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의 신선한 새 집단으로 지목되어온 민주당(가칭)이 창당대회를 눈앞에 두고 총재경선과 관련,혼돈의 양상을 보여 국민을 적지않게 실망시키고 있다. 후보가 난립한 데다가 금품살포 대의원 매수 모략중상 등 타락과 흑색선전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이같은 모습이 민주정당에 있어 건전한 경쟁이란 측면에서 보면 하나도 부자연스러울 것이 없지만 지금 민주당에 맡겨진 국가적 책무,특히 그 우선순위를 생각하면 여간 볼성사납고 씁쓸하지가 않다.민주당의 전당대회가 총재경선의 움직임은 소속의원 8명중 3명이 출마를 선언한 데다가 후보등록 마감인 오늘까지 몇명이 더 출마의사를 밝힐지 모를 난전상태다. 총재선출 방법과 관련,당내에서는 당세가 미약한 형편에 자칫 과열선거로 당이분열과 와해의 위험성이 있는 만큼 화합을 다지기 위해 이번만은 총재후보를 사전조정,창당대회에서 추인받도록 하자는 안과 오히려 민주정당임을 과시하기 위해 경선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갈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양측 주장은 나름대로 설득력과 명분도 있다. 특히나 당내 민주화의 실천이란 측면에서 자유경선을 해야 한다는 의견은 더욱 옳다. 그러나 자유선거론에 집착한다 하더라도 8명의 소속의원 전원과 역시 당의 중견인 전 직원들이 모두 총재선거에 나선다는 경우란 어딘가 잘못된 것 같다.
국민들이 민주당에 큰 기대를 걸었던 데는 나름대로의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느닷없는 3당통합에 반대하고 잔류를 선언한 7명의 의원들이 정치의 체질개선,세대교체,새 정치문화의 창출 등을 내세우며 새 야당 결성을 선언한 것은 오랜 구태정치에 식상한 국민들의 관심을 모으기에 충분했었다.
그래서 결성도 되지 않은 정당에 어느 여론조사는 최고의 지지도를 보일 만큼 기대의 시선이 걸려 있었던 게 사실이다. 따라서 출범이 논의될 때부터 가장 우선하는 주문은 거여를 적절히 견제할 수 있는 든든한 야권의 구축이었다. 진천ㆍ음성서의 승리와 대구 서갑구서의 다수득표는 그런 주문의 가시화된 표현이기도 했다.
그렇다면 민주당이 무엇을 서둘러 해야 하는가는 매우 분명해진다. 저마다 독불장군과 스타임을 내세워 너도나도 식으로 출마경쟁을 할 일이 아니라 정치개혁을 모색하고 국민의 기대를 모을 수 있는 야권의 통합에 정진하는 모습이 우선돼야 함은 당연하다.
민주당은 창당 다음날부터 할 일이 막중하다. 비록 당세는 미미하지만 깨끗하고 진취적인 새 정치를 선보이고 국민과 함께 호흡하는 정책을 입안,국정에 반영하는 일도 그렇고 더욱이 지연된 평민당과의 야당단일화 노력도 서둘러야 한다. 이같은 막중한 임무를 국민의 지지속에 자신있게 추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창당대회를 질서있고 또 깨끗하게 치러야 한다.
국민들은 건국이래 숱한 군소정당 포말정당 철새정당에 대해 실망에 실망을 거듭해온 경험을 갖고 있다. 그들의 한결같은 실패는 기성정당의 구태를 답습하고 확고한 정치철학과 실천의지의 결여에 있었던 것이다.
앞으로 민주당의 행로가 어떻게 될 것인가,즉 반짝정당으로 끝날 것인지,새 시대 새 정치의 교두보역이 될 것인지는 민주당 자신에게 달려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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