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값이 좀체로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5월 들어서부터 최근 한두달 동안 전국적으로 아파트값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건설부가 숫자를 대가며 주장을 하고 있지만 그말이 별로 설득력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 평촌ㆍ산본의 아파트 청약현장에서는 오히려 하나도 식지 않은 뜨끈한 부동산 열기가 새삼스럽게 확인되고 있다. 서울 강남일대의 아파트값도 지난 3∼4월의 뻣뻣한 오름세 그대로라고 한다. 6공 정부가 출범후 2년이 넘도록 계속 씨름해 온 것이 부동산 문제다. 이제 겨우 두달 남짓된 이승윤 경제팀도 4ㆍ13 부동산대책이니 5ㆍ8보완대책이니 하며 벌써 두번이나 강력한 종합대책을 내놓았다.그러나 부동산대책에 관한한 백약이 무효. 정부의 고위당국자 스스로가 이제 더이상 어찌해볼 수가 없다고 탄식을 하고 있을 정도다. 분당때보다 더한 인파로 섬뜩할 정도의 이상열기를 또한번 보여준 평촌ㆍ산본 아파트 청약현장은 정부 고위당국자의 자포자기적인 탄식을 실감나게 해주고 있다. 이제는 정말 방법이 없는게 아닐까 하는 불길한 예감을 갖게 해주는 상황이다. 그러나 할만큼 했는데도 안된다고 하는 정부관계자들의 좌절감을 일응 수긍하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정부가 최선을 다했다고는 말하지 않는다. 최선을 다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태만했던게 아니냐는 얘기를 하는 사람들도 많고 극단적인 경우는 정부가 앞뒤 안맞고 물정모르는 시책을 연발해서 투기를 부채질하는 결과를 빚고 있다고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다.
4ㆍ13대책으로 가쁜 숨을 겨우 진정할만 하니까 아파트분양가 자율화방침 운운해서 수굿하던 부동산 값을 다시 부추겼고 자율화방침을 애써 부인,겨우 잠재울만 하니까 느닷없이 분양가 현실화(10% 인상)를 단행,다시 아파트 값을 들먹거리게 했으며 가격현실화의 충격이 가라앉을만 하니까 이번에는 채권상한액을 인상(평당 20만원),또 한번 불안감을 갖게 하는 등 마치 값을 올리기 위해 일부러 그런 것처럼 일이 꼬이게 했다는 것이다. 이번 평촌ㆍ산본의 예기치 못했던 이상열기는 채권입찰 대상의 확대방침 때문이라고 한다. 이번에도 또 한번 때를 맞추어서 투기심리를 자극한 것이다. 집값이 내릴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면 아무도 지금 집을 사려고 하지 않는다.
기다렸다가 사는게 이익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집값이 오를 전망이면 누구나 지금 당장 없는 돈이라도 끌어대서 집을 사려고 한다. 투기열풍은 바로 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가수요때문에 일어나고 있다. 빚을 내서라도 사두면 남는다,지금 안사면 손해다하는 불안하고 조급한 마음이 투기의 불길을 일으키게 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연말 원가연동제(분양가 현실화)로부터 시작해서 분양가 인상 채권액 인상 등으로 이어져온 일련의 시책은 바로 이 불안하고 조급한 심리를 더 부채질해서 『집값은 오른다』는 확신을 심어준 것이었다.
◎차장급도 필진으로(알림)
지난 2년동안 「메아리」를 써왔던 박승평 논설위원의 뒤를 이어 편집국의 차장급 중견기자들이 황소웅 편집부국장과 교대로 「메아리」를 집필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성원을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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