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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안기금」한달 지수 13P 끌어올려/하루평균 백65억어치 사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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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안기금」한달 지수 13P 끌어올려/하루평균 백65억어치 사들여

입력
1990.06.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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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위적수요 창출로 폭락막아/큰손 단타이용 부작용도○5천4백억 매수주문

○…지난 4월말 주가폭락사태로 증시붕괴의 위기감이 팽배해지자 고육책으로 마련된 「증권시장 안정기금」이 지난 7일로 증권시장에 개입한지 한달이 지났다.

연말까지 증권 은행 보험 상장사를 대상으로 무려 4조8백8억원에 달하는 출자금을 조성할 계획인 증안기금은 이미 지난 5월에 1조원을 조성했고 6월중에도 1조3백8억원을 추가조성할 예정이다.

증안기금은 지난 7일까지 한달동안(거래일기준 26일) 3천4백70억원어치의 주식을 매입,시장에 개입하지않은 5일을 제외하면 하루평균 1백65억원가량의 주식을 사들였다. 이기간동안 매수주문이 5천4백16억원이었으므로 거래체결률은 64%인 셈이다.

증시의 공급물량압박속에 증안기금이 이처럼 적지않은 규모의 인위적 수요를 창출,「큰손」역할을 하자 「증안기금장세」라는 유행어가 나돌기도 했다.

○금융ㆍ대형제조주 73%

○…증안기금이 증시에 처음개입하기 전날인 5월7일의 종가가 7백91,지난 7일의 종가가 8백4이므로 증안기금개입후 종합주가지수는 13포인트 올랐다.

물론 4월말 주가폭락이후 일반투자자들의 반발매수현상도 나타났고 5월말에는 「한소정상회담」이라는 대형호재가 전해지며 투자심리를 부추기기도 했지만 증안기금이 어느정도 「주가받치기」역할을 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이다.

증안기금은 주가가 많이 떨어지거나 상승세를 보이면 2백∼3백원씩 호가를 높게붙여 위축된 장세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증시회복에 기반을 마련했다.

경기회복과 이에 따른 증시회복때까지 인위적 수요를 창출하며 시간을 버는데는 제몫을 한셈이다.

○주가조작 가능성도

○…업종별로는 주가관리에 치중하다보니 전체매입주식의 절반가까이가 은행 증권 단자등 금융주에 편중됐다.

지난 한달동안 1천3백85억원어치의 금융주를 매입,전체매입의 40%가량을 차지했다. 또 주가에 많이 반영되는 조립금속 석유화학등 대형제조업도 1천1백13억원으로 32%를 차지,금융주와 대형제조업주가 72%에 이르고 있다.

증안기금은 초기에는 주로 금융주 대형주만을 매입,주가관리에만 너무 치중,단기처방에 급급한다는 비판이 대두되자 지난달말부터는 투자패턴을 변경,전업종에 걸쳐 매입주문을 내고 있다.

○일반매입유도가 문제

○…증안기금은 이같은 긍정적인 역할을 잘 해냈지만 운영방법은 다소 미숙하다는 지적도 적지않다.

우선 신용 및 미수등 급한 매물을 사주어야 증시의 물량공급압박을 해소할 수 있는데 증안기금개입을 노린 단기이식매물이 출현,본래목적에서 이탈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증권사관계자들에 따르면 증안기금이 일선증권사의 법인영업부를 통해 「사자」주문을 내는데 증권사의 입장에서는 최대고객인 기관투자가들에 주문사실을 미리 알려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큰손과 일부 일반 투자자들도 증안기금의 개입을 노린 단타를 하고있어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증안기금이 증권 상장사등 자금출연회사의 주식을 우선 매입한다는 방침을 정해,해당회사의 내부자거래등을통한 주가조작을 유발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증안기금은 일단 주가 8백선회복에는 성공했지만 대기매물이 집중포진한 8백20선,8백40선을 어떻게 돌파하느냐가 앞으로의 과제이다.

물론 연말까지는 계획대로 4조8백8억원이 차질없이 조성될 전망이지만 문제는 일반투자자들의 매입을 어떻게 유발시키느냐이다.

아직까지도 「일반매도」「기관매수」라는 침체기의 양상이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경기가 올해안에 회복되고 증시도 되살아난다면 증안기금이 할 역할은 없어지겠지만 좀처럼 투자심리가 회복되지 않을 경우 증안기금의 매입 여력에도 한계가 있는 것이다.

또 일본에서와 같이 증안기금이 본격개입한뒤에도 주가폭락사태가 올 경우에는 증시가 좀처럼 회복하기 어려운 붕괴사태로 치달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유영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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