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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주도 성장땐 물가불안 심화”/한은 40돌 김건총재 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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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주도 성장땐 물가불안 심화”/한은 40돌 김건총재 회견

입력
1990.06.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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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부진 단기처방은 도움 안돼/올 성장률 당초전망 7% 웃돌 듯/금융환경 급변따른 제도개선등 시급김건 한은총재는 12일 한은창립 40주년을 맞아 한국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은 당초 전망치7%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고 밝히고 『그러나 1ㆍ4분기 성장을 주도한 소비와 건설투자등 내수가 지나치게 증가할 경우 물가불안이 더욱 심화될 우려가 있으므로 수급양면에서 물가안정 대책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김총재는 『자금흐름의 왜곡현상이 하반기부터는 완연히 개선될 것』이라고 말하고 수출부진의 타개책에 대해서는 『단기대책보다 중장기대책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용.

­먼저 한은창립 40주년을 맞는 소감과 앞으로 중앙은행으로서의 한은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관해서.

▲창립 이듬해인 51년에 입행해 지금까지 거의 모든 기간을 한은에 몸담아온 사람으로서 창립40주년을 맞는 감회는 남다르다 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난 40년을 돌아보기에 앞서 최근의 급격한 국내외 금융환경의 변화는 우리 은행으로 하여금 통화관리방식의 효율화와 금융신장의 안정유지를 위한 정책수단의 개발과 제도개선등을 시급히 마련해 낼 것을 요청하고 있다.

한은은 지금까지 40년간 각종 정보와 통계,조언등을 이 사회에 제공함으로써 나름대로 경제전반에 걸친 정책수립에 미흡하나마 자기역할을 해왔다. 앞으로도 미흡한 점을 개선하면서 이 역할을 다하기 위해 인재양성등에 힘을 모아 나가겠다.

­금년 1ㆍ4분기중 실질GNP성장률은 10.3%로 예상외의 높은 수준을 나타냈지만 성장의 내용은 그렇게 진실치 못한 편이고 더욱이 수출이 계속 부진해 경기전망을 불투명하게 보는 견해도 있는데 총재의 올해 경제전망은.

▲올해 경제성장은 소비와 건설을 중심으로한 내수가 주도할 전망이다. 건설투자의 경우 신도시건설등으로 활황을 지속하고 민간소비도 앞으로 1ㆍ4분기보다는 다소 둔화되겠지만 소득수준의 향상등에 따라 계속 높은 증가세를 보일 것이다. 한편 수출은 원화환율의 상승,엔화의 절상추세,소련 및 동구와의 교역증가전망 등에 비춰 하반기엔 다소 회복될 것으로 생각된다. 이런 점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은 당초 전망치7%를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소비와 건설투자등 내수가 과도하게 증가할 경우 저축기반의 약화,건축자재등 일부 품목의 가격상승등으로 물가불안이 심화될 수 있다는 점에 특히 유의,수급양면에서 물가안정을 위한 대책마련에 최선을 다해야할 것이며 수출경쟁력의 강화를 위해 장기적 관점에서 기술수준을 제고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물가문제가 심각한 국면을 맞고 있는데 이는 경기부양을 위해 풀린 과잉통화가 주된 요인이라는 지적이 많다. 일단 확대된 정책금융이라도 다시금 적절한 선으로 하향조정해 경기부양과 물가억제를 조화시켜야 하는 것은 아닌지.

▲지난 1∼5월중 총통화증가율이 23%선에 달하고 있으나 이는 통화목표관리방식을 종전의 전년동기대비증가율 방식에서 올해부터는 분기중 진도율 기준방식으로 변경,통화공급의 연말집중현상을 시정코자 한데 기인한 것이며 통화의 무절제한 공급에서 비롯된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또한 그동안의 자금공급 내역을 보면 대부분이 주택 및 농업자금 무역금융 중소기업대출등 국민경제 운용에 있어 지원이 불가피한 부문에 집중돼 있다.

하반기에도 경제활성화를 위한 정책자금수요가 지속되는등 적지않은 통화증발요인이 내재하고 있으나 통화환수 수단은 상당한 제약이 있어 통화관리여건이 매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대출자금에 대한 사전심사와 사후관리의 강화를 통해 정책자금을 더욱 효율적으로 운용하고 비생산적부문 대출은 극력억제하는등 민간신용의 적절한 공급과 더불어 재정운용면에서의 협조도 긴요하다고 본다. 다만 그동안 통화관리에 큰 부담이 돼온 자금흐름의 왜곡현상이 정부대책으로 부동산투기가 가라앉을 기미를 보임에 따라 하반기부터는 완연히 개선돼 다소간의 숨통을 틔어줄 것이다.

­경상수지 적자가 5개월째 계속되고 특히 수출부진이 커다란 문제점으로 부각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단기처방과 장기대책은.

▲최근의 수출부진은 선진국의 성장세 둔화와 보호무역주의 강화등 해외수출여건이 악화된 데도 그 원인이 있으나 지난 2∼3년간의 원화절상 및 높은 임금상승으로 가격경쟁력이 약화된데다 기술 및 신상품개발을 등한히 함으로써 새로운 수출주도상품을 내놓지 못한데 주로 기인한다고 생각된다. 지난 86∼88년간 무역수지 흑자를 기반으로 고도성장을 할 수 있었던 것도 80년대초 산업구조조정을 거쳐 전자 자동차 등 새로운 수출주력상품이 개발된데 힘입은 것이다.

경상수지 개선,특시 수출부진 타개를 위한 대책이 다각적으로 논의되고 있지만 현시점에서 단기적인 처방은 물가앙등을 유발,경제안정기조를 해칠 우려가 있는데다 일반적으로 기대되는 만큼의 수출증대효과도 거두기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보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연구개발투자와 신상품 개발을 촉진하고 품질향상등을 통해 국내상품의 대외성가를 높이는데 역점을 둬야한다.

­북방교역이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과 중앙은행의 역할은.

▲무엇보다도 수출증진 및 원자재수입창구의 다변화와 기술협력의 확대등을 통해 우리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소련을 비롯한 대부분의 사회주의 국가들은 대외지급능력 부족과 국내 정치 경제의 불안정 및 대외교역에 대한 경험부족등 문제점도 없지 않아 교역확대를 위해선 제도적 측면의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우리가 60년대초 경제개발을 처음 시작했을 때 투자보장,대금결제,이중과세방지 등을 위한 제반제도적 장치를 완벽하게 마련함으로써 외자도입 및 대외거래의 원활화를 기할 수 있었다는 경험이 이를 입증하는 셈이다.

현재 정부에서는 이러한 관점에서 다방면에 걸쳐 검토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 은행도 정부와의 긴밀한 협조아래 필요한 조치를 취해나갈 계획이다.〈홍선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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