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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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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0.06.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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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공산당 정권을 무너뜨리고 서독과의 통일을 택한 동독사람들이지만,걱정도 크다. 당장 걱정거리는 시장경제가 되면서 실업자가 되지않을까 하는 것이다. 동독 정부당국은 동서독의 경제통합이 이루어지면 2년안에 노동자의 4분의1선인 2백만명이 일터를 잃을것으로 보고있다. 경쟁력없는 공장들이 문을 닫아야 되기 때문이다. ◆서독 최대의 자동차회사인 폴크스바겐과 합작협정을 맺은 동독 츠비카우의 트라반트자동차공장장은 현대적인 생산기술이 도입되면서 대대적인 감원이 불가피하다고 예측한다. 동독의 자동차산업 관련취업자 21만5천명 가운데 9만에서 10만5천명의 실업자가 생길것으로 그는 보고있다. 『그대신 사람들은 새로운 의욕과 희망을 가지고 일하게 될 것』이라고 공장장 포이크트는 말한다. ◆이미 정년퇴직해서 연금으로 살고있는 사람들도 약 절반은 입에 풀칠도 어려운 지경이 될지도 모른다고 힐데브란트노동장관은 말한다. 주택ㆍ교통ㆍ생필품 등에 대한 정부보조가 끊겨 값이 그만큼 오를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걱정은 동유럽의 모든 나라들이 마찬가지다. 지난 5월25일 소련 노조중앙위의장이 근로자에 대한 보상이 없으면 「사회적 폭발」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한 것도 이때문이다. ◆「자유」는 책임과 경쟁이 따르는 힘드는 모험이다. 9일자 한국일보에 실린 「귀순자들의 오늘」은 북방외교에 들떠있는 우리들에게 흥미있는 사실을 일깨워주고 있다. 귀순자들의 대부분이 자유와 돈의 의미를 몰라 곤욕을 치렀고,더러는 끝내 적응하지 못하고 마는 불행도 겪었다는 얘기다. ◆김신조씨는 자유의 몸이 됐을때 『막막한 사막에 혼자 던져진 느낌』이었다고 한다. 그는 아이를 둘까지 낳고서야 돈을 모으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귀순자들은 대개 서울사람이 『깨끗하지만 겉과 속이 다른 사람들』이라는 느낌을 갖고있다. 왕조시대보다 더 혹독한 통제사회에 살아온 북의사람과,무절제하리만큼 자유에 익숙해져온 사람들의 어울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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