 경험에 비추어볼때 몇가지 방법이 제시될 수 있는데 북한의 경우는 경제분야를 앞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서구와의 합작투자 시도등 이미 그 징조가 보이고 있다. 현재 남북한간의 경색된 관계에도 불구하고 최초의 의미있는 진전은 한국과의 합작투자일 것이다.

북한ㆍ중국 등 동아시아의 공산국가들은 동구에서와 같은 정치개혁에는 커다란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그렇지만 북한에서 당과 국가의 분리와 같은 정치적 개혁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며 이것은 장기적으로 볼때 루마니아와 같은 폭력사태를 피하기 위해서도 필연적인 것이기도 하다.

오늘날 레닌주의 정체의 가장 큰 변화는 「맹목적인 믿음과 사상주입에 더이상 의존할 수 없다」라는 사실이다.

문제는 엘리트 계층으로부터의 변화시도인데 이 과정에서 군부가 어떠한 역할을 담당할 것인가가 커다란 관심사로 제기된다. 루마니아의 경우 군부가 지배층으로부터 이탈하여 오늘날과 같은 상황에 이르렀는데 중국의 지도층은 그러한 현상에 유별난 반응을 보였다. 즉 「당의 일부분」으로서 군대역할정립등 사상주입이 뒤따랐다. 북한에서도 군부가 당과 더불어 독자적인 세력을 형성하고 있는만큼 군부가 얼마나 김일성과 그의 후계자 김정일에 충실 할 것인가가 주요변수로 남게된다.

북한의 지도층이 앞으로 국민의 실생활과 직접연결돼 있는 정책을 어떻게 추진해 나가느냐에 따라 현지도층에 대한 군부의 충성여부가 결정되리라고 본다.

­북한은 동구는 물론,아시아의 다른 공산국가들보다도 한층 완고한 사회인데 그런식의 변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보는가.

▲과거 중국의 모택동은 김일성만큼이나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했었다.

그의 엄청난 실수,예를 들어 숙청작업이나 문화혁명같은 것을 아무도 제어하지 못했었다. 그러나 그가 사라지고 난후 그의 잔재또한 말끔히 없어지고 말았다.

북한이 중국과 똑같은 경우는 아니지만 북한에도 유능한 테크너크랫들이 많다는 사실에 유의해야 한다. 언젠가는 이들에게 실세가 넘어갈 것이다. 이 과정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가 커다란 의문인데 향후 몇년간은 내적인 불안정이 존재할 것으로 추측된다.

한반도가 직면하게될 위험은 50년과 같은 전쟁이 아니라 내적인 불안정이 초래할 수 있는 위험이다. 이것은 남북 모두에 해당된다. 즉 한반도 내부의 불안정을 목표이자 기회로 삼는 외부세력의 개입이 우려된다.

그럴경우 캄보디아와 같은 지역분쟁까지 초래할 수 있는 위험을 배제할 수 만은 없다.<뉴욕지사=송혜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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