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부터 각 시도별로 시작/최고위원들 “탈계보실천” 타연고지 방문/프로그램 빈약 구색갖추기 급급 인상도/총 7,513대상… 지방조직 점검 곁들여민자당은 오는 14일부터 18일까지 각 시ㆍ도지부및 지구당 당직자들의 연수교육에 들어간다.
이번 연수는 창당후 처음 열린 지난달의 의원세미나와 중앙당 사무처요원들의 연수에 이어 각 지방 현지에서 이루어 지는 것. 이로써 3당통합후 중앙상부에서 지방하부에 이르는 당원들의 「정신교육」 프로그램이 마무리되는 셈이다.
시ㆍ도지부 단위로 실시되는 연수에는 특히 김영삼대표최고위원과 김종필 박태준최고위원이 각각 서로의 「연고지역」을 교차방문,지방의 당간부들과 대화를 하게돼 계보탈피의 일체화도 시도하려는 외양을 갖추고 있다.
지방행사에 당수뇌부가 임장,「통합정신」을 유입시키려는 취지라는 것은 나타나는 대로지만,수뇌부의 방문지역 배분방식이나 연수프로그램 내용의 빈약함등으로 인해 구색갖추기에 급급했던 흔적도 없지않다.
○…이번 연수는 전북과 제주를 제외한 9개 시ㆍ도지부에서 실시되는데 지역내의 지구당 간부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이는 권역별 통합교육 형식으로 이루어진다.
연수대상은 시ㆍ도지부 부위원장 2백10명,지구당 부위원장 3천3백60명,당무협의회장 3천7백43명 등 총 7천5백13명에 이르는 일선간부들.
모세혈관에 비견될 최전방의 「전투대원」들이라는 점에서 이들의 정신무장여부가 합당의 착근에 요긴할 수밖에 없다.
세 최고위원들이 일시에 움직이는 것도 지방조직의 사활적 중요성을 지도부가 인식하고 있다는 징표일 수 있다.
또한 이를 계기로 말단요원들의 동원태세를 시험,지방조직을 점검해볼 기회가 될 수 있으며 당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을 효과도 기대된다는 설명.
대표최고위원을 비롯한 당직자들이 참석토록 하는가 하면 영화감삼등 시청각교재까지 동원,연수효과의 최대치를 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각 지역의 공통된 연수내용은 불과 2시간30분동안에 그쳐 그야말로 수박 겉핥기식이나 일사천리의 일방 강의가 될 수밖에 없을 듯하다.
지난달의 의원세미나가 합숙형식으로 밤늦은 토론과 주흥여까지 곁들여져 심정적 동질화의 기회가 될 수 있었던 것과는 아쉬운 대비를 이루고 있다는 지적이다.
○…세 최고위원들의 방문지역은 지금까지의 모든 지방행사에서도 그렇듯이 자신들의 연고지역을 의식적으로 교차시켰다.
김대표최고위원이 서울(18일) 인천ㆍ경기(15일) 강원(16일) 충북(14일)을 방문하며 김최고위원이 부산(14일) 경남(〃) 대구ㆍ경북(15일)을,박최고위원이 대전ㆍ충남(15일) 광주ㆍ전남(14일)을 각각 맡아 30분간의 격려사를 통해 단합을 당부할 예정.
김최고위원이 방문할 예정이었던 제주지역은 예정당일 강영훈국무총리의 현지주민간담회와 겹쳐 연기됐으며 박최고위원이 가기로 돼있던 전북지역도 박최고위원의 일정상 미뤄졌다.
김대표최고위원은 그간에도 그랬듯이 여전히 호남지역 방문을 「피하도록」해 이 지역과의 껄끄러운 「특수관계」를 반영하고 있다는 촌평을 낳고 있다.
세 최고위원중 박최고위원이 이 지역성에 가장 무색이라는 점에서 「호남담당」의 적격이며,조직기반이 그래도 나은게 타계보에 비해 민정계여서 오히려 합리적 배려라는 주석을 다는 이도 있지만,「억지춘향」의 구석은 어쩔수없는 느낌이다.
○…어쨌든 이번 지방연수가 「위로부터의 통합」을 아래로까지 확산,조직융화가 이루어질 계기가 되리라는 게 당의 기대인 것만은 틀림없다.
한 당직자는 『민자당 출범이후 핵심부에서 숱한 일들이 벌어졌지만,당의 방향이 하부조직 구석구석까지 스며들 여건이 마련되지 못했던 게 사실』이라고 말해 지방조직 현지에 여전히 「합당혼란」이 계속돼 왔음을 지적했다.
또한 최고위원들의 방문도 현지로부터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당초 주요당직자 수준에서 참석하려던 계획을 바꾸게 됐다는 후문이어서 일선현장이 겪었던 애로를 짐작케 하고 있기도 하다.
세 최고위원들의 이번 지방나들이가 나름대로 「어려운 걸음」이긴 하지만 지구당차원의 하부통합이 얼마나 촉진될 수 있을지는 게속 두고볼 일이란 게 현실인 듯하다.<조재용기자>조재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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