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돈 끌어다 사치성 소비/개인돈 「기업보전」큰 감소/생산유입 저해ㆍ물가 자극개인부문의 재테크ㆍ과소비가 우리 경제의 커다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재벌그룹을 비롯한 기업들이 규제와 사회적 눈총 속에서 내부적 구조조정을 자의반 타의반 벌이고있는 가운데 개인들은 이러한 노력에서 방치된채 분에 넘치는 과소비와 재테크를 지속,자금의 생산적 배분을 저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한은이 발표한 「90년 1ㆍ4분기 자금순환동향」에 따르면 이기간중 기업부문의 자금부족규모는 설비투자의 증가와 수지악화등으로 6조8천2백51억원에 달한 반면 개인부문의 자금잉여규모는 소득증가에도 불구하고 내구재를 중심으로 한 소비지출의 급증으로 3조4천9백3억원에 그쳤다.
이에 따라 개인잉여자금이 기업부족자금을 메워준 보전율은 51.1%를 기록,지난해의 68.7%보다 17.6%포인트나 크게 낮아졌다.
이 보전율은 지난 86년이후 경상수지 흑자전환에 따라 높아지기 시작,88년엔 한차례 1백10.8%까지 올라가 개인잉여자금이 기업부족자금을 메워주고도 남았으나 이같은 현상은 그해의 일시적 예외로 끝나버리고 다시금 악화되고 있다.
기업들은 지난 1ㆍ4분기중 안팎의 여러가지 요인에 의해 미처 재테크를 할 겨를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기업들은 외부자금조달규모 면에서 지난해 1ㆍ4분기의 6조6천1백76억원보다 1조원 이상이 줄어든 5조5천7백74억원을 갖다쓰는데 그쳤다. 그중에서도 은행ㆍ보험ㆍ단자 등 금융기관 차입금은 1조7천6백70억원으로 지난해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으며 특히 은행차입금은 6천9백80억원이 오히려 준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에서 돈을 갖다쓰기는 커녕 되레 7천억원가량을 갚아야 했던 것으로 통계지수상으로는 나타나는 셈이다.
아울러 자금운용 면에서도 금융자산의 규모가 1조2천4백77억원이 지난해 보다 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기간중에 통화관리측면에서 대규모로 진행된 예대상계때문에 기업의 금융자산과 은행대출금이 동시에 상계처리돼 버렸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으로 기업이 부족자금을 조달하려고 적극적으로 금융자산을 처분한 탓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2조9백억원에 달했던 은행권예대상계등으로 기업이 추가자금을 제대로 쓰지못했으며 주식시장 등 직접 금융시장의 침체로 재테크보다는 자기자금을 조달하기에 바빴던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이 기간중 기업들은 증시침체와 통화당국의 예대상계조치,활발한 설비투자 증가등의 요인이 얽혀 여건상 재테크를 할 수 있는 여지가 거의 없었다.
반면에 개인들은 3조4천9백3억원의 잉여자금에다 금융기관으로부터 4조2천8백81억원을 더 차입해금융자산으로 운용했다.
특히 개인부문의 금융기관차입금 4조2천8백81억원은 기업들의 이 기간중 금융기관 차입금이 1조7천6백70억원에 불과했던것과 비교하면 2.5배에 이르는 수준으로 시중자금이 생산부문으로보다는 개인주머니로 많이 흘러들어갔음을 나타내주고 있다.
물론 개인주머니로 나간 돈중엔 주택자금과 농사자금등 서민생활자금ㆍ정책자금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이 액수는 8천8백억원이고 보험단자 상호금융 신탁등의 대출금이 2조원을 넘는다.
이렇게 나간 자금들은 승용차 TV VTR 대형냉장고 구입과 오락 레저등의 과소비에 쏠려 물가를 자극하는 한편 다른사람의 주머니로 넘어가 단기고수익 금융상품에 몰렸다. 어음관리구좌(CMA)는 7천3백59억원이 늘었고 증시침체로 주식형수익증권은 2천2백93억원이 줄었으나 공사채형수익증권은 무려 2조3백39억원이나 급증했다.
이번 한은의 1ㆍ4분기 자금순환동향은 우리 경제 회생을 위해 일차적으로 중요한 「기업의 체질개선」이 마무리되는 것과 아울러 개인부문도 소비행태 등을 크게 개선해야 할 절실한 필요성이 있음을 말해주고있다.<홍선근기자>홍선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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