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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출범 민주당의 임무(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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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출범 민주당의 임무(사설)

입력
1990.06.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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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야당 민주당이 15일 창당대회를 열고 공식출범했다. 민자당 합류를 거부한 구민주당 잔류파와 지난 대선때 야당후보 단일화를 주장했던 이른바 서명파들이 주축이 되어 새롭게 탄생시킨 민주당은 앞으로 거대 민자당과 평민당 틈바구니에서 제3의 세력으로 입지조건을 어떻게 다져나갈 것인지 벌써부터 국민들의 관심이 크다.민주당은 이날 창당선언문을 통해 『독재세력의 장기집권구도에 불과한 집권당과,분열과 사당화로 취약한 야권때문에 배신감과 정치혐오에 빠진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정치의 장을 펼쳐 나갈 것을 천명하다』고 밝혔다. 민자당과 기존야당을 국민이 따를 수 없는 정당으로 못박음으로써 이들은 신당 창당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는데 과연 민주당이 앞으로 모든 민주세력을 결집시킨 구심체로서의 구실을 다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좀더 시간을 두고 보아야 할 것 같다.

민주당이 목적하는 바는 세대교체와 야권의 체질개선을 통한 새로운 정치세력의 구성이라고 생각되지만 평민당과의 야권통합 협상에서 그들이 주도권을 쥘 수 있는 가능성은 그다지 크지 않다고 보는 견해가 유력하다. 원내의석이 8석밖에 되지 않는 미니정당으로서는 다음 총선에서 세확장을 약속받기 전엔 평민당과 대등한 위치를 확보하기 어렵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물론 원내의석이 우세한 평민당이긴 하지만 이들의 기반이 어는 한 지역에 몰려 있다는 약점을 지니고 있는 탓에 비호남권의 야당세력을 대표한다는 민주당이 평민당과 대등한 위치와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근거는 어느 정도 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정치의 현실성을 감안할 때 평민당의 기득권을 전적으로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고,평민당이 주도권을 쥐는 새 야당의 결성은 결과적으로 민주당계의 입지여건을 약화시킬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그렇다고 야당통합을 마다한다면 민주당의 활동영역은 더욱 좁혀질 것이며 민자ㆍ평민 양당사이에서 독자적인 발언권을 가지는 것조차 힘들지 않을까 생각된다.

비록 원내의석이 8석밖에 되지 않지만 총재단 경선에서 볼 수 있었 듯이 구성인물들의 개성이 뚜렷하고 또 특출한 영도자가 없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당운영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 특히 영남출신 인물들이 당권을 장악할 경우 평민당과의 통합협상 과정에서 지역대결적 측면을 노정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거대여당의 견제를 위해 강력한 통합야당의 출현을 희망하는 많은 국민들의 관심이 지대한 만큼 이같은 걱정이 한갓 기우로 끝나주기를 바라는 마음 없지않다.

이제 비호남권을 망라했다는 신당이 출범한 이상 제1야당인 평민당과의 통합협상을 본격적으로 다루는 것이 다음 순서가 되어야 한다고 우리는 생각한다. 민주당으로서는 인정해 주어야 할 평민당의 기득권은 인정해 주는 것이 순리일 것이며 평민당은 자체구조의 결함을 보완한다는 뜻에서 필요이상의 기득권 주장을 하지 말아야 옳을 줄로 안다. 평민과 민주가 진정으로 통합된 새 야당을 형성할 때 그 힘은 현재의 의석비율보다 월등이 크게 작동될 수 있을 것이며 다음 선거에서 상당한 비약을 약속받게 되리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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