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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실리겨냥「3차 국공합작」시동/당대당 협상 수용시사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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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실리겨냥「3차 국공합작」시동/당대당 협상 수용시사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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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06.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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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배제ㆍ공산당 불인정 속셈/협상방식 접근불구 국민당 「대만 대표성」에 문제제3차 「국공합작」은 시작되려는가.

지난 5월20일 제8대 총통취임식연설을 통해 대만의 이등휘총통이 「3불정책」을 사실상 폐기하고 북경정부의 「실체」를 인정한 이후 해협양안사이에서 활발해진 통일논의는 마침내 대만정부가 「당대 당」협상수용의사를 밝히는데까지 이르러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당대 당」협상방식이란 공산당과 국민당이 대륙과 대만의 집권당자격으로 통일협상을 갖자는 것으로,1.2차 국공협상당시의 뼈저린 실패경험을 잊지않고 있는 국민당은 그동안 이를 완강히 거부하는 입장을 취해왔다.

중국공산당정권은 지난 11일 이등휘총통이 「1국 2정부」를 바탕에 깔고 정부대 정부간 통일협상을 갖자고 촉구한데 대한 응답으로 「당대 당」방식에 의한 통일협상을 제의했었다.

중국당국의 이러한 역제의는 대만정부가 「쌍중승인외교」의 성과를 바탕으로 통일공세를 적극화하는데 대한 견제의 뜻이 다분히 내포된 것으로 풀이됐다.

왜냐하면 1.2차 국공합작의 실패를 통안으로 여기고 있는 대만의 국민당이 본질상 국공합작의 재판인 「당대 당」협상방식을 도저히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당대 당 협상방식을 가장 적극적으로 반대할 것처럼 보였던 국민당내 원로들이 이의 수용을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양숙융입법원장(국회의장)을 비롯한 장희철ㆍ목초ㆍ서기충 등 입법원내 종신직원로 의원들은 17일 개막된 국정회의(비상시국대책회의)에서 중국공산당과 국민당은 다같이 집권당으로서 양당간의 당대 당 대화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파문을 불러일으켰다.

이는 국민당의 기존 입장과도 배치되는 것일 뿐더러,이등휘총통정부가 견지해온 「1국 2정부」협상방식과도 상충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총통의 반응은 의외로 호의적이었다. 사실상 이총통의 의사를 대변한다고 볼 수 있는 장언사총통부 비서장이 18일 『시기가 되면 당대 당 방식에 의한 회담개최가 검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

장비서장은 『본토의 공산정권이 대만과의 대화에 진실성을 보이지 않기 때문에 지금은 회담을 개최할 적당한 시기가 아니다』고 분명히 못박았다. 그러나 대만의 통일정책이 기존의 「1국 2정부」방식에서 중국측 제안에 근접한 방식으로 변모할 것이라는 강력한 시사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 모닝 포스트와 명보는 이러한 대만의 움직임을 전하면서 양측이 멀지 않아 통일협상을 개최할 것이라는 다소 성급한 추측마저 하고 있다.

그러나 대만정부의 「당대 당 협상」수용시사는 양안의 정부가 통일협상방식에 대해 의견접근이 이루어졌음을 뜻하는 「역사적의미」를 갖고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통일협상이 급속도로 진전되리라고 보기에는 아직 무리이다.

양안정부가 통일논의를 에스컬레이트시키고 있는 배경에는 「통일」외적인 계산이 내포되어 있음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선 대만입법원내 종신직원로의원들이 「1국 2정부」방식을 버리고 「당대 당」방식을 수용하자고 한 것은 명분과 실리측면을 다함께 고려한 것이다.

날로 발언권이 높아져 가는 야당인 민진당을 향후 통일협상과정에서 배제시키자는 실리적 목적과 함께 어떤 의미에선 대륙내 공산정권의 합법성을 인정하는 「1국 2정부」안은 명분상 용납할 수 없다는 의지가 담겨있는 것이다. 이등휘총통이 바로 다음날 이에 대해 호의적반응을 보인것도 원로세력의 이러한 계산을 정확히 읽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마찬가지로 중국 당국의 연이은 탄력적대응 역시 통일자체에 목적을 두었다기보다는 대만정부의 선제통일공세를 견제하고 경제교류증진에 더큰 비중을 두기위해서 인 것으로 분석된다.

대만정부의 당대 당 협상방식에 대한 공식적인 답변이나 오기도전에 중국당국이 당기관지 요망최신호를 통해 양측의 민주제정당을 포함하는 「확대정치협상회의」방식을 새롭게 제의한 것도 중국당국의 속셈을 엿보이게 하는 대목이다.

대만의 민진당은 당연하게 국민당의 당대 당 협상방식 수용에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민진당의원들은 『국민당이 2천만 대만주민들을 대변할 수 없다』며 당대 당 협상에 의한 합의를 인정하지 않을 뜻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또한 민진당 황신개주석은 내달 양상곤 중국국가주석의 초청으로 중국을 방문할 계획이어서 중국이 잇달아 던진 두개의 카드중에서 국민당과는 달리 「확대정치협상」방식을 채택할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물론 대만정부가 「당대 당」협상방식의 수용을 시사한 것은 3차국공합작의 시발을 시사하는 것으로 「역사적 의의」가 있는 것임을 부인할 수는 없다.

그러나 1.2차 국공합작당시의 상황과는 달리 국민당이 「자신의 영역」(대만)내에서 압도적인 지위를 차지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이것이 구체화 되려면 대만내의 국론통일이 더욱 시급한 과제인 것 같다.<유동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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