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40%”… 하벨주도 중도좌파 노선 추구/슬로바키아선 열세… 분리독립이 최대이슈지난해 11월 벨벳혁명으로 공산정권을 무너뜨린 체코슬로바키아가 8ㆍ9 양일간 새로운 민주정부구성을 위한 선거를 실시한다.
44년만에 치러지는 이번 자유총선거에서는 바츨라프ㆍ하벨 현과도정부대통령이 이끄는 시민포럼과 기독민주연맹,「폭력을 반대하는 국민운동」등 모두 23개 정당이 등록을 마치고 열띤 선거전을 벌였다.
그동안 선거전에서는 체코와 슬로바키아 양공화국의 분리독립문제와 지난 40여년간 공산당의 일당독재체제하에서 피폐된 경제를 시장경제체제로 전환하는 문제가 이슈였다.
최근 여론조사결과 하벨대통령의 개인적 인기에 힘입어 약 40%가량의 지지를 얻고 있는 시민포럼의 승리가 확실시 되며,기독민주연맹과 「국민운동」이 각각 20% 내외의 지지를 얻고 있다.
시민포럼은 그동안 체코의 민주화를 이끌어왔던 17개 운동단체들의 연합체로 중도좌파적 경향을 띠고 있다.
정당이라기 보다는 아직도 재야단체로서의 성격이 강하나 의외로 조직력에서 다른 정당을 압도하고 있다.
시민포럼은 현재 체코슬로바키아연방공화국을 구성하고 있는 체코와 슬로바키아양공화국의 분리독립을 반대하고 있으며,폴란드식의 충격적인 경제전환보다는 헝가리가 채택한 점진적인 시장경제체제를 선호하고 있다.
시민포럼의 우세지역은 체코의 서부지역인 보헤미아와 모라비아지방인데 총인구 1천5천백만중 3분의 1이 거주하는 슬로바키아공화국에서는 상대적으로 기독민주연맹에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독민주연맹은 분리독립에 찬성하는 대부분의 가톨릭계 슬로바키아공 주민들의 지지를 받으면서 시민포럼의 자매정당이라고 할 수 있는 「국민운동」과 2위다툼을 벌여왔다.
이번 선거의 최대쟁점인 분리독립문제는 공산정권하에서는 표면에 드러나지 않았었으나 지난해 변혁이후 각민족간의 대립이 노골화되면서 체코 민주화의 「뜨거운 감자」로 대두되었다.
체코는 지난 1919년 보헤미아 모라비아 슬로바키아 등 3개지방이 합쳐 국가로 출범했으나 이후 각지방이 독립적 성격을 강하게 띠면서 분리움직임을 보여오다 68년 「프라하의 봄」사태이후부터는 체코와 슬로바키아공의 연방체제를 유지해왔다.
체코공보다 경제력이 뒤지는 슬로바키아는 연방체제로부터의 분리독립을 요구해왔으며 이번 선거를 계기로 아예 새의회서 제정할 신헌법에 이를 반영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따라서 슬로바키아공에서는 기독민주연맹이외에도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슬로바크국민당등 일부급진정당들이 유권자들의 지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연방체제의 존속을 원하고 있는 하벨대통령은 슬로바키아에서 「국민운동」이 승리해 시민포럼과 연정을 구성할 것을 내심 바라고 있으나 현재 선거전으로 볼 때 그 결과를 예측하기는 어렵다.
시민포럼은 일단 체코전체선거에서 승리할 것을 예상,자매정당인 「국민운동」이 슬로바키아에서 패배할 경우 차선책으로 덜 급진적인 기독민주연맹과의 연정도 검토하고 있다.
시장경제로의 전환에 있어서도 시민포럼과 「국민운동」은 인플레의 악화로 인한 실업과 기업의 도산을 막기 위해 점진적 방법을 택하겠다고 약속해 왔다.
이에 대해 기독민주연맹측은 원칙적으로 시장경제체제에 찬성하면서도 그 속도가 너무 느리거나 사회주의적 방향으로 가는 것은 막겠다는 태도이다.【이장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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