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호가클럽 창립전 희귀자료 4백32점 선뵈/수집가 여승구씨가 런던서 발견/초조대장경 목판본ㆍ18C 한국지도 등도서양사람이 그린 고종황제의 캐리커처가 처음 공개됐다.
고서수집가인 여승구씨(한국출판무역주식회사 사장)가 15일부터 서울 을지서적서 열리는 한국애서가클럽창립기념 애장본전시회에 처음 공개한 이 그림은 19세기 미국의 대중교양지 「배니티페어」(1899년 10월19일자)에 실린 것으로 빈센트ㆍ브룩스가 그렸다는 표시가 그림 아래쪽에 되어있다.
이 그림은 여씨가 지난해 10월 영국 런던의 고서 고지도 전문서점인 「빅토리아」상회서 구입했다.
지금까지 고종을 그린 서양인의 그림은 미국인 화가 허버트ㆍ보스가 1899년에 그린 서양화와 1897년 영국인 이사벨라ㆍ비숍ㆍ버드씨가 찍은 사진을 토대로 한 펜화정도만이 알려졌으며 캐리커처가 국내 공개된 것은 이것이 처음이다.
캐리커처란 인물의 특징을 살려 그리는 그림이므로 이번에 발견된 그림은 당시 서양인이 본 고종황제의 인상을 쉽게 알려준다. 그림의 고종은 풍운의 조국에 대한 근심으로 이맛살을 찌푸리고 있으나 화가 자신인 외국인 접견객을 맞기 위해서인 듯 희미한 미소를 띠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는 이 그림 말고도 11세기말에서 12세기초에 간행된 초조대장경의 두루마리 목판본,1710년에 궁중에서 쓰던 지도의 복각본등 한적91점 양장본1백5점 일서22점 중국서21점 양서52점 잡지76점 사진 문서 지도53점 등 모두 4백32점이 선보인다.
이 가운데 「코네상스 드 레스트」 「킹덤 오브 코리아」 「아비달마 대비파사론」은 국내에서 처음 공개되는 것이며 우리나라 전서체를 확립한 조선중기서예가 미수 허목이 직접 만든 것으로 보이는 「미옹인보」도 보기 힘든 자료이다.
「아비달마대비파사론」은 고려현종때 제작돼 몽고침입때 불타버린 초조대장경을 찍은 두루마리 목판본으로 해인사에 있는 재조대장경보다 1세기는 앞선 것이다.
또 「킹덤 오브 코리아」는 서양에서 인쇄된 한국의 고지도로 1710년 중국사신이 조선에 왔을때 궁중지도를 복사해 간 것을 다시 영국서 인쇄한 것으로 지명은 중국발음을 영문표기했다. 서양에서 제작된 한국 고지도는 대부분 일본이나 중국 또는 아시아지도에 포함되어 있으나 이 지도는 한국이 따로 편집된 것이다. 지도에 울릉도 독도는 「창샨토」 「팡링토」로 그려져 있으며 쓰시마가 「튈라토」로 표시돼 있는 게 눈에 띈다.
「코네상스 드 레스트콜렉시용 코레안느」는 중국과 일본서 근무한 프랑스 외교관이며 가톨릭작가로 이름난 폴ㆍ클로델(조각가 카미유ㆍ클로델의 남동생)이 써서 1914년 중국서 발행된 동양인상기 가운데 한국편으로 한국의 풍물보다는 작가다운 감수성으로 한국의 분위기를 유려한 문체에 담고있다. 특히 서양책으로는 독특하게 한장제본한 것이 아름답다.
이밖에도 이번 전시회에는 안중근의사 관련사진 18장,한국과 영국의 19세기 목활자,한국최초의 원예서로 조선 성종때 강희안이 쓴 「양화소록」과 한용운의 「님의 침묵」 이장본 60여권등 보기힘든 자료들이 함께 나온다.
한국애서가클럽은 지난 2월 창립됐으며 회원은 1백4명이다.<서화숙기자>서화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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