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방열기 내치 연결에 안간힘 민자/여 독주 경계ㆍ의전상 결례 지적 평민/“인기만회 이용해선 안돼” 쐐기 민주/“분단고착전략 아니길” 경계론 재야○…노태우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의 샌프란시스코회담과 관련,여야는 이 회담이 2차대전후 형성된 냉전체제를 허물음과 동시에 남북한 관계변화의 큰 계기로 평가함과 아울러 각기 당차원의 후속대응책 모색에 부심.
민자당은 한소및 한미 정상회담이 끝난 7일 당무회의에서 당차원의 북방정책 수립을 위해 북방특위 설치를 의결하는등 북방열기를 효율적으로 흡수하려는 자세.
평민당은 한소 정상회담의 파급효과를 일찌감치 예측,일단 환영하면서도 초당외교등을 강력히 주장해 자칫 북방러시로 평민당의 상대적 위상축소에 상당히 신경을 쓰는 눈치.
○“외화내빈” 비난 우려
○…민자당은 특히 한소 정상회담이 내리막길을 걸어온 당 인기를 모처럼 상승곡선으로 돌아서게 했다고 자평하면서도 6공의 정책이 항상 「외화내빈」이었다는 안팎의 비판을 의식한 듯 노대통령 귀국후 「내치」의 숙제를 어떻게 풀 것인지에 대해 고심하는 표정.
민자당은 북방정책의 성공을 위해서는 우선 여야관계의 안정이 급선무라고 판단,오는 13∼15일께의 여야 영수회담 성과에 관심을 집중.
김영삼대표는 7일 당무회의에 앞서 『한소 정상회담은 동북아와 한반도의 냉전을 퇴조시키고 멀잖은 장래에 한반도에 대화를 정착시켜 통일로 가게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 그는 이어 『북한도 이를 계기로 개방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중국의 변화까지도 확신.
김대표는 그러나 『과거에는 불행히도 88올림픽등 세계적인 업적을 내치와 연계시키지 못했다』고 지적하면서 『이번에는 꼭 합리적이고 능동적인 당정의 북방정책 추진을 통해 이 시대를 이겨나가야 한다』고 역설.
김종필최고위원도 한소 정상회담을 『양국간 신기원을 긋는 쾌거』라고 평가하면서 『북한이 어느정도의 시간과 양,폭을 가지고 변화할지는 측정하기 어렵지만 변화한다는 것만은 분명한 결론』이라고 추측. 그러나 김최고위원은 보안법개정등 개혁입법에 대한 민자당의 전향적인 변화가능성에 대해서는 『옷을 벗어도 감기가 들지 않을 정도여야 한다』며 예의 신중한 태도를 견지.
박태준최고위원은 『소련과의 경제협력은 우리로서는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이 부문의 가능성을 평가하면서 『민간부문에서 교통정리가 필요할 정도로 많이 뛰고 있어 희망적』이라고 언급.
○“북한 변화” 한목소리
○…평민 민주당(가칭) 등 야권은 한소 정상회담이 지니고 있는 의미를 충분히 인정한다는 바탕위에서 소련과의 관계정상화등의 북방외교가 지니고 있는 「과실」을 여권이 국내정치에 지나치게 활용해서는 안된다는 입장.
야권일각에서는 회담이 연기되었고 의전상의 「결례」가 있었다는 점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회담자체의 의미를 과소평가할 수는 없다는 생각인 듯.
김대중 평민당총재는 6일의 기자간담회에서 『샌프란시스코회담이 한반도와 동북아 안정에 기여하고 무엇보다도 46년동안 계속되고 있는 분단상황 해소에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회담결과를 높이 평가한다』고 언급.
야권이 문제삼고 있는 것은 북방외교가 여권의 전유물이 되어 초당외교가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점과 외교성과에 걸맞는 국내정치에서의 후속조치가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
여권이 정상회담의 여세를 몰아 3당합당후 첨예한 대립양상을 보이고 있는 국내정치에서 독주하려 하거나 입지강화를 시도할 경우 좌시하지 않겠다는 자세인 듯.
○초당외교 안돼 불만
○…야권은 정부가 외교실적을 의식한 나머지 지나치게 북방정책을 서둘러서는 안된다는 점을 경고.
평민당은 정상회담문제를 본격 논의한 지난 5일의 총재단회의에서 ▲KAL007기 격추사건과 6ㆍ25남침문제가 거론되지 않았다는 점 ▲소련이 일본과의 경제협력을 노리고 우리를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 ▲소련경제가 안고있는 구조적 취약점에 대한 사전검토가 이뤄진 뒤 경제협력이 추진되어야 한다는 점등을 지적. 야권은 또 국가보안법의 폐지와 안기부법 등의 개폐등을 통해 국내정치에 있어서 민주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병행.
○제도적 장치마련 촉구
○…민주당(가칭)도 한소 정상회담에 대해 일단 환영하면서도 국내정치에의 파급효과에 대해서는 신경.
이같은 민주당의 자세는 정상회담직후 발표된 공식성명에서 잘 나타났는데 장석화대변인은 『양국의 조속한 국교정상화등에 원칙적인 합의를 이룬 데 대해 역사적인 사건으로 평가하며 환영한다』면서도 『국내정치가 실종된 시점에서 인기만회를 위해 이용하려는 의도가 있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지적.
한편 민연추등 재야는 「환영」을 주조로한 성명을 발표하면서도 『강대국의 한반도분단 고착화전략의 일환이 아니기를 기대한다』는 경계론을 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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