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이스라엘연정 주택장관으로 등용… 유태인정착 주관/82년 레바논침공 주도… 팔인 대학살 방조/「눈에는 눈」의 극우강경파… 아랍권 거센반발「이스라엘의 왕」 「베이루트의 도살자」로 찬사와 비난이 엇갈리는 이스라엘 전 국방장관 아리엘ㆍ샤론(62ㆍ사진)이 또다시 중동정세에 태풍의 눈으로 등장했다.
그가 지난 11일 출범한 극우적 리쿠드연정의 19개 각료직중 주택장관에 임명됨으로써 소련에서 대거 이주해 오고 있는 수십만 유태인들의 정착문제를 주관하게 됐기때문이다.
흔히 「제2의 엑서더스」로 불리는 소련내 유태인의 이스라엘정착문제는 점령지내 팔레스타인인들의 생존권문제와 직결돼 30개월간 계속돼온 인티파다(봉기)에 기름을 붓고 중동의 안보균형을 깨뜨릴 악재로 우려되고 있다. 특히 지난달 28일 바그다드에서 열린 아랍정상회담에서는 이 문제가 최대 이슈로 등장,이해를 같이하는 전아랍권이 단결을 외치면서 이스라엘의 예상되는 도전에 대한 「총력적이고 철저한 보복」을 다짐했었다.
지난 82년 레바논침공을 주도하면서 친이스라엘민병대의 팔레스타인난민촌 양민학살을 방조해 국방장관직에서 퇴임한 샤론이 재기용된 것은 아랍국과 이스라엘간의 감정대결을 더욱 악화시킬 수 밖에 없다. 더구나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한 미소의 노력과 아랍권의 위협을 모두 일축하겠다는 샤미르연정총리의 강경방침까지 발표돼 미국도 적잖이 불안해하고 있다.
28년 영국의 통치를 받던 팔레스타인지방에서 태어난 샤론은 20세때인 48년 독립전쟁에 뛰어든후부터 「후퇴를 모르는 군인」 「잔인한 지휘관」 「겁없는 장군」으로 명성을 굳혔다.
60년대말 당시 40만 팔레스타인인들이 거주하고 있던 가자지구의 치안책임자로 임명된 그는 지역내 테러를 일삼는 「난동자」90명의 소탕작전을 지휘하는 과정에서 2백여명의 팔레스타인인을 살해한 과잉진압파동으로 군복을 벗어야했다.
그러나 73년 「10월전쟁」이 발발하자 그의 재능을 아깝게 여긴 모셰ㆍ다얀 당시 국방장관에 의해 시나이반도에 주둔한 기갑사단장으로 재기용된 샤론은 탁월한 전투능력을 십분발휘,국민적 영웅으로 화려하게 롤백했다.
그의 「용맹」을 보여주는 일화중에는 53년 3명의 이스라엘부녀자가 피살당하자 부대를 이끌고 팔레스타인 마을을 공격,부녀자를 포함한 69명을 사살한 사건도 있다. 「눈에는 눈」이라는 철저한 탈리오법칙의 신봉자인 그를 아랍권이 불구대천의 원수로 지목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피의 보복」을 다짐하고 있는 아랍권속에서 고립무원인 이스라엘이 절대 필요한 인물상이라는 이유로 인기가 만만치 않다. 이스라엘과 접경한 요르단 시리아등의 인구만 어림잡아도,인구 5백만의 이스라엘로서는 1대 20의 힘겨운 싸움을 해야할 형편인 것이다. 우방인 미국을 비롯해 소련 유엔과도 불화를 일으키며 강행하려는 점령지역내 유태인이주정책도 출산율이 높은 팔레스타인에 대한 숫적 우세를 지키기 위한 자구책이다.
탱크에서 불도저로 갈아탄 샤론이 또다시 대아랍정책의 선봉에 서게됨으로써 중동지역은 또다시 전화의 위험을 눈앞에 두게 됐다.【윤석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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