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대문경찰서 역전파출소장 김수환경위(43)는 파출소의 위치도 위치지만 가출 청소년에 대한 관심이 유별나 서울관문의 등대지기노릇을 하는 셈이다.자리에 앉아있는 시간보다 역대합실과 광장을 돌아다니며 가출 소년소녀를 찾아내는 시간이 훨씬 많은 김소장은 파출소직원들과 함께 새벽3시 목포에서 올라오는 통일호부터 밤11시55분 부산행 무궁화호까지 95편의 열차를 타고 내리는 가출청소년을 찾아내 보호하는 일을 주업무로 삼고있다.
지난해 2월 부임한 이래 보호조치를 한 청소년이 7백50명가량 된다.
재임중 큰 보람으로 삼고 해오는 일이나 요즘은 마음이 무겁다.가출원인과 가정환경 등이 궁금해 최근 그동안의 선도일지를 토대로 분석해본 결과,대부분의 청소년들은 부모의 무관심과 잘못으로 집을 뛰쳐나와 「탈선열차」를 타게된다는 결론을 얻었기 때문이다.
가정불화ㆍ이혼 등 부모의 무관심과 가난한 생활,박대에 못이긴 가출이 전체의 50.2%를 차지했다.
부유층자녀들도 없는것은 아니나 전ㆍ월세집에서 월수입이 평균 50만원이하이거나 맞벌이부부 자녀들이 가장 많았고 생계책임이 편부ㆍ편모ㆍ계부ㆍ계모에 있는 경우도 66.3%에 이르는 등 대부분이 결손가정이었다.
가출청소년의 60%는 보호자에게 인계됐으나 연락이 되지않거나 부모가 인수를 거부,시립아동보호소에 인계한 경우도 33.1%나 됐다.
지난달 30일 서울역 지하도에서 구걸을 하던 유모군(13ㆍY국교6)은 의붓아버지의 몽둥이 찜질을 견디다 못해 가출했다. 파출소직원들이 집으로 연락했으나 『데려가지 않겠다』며 인수를 거부,아동보호소에 데려다놓자 유군은 울먹이면서도 『이제 맞지않게돼 다행』이라고 말해 가슴이 아팠다.
김소장은 『서울역에서만 그많은 가출청소년이 발견된 것을 보면 전국적으로는 엄청난 숫자일 것』이라며 『가출한뒤 마음을 다져먹고 바른길을 향해 가는 소년소녀도 더러있으나 대부분은 범죄의 구렁텅이에 빠져 피지도 못하고 시들어 버리는 경우가 더 많다』고 가슴아파한다. 청소년문제에 대한 그의 걱정은 나라의 장래를 위한 것이다.<이충재기자>이충재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