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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발빠른” 북한접근(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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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발빠른” 북한접근(사설)

입력
1990.06.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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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인 한소 정상회담이 한반도 주변국에 준 충격과 파급은 여러가지 있을 수 있겠으나,그중 눈여겨지는 것 중의 하나가 미ㆍ일의 북한접촉 가속화이다.아머코스트 주일미대사는 지난 14일 미국이 대북한 관계개선을 우선적으로 다루고 있다고 말하면서 북한의 태도를 변화시킬 「촉진책」을 쓸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런 분위기를 대변하듯 지난봄 팀스피리트기간중 전면 취소됐던 미ㆍ북한의 학자교류가 재개,미국의 학자일행이 학술회의 참석차 평양에 도착했다고 15일 북한의 중앙통신은 보도했다.

일본의 분위기도 비슷한 것 같다. 이러한 미ㆍ일의 분위기는 북한이 한소접촉이 있은 후 모든 남북대화를 거부하고 나온 상황에선 더욱 주목되는 사태진전이기도 하다.

이미 여러차례 밝힌 것처럼 우리는 원칙적으로 한국이 중ㆍ소와의 관계개선을 추진하는 것처럼 미국과 일본이 북한과 관계개선을 도모해서 한반도의 긴장완화에 기여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그래서 노태우대통령도 부시미국대통령과 가이후(해부) 일본총리를 만나 북한이 개방사회로 나오도록 측면에서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던 것이다.

다만 우방인 미국과 일본의 대북한 접근과 관계개선에는 북한이 대남 적화통일노선의 포기라는 엄연한 전제가 지켜져야 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며 그간 11차례의 접촉을 가져온 미국측이 기회있을 때마다 강조해온 것도 바로 이 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가이후총리와 나카야마(중산) 외무장관은 북한과의 「전제조건 없는 접촉의사」를 공개적으로 표명하면서 『동북아의 새로운 정세와 관련해서 북한이 일본과 수교를 원한다면 적극 응할 방침』이라고 천명하고 있다.

이것은 일본과 북한과의 관계개선이 남북대화의 실질적인 진전을 도모하고 북한의 핵안전협정의 가입등 적화통일노선의 포기가 전제돼야 한다는 대원틱이 이 과정에서 어떻게 적용되는 것인지 극히 우려되는 부분이다.

우리가 우방국인 일본과 북한의 관계개선을 바라는 것은 북한이 무력적화통일을 포기하고 개방사회로 나오도록 유도하는 데 그 목적이 있는 것인지,적화통일노선을 포기하지 않은 북한을 고무하려는 데 있지 않다는 것은 명약관화한 사실이다.

노태우대통령도 지난달 25일 가이후 일본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일본의 대북한 접촉등 관계개선은 북한이 남북대화를 실질적으로 진전시키고 핵안전협정에 가입하는등 선결조건이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요청한 바 있다. 이처럼 우리 정부가 무엇보다도 북한의 개방유도를 위한 정책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알고 있는 일본이 성급한 대북한 접촉으로 이런 원칙을 뛰어넘어 남북의 대치를 결과적으로 더 첨예화시키는 일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일본이 북한정부를 공식인정하는 등 대북접근을 강하게 나타내는 것은 전격적인 한소 정상회담의 성사에서 오는 변화에 대응하고 일본의 전통적인 전방위외교의 이중성에 기인한다고 하겠다. 일본은 북한을 대한국 외교카드로 삼겠다는 생각을 버리고,한반도의 긴장완화를 위한 한 미 일의 대북한 개방정책에 공동보조를 취해줄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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