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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무마작업/황소웅 편집부국장(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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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무마작업/황소웅 편집부국장(메아리)

입력
1990.06.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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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의 한소정상회담이후 당사자인 한국과 소련은 물론 미국과 일본 등 관계국들은 지금 여러갈래로 북한을 달래고 있다.한국은 앞으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겠지만 우선 7일 열린 안보정책실무대책단회의에서는 북한측이 제의한 군축안중 일부 내용의 수용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 나왔다.

일본은 나카야마외상의 입을 통해(5일 참의원예산위) 『북한이 한반도의 새로운 움직임속에서 일본과 하루라도 빨리 국교가 시작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취한다면 이에 적극적으로 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며,일본은 북한의 요청이 있으면 언제라도 적극적으로 응할 용의가 있다』면서 관계개선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미국은 상당히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미국무부의 리처드슨 한국과장은 『미국­북한간의 국제전화를 가까운 시일내에 개통시킬 것』이라면서 『북한주민의 미국이민이나 초청방문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며 학자 교수 학생들의 교류 및 유학도 적극 권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소련은 시간이 갈수록 샌프란시스코회담에서 이뤄진 성과가 별로없다는 제스처를 통해 간접적으로 북한의 거센 반발을 무마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

이고르ㆍ로가초프 소련외무차관은 『한소사이에 외교관계를 수립한다는 내용은 아무것도 없으나 그렇게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도 없다』면서 수교합의를 부인하면서 여운은 남기고 있다.

소련의 인테르팍스통신은 고르바초프대통령의 측근의 말을 인용,『한소양국간의 외교관계수립이나 양국지도자가 상호 방문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들은 전혀 근거없는 것』이라고 정면으로 부인하고 있다.

북한과 가장 가까운 중국은 이렇다할 공식논평을 아직까지 하지 않고 있다.

북경발 외신을 보면 중국의 관영언론이 한소정상회담을 보도하고 양국간 수교에 합의했다는 노태우대통령의 발언과 소련은 모든 국가들과 관계를 개선할 것을 바라고 있다는 고르바초프대통령의 발언을 소개한 점을 들어 중국이 양국간의 수교가능성을 승인한 것이 분명하다고 전하고 있다.

중국까지 현실을 인정하고 나오는 분위기라면 북한은 속절없이 사면초가에 빠지고 만셈이다. 그러나 북한의 반발은 여전히 심상치않다. 북한관영중앙통신은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이 증오하는 한국의 지도자와 「도저히 용서할 수 없고 배신적인 거래」를 했다』면서 『우리민족은 그같은 독재자와 얼굴을 마주한 크렘린당국의 태도에 대해 회의를 가지지 않을 수 없다』고 신랄하게 비난했다. 현재로서는 관계국들이 아무리 달래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태도같다. 그러면 북한은 장차 어떻게 하겠다는 말인가.

냉전체제의 얼음덩어리가 모두 녹아 내리는데 혼자서만 계속 빙하로 남을 수 있다고 생각한단 말인가. 북한은 스스로 오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는게 분명하다.

이런 오판을 깨우쳐 주는데 관계국들의 노력이 아직 부족하다는 얘기도 된다. 북한의 고립을 진정 원치 않는다면 한국은 물론 소련과 미국 일본은 말로서가 아니라 구체적인 행동으로 북한을 달래는 일에 나서야 할 것이다. 특히 한미양국은 북한이 그동안 주장하고 요구해온 여러가지 사항들을 재검토해 보고 허무맹랑한 것이 아니면 적극적으로 검토해 보는 신사고의 자세로 나가지 않으면 경직된 북한을 설득하여 개방무대로 끌어내기가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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