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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증가 요인부터 잡자(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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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증가 요인부터 잡자(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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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06.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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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가 계속 치솟고 있는 것도 큰 걱정이지만 올라가는 물가를 잡을 방안이 막연하다는 것이 더 큰 불안거리로 되어있는 요즘 실정이다.물가상승은 통화량 팽창외에도 임금인상이나 원절하등에 의해 적지않은 영향을 받게 된다. 그러나 과잉통화를 적절히 관리하지 못할 경우 만성적인 인플레를 막을 수 있는 길이 극히 제한되어 있다고 봐야 하겠는데 그 과잉통화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물가문제가 앞으로 당분간 우리 경제의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연초부터 지속적으로 오르기만 하고 있는 물가는 이미 금년도 정부억제목표인 5∼7%선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고,이보다 훨씬 높은 체감물가때문에 국민들 사이에는 이미 전반적인 인플레 기대심리가 만연돼 있는 줄로 안다. 환수가 어려운 과잉통화가 일반의 인플레 기대심리와 상승작용을 하게 된다면 물가는 과잉통화의 물가상승 유인치이상으로 급격히 뛰어 오르기 십상이다. 우리가 통화팽창을 물가불안의 핵심적 요인으로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중 총통화는 월평균 잔액기준으로 전달보다 1천69억원이 증가한 59조6천60억원으로 전년동월대비 23.0%가 증가했다. 이같은 증가율은 억제목표인 18∼21%를 웃도는 것이며 벌써 금년들어 5개월째 22%선을 상회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통화긴축 노력에도 불구하고 통화증가율이 계속 높아지고 있는 것은 통안채권발행이 한도에 와 있는데다 정책금융이 꾸준히 늘고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는데 한은은 6월중에도 1조2천억원의 돈을 더 공급할 계획으로 있다. 정부는 이달중에 만기가 되는 통화채 1조51억원을 모두 재발행하고 1조원어치를 추가로 발행,시중의 돈을 환수할 계획이라지만 해외부문에서도 4천∼5천억원가량 돈이 풀려날 예정인데다가 추경예산으로 편성된 2조5천억원이 그대로 추가방출된다면 통화는 글자 그대로 고삐풀린 상태가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통화채 발행만하더라도 주된 대상인 제2금융권이 증권시장 침체때문에 자금여유를 잃고있어 제대로 소화될 것인지 의심스럽고,설사 그럴만한 저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통화채 발행의 결과가 증권시장의 부양을 저해해서 침체를 장기화시킬까봐 과다하게 할당하기 어려운 처지에 있다.

이런저런 요인들을 감안할 때 이달중 아무리 통화관리를 잘한다고 하더라도 월중 증가율을 21%선 아래로 떨어뜨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그렇게 될 경우 2분기(4∼6월) 통화증가억제목표선이 지켜질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다고 봐야 할 것 같다. 통화당국은 연초부터 『월별 억제선은 유지하기 어렵더라도 분기별로는 억제선을 지킬 수 있다』고 수차 강조해 왔지만 현실적으로 억제선 유지가 불가능할 것이 분명해 짐에 따라 다시한번 지키지 못할 공언을 한 꼴이 된 셈이다.

정부가 통화억제선을 지키지 못하게 된 데에는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없지 않았음을 인정하나 올들어 6개월째 계속 뛰고있는 물가동향을 감안한다면 통화정책에 대한 새로운 검토가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경기활성화를 위한 통화공급의 유연성 발휘도 좋으나 경기활성화도 안정기조위에서 이루어져야지 인플레를 동반한 활성화라면 소기의 목적달성보다 부작용의 크기가 더 두드러질지도 모를 일이다.

정부는 정부부문에서 발생하는 통화증가요인부터 강력히 억제하면서 한편으로 통화의 흐름을 과소비나 투기쪽에서 생산적인 방향으로 돌리는데 힘을 기울여야 할 줄로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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