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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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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0.06.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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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와 싸운 1차전의 무기력에 비한다면 스페인과 대결한 2차전은 황보관의 대포알같은 슛이 성공되는등 훨씬 활기차고 투지에 넘쳤었다. 그러나 전반을 곧잘 버티어낸 한국이 후반을 버티지 못하고 무너지는 경기상황이나 2점차의 패전결과는 약속이라도 한듯 1,2차전이 똑같았다. ◆지구촌을 축구열기로 뜨겁게 달구고 있는 로마월드컵은 18일까지 24개 참가팀이 모두 2경기씩을 소화하였는데 2승을 올려 16강진출이 확정된 팀이 6팀이고 2패를 당해 탈락의 벼랑에 몰린 팀이 한국을 비롯하여 미국 소련 오스트리아 스웨덴 아랍에미리트등 6개팀이다. 우루과이와 예선 마지막경기가 남아있어 아직 실낱같은 희망이 살아있기는 하나 한국의 16강 진출은 거의 불가능한 것 같다. ◆이제까지 월드컵서 남긴 한국축구의 실적이나 아시아의 수준으로 미루어 한국의 16강 진출은 당초부터 무리였다. 월드컵에 세번째로 출전한 한국은 과거의 두차례 출전서 5전 1무승부 4패에 4득점 23실점을 기록하였고 아시아 지역대표팀도 1966년 런던월드컵서 북한이 이탈리아를 1­0으로 물리쳤을 뿐 통산 1승7무승부16패를 기록했다. 외국 승부도박사가 전망한 한국의 우승확률은 2백50∼3백대1의 바늘구멍이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한국팀의 수뇌진은 아시아지역예선 1위통과에 도취되어서인지 본선16강,한술 더떠서 8강까지도 호언장담하고 매스컴이 황색돌풍이니 로마이변이니 하며 분수없이 맞장구를 쳐서 영문 모르는 스포츠팬들의 기대만 부풀리게 했다. 그러나 실력배양과 기량향상없는 호언장담은 참담한 연패를 몰고와 대표팀에 대한 배신감과 스포츠보도에 대한 불신감만 심화시켰다. ◆현단계서 한국축구가 목표로 삼아야 할 것은 이제까지 맛보지 못한 월드컵본선 첫 승리의 감격이다. 1승도 올리지 못한 형편에 16강을 넘보는 것은 너무 성급한 비약이 아닐 수 없다. 서두르거나 과욕을 부리지 않고 묵묵히 땀흘리며 실력을 기르는 것이 스포츠뿐만 아니라 모든 면에서 성공의 비결인데 한국축구가 로마월드컵서 이 평범한 진리를 외면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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