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주족이 달린다. 오토바이로 떼지어 다니면서 성폭행을 일삼는다. 고교생이 편싸움을 벌이면서 크게 다치기 예사다. 여중생을 꾀어내고 겁을 주어 팔아 넘기는 패거리도 있다. 한강 고수부지는 범죄의 온상이 된 것 같다. 거의가 10대의 소행이다.하루 하루의 보도가 전율을 일으킨다. 자꾸 겹치고 쌓이다 보니 만성이 됐는지 모르겠다. 끔찍한 데도 별로 놀라는 기색이 엿보이지 않는다. 직접 당하지 않으면 없었던 일로 접어두는 모양이다. 이런 일들이 외국 영화를 보듯 금방 잊어버릴 사태일까.
우리나라 고교 3년생들의 덩치가 커지고 있다는 검사결과가 또 나왔다. 정말 무섭게 자라나고 있다. 남자의 경우 10년새 2.77cm가 더 자라났다고 한다. 이 사실을 반가워 하기전에 또 놀라운 분석이 나왔다.
청소년 범죄가 10년간에 2배이상 늘어났다고 한다. 법무부 서울관찰소장이 전국 초ㆍ중등학교장 연수회에서 발표한 내용이다.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의 폭력 절도가 많았고 흉악사범은 85년에 비해 60% 넘게 급증했다는 것이다.
덩치가 커짐에 비례하여 범죄가 늘었다는 것은 기막한 노릇이다. 속빈 강정 꼴이 아닌가. 참담한 현실을 두고 개탄과 좌절에 빠져 들수 만은 없다. 원인과 동기를 철저하게 따지고 대책이 따라야 할텐데 그렇지 않다.
민생치안만은 꼭 바로 잡겠다는 다짐을 들은지 오래고 그 반복이 몇차례나 되는지 기억조차 안난다. 엄포와 약속이 거듭될 때마다 핑계는 그럴 듯하고 결과는 속수무책이나 다름 없었다.
인신매매라는 극악한 범죄의 경우를 생각해도 그렇다. 한동안 극성을 부리더니 강력단속에 잠잠해 지는줄 알았다. 그런데 단속은 즉흥적이고 지속성이 없었다. 인간 쓰레기들의 범죄가 이번엔 어이 없게도 10대가 저지르는 지경이 되었다. 이것도 시국치안 탓이란 말이냐고 묻고 싶다.
한편 청소년 범죄의 흉포화와 급증을 치안차원에서만 다뤄야 하느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책임을 파고들자면 모두가 걸려 들 수밖에 없다 생각된다. 부모는 무엇을 했으며 사회와 교육은 그 임무를 과연 제대로 하였느냐는 물음에 대답할 밑천이 적을 뿐이다.
이제 복합적인 청소년범죄의 원인과 동기의 분석이 시급하고 그에 상응하는 대책이 빨리 세워져야 할 것이다. 그중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는 역시 민생치안의 확립이라 아니할 수 없다. 범죄유발의 요인과 허점이 있는 한 청소년들에 대한 유혹과 행동의 자극은 막기 어려울 것이다.
지금처럼 유해환경이 범람하고 제도의 모순이 갈등을 빚는다면 청소년 탈선과 범죄예방은 요원하기만 하다. 치안의 기틀이 굳건하게 잡히고 가정과 학교와 사회가 윤리성을 확립해야 이 문제의 해결은 단서가 잡힐 줄 안다.
청소년문제에도 총체적 난국의식이 요구된다. 이대로 우리의 새싹을 썩여가서는 안된다. 과장없는 총체적 대책이 서둘러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이 둑이 쌓여지지 못한다고 할 때 「내일이면 늦으리라」는 후회가 또 한박자 늦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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