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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소 접근 돌다리 두드리듯(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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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소 접근 돌다리 두드리듯(사설)

입력
1990.06.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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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에서 가진 한소 정상회담은 얄타냉전체제를 종식시키고 화해와 협력의 남북관계를 바탕으로 한 한반도의 평화통일 구축을 위한 역사적인 사건임에 틀림없다.우리가 노태우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과의 대좌에 대해서 남다른 감회와 흥분을 갖는 것은 86년동안 한소관계의 단절과 45년동안의 적대관계를 청산하는 의미가 내포돼 있기 때문이다.

돌이켜 보면,소련과의 관계는 1884년 조노 수호조약을 체결한 이래 적대관계로 얼룩진 1백여년의 악연의 연속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련은 1904년 노일전쟁에서 패배함으로써 「먼 나라」로 철수했다가 제2차대전 종전직전에 포츠담선언에 참가,북한에 진주해서 남북분단을 초래했고 50년엔 김일성을 부추겨 「6ㆍ25」동란을 일으켰다. 가깝게는 83년 KAL기를 사할린 상공에서 전투기로 격추시켜 무고한 승무원과 승객 2백69명의 인명을 앗아갔다.

소련은 늘 우리의 반대편에 서서 우리를 괴롭혀왔던 사회주의국가의 종주국이다. 이런 소련의 국가원수인 고르바초프대통령과 노대통령이 마주서서 미소를 머금고 악수하는 한장의 사진을 보면서 격변하는 국제정세를 실감하고 『국제정치에서는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다』는 20년전 필리핀의 로물로외무장관의 말이 상기된다.

이런 변화속에서 무엇보다 우리에게 각별히 요청되는 것은 정치지도자를 비롯해서 국민 모두가 흥분을 가라앉히고 냉철한 마음으로 한소 정상회담으로 맺어진 북방외교의 성과를 국익차원에서 다져나가는 일이다.

우리는 북방외교의 종국적인 목표가 폐쇄적인 북한을 개방사회로 끌어들여 남북대화에 의한 평화통일에 그 목표가 있다면,한소 정상회담과 이에따른 한소수교는 북한을 고립시키거나 자극하지 않는 방법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믿는다. 그래서 북한이 한소 정상회담의 성사로 극도의 좌절감에서 저지를지도 모를 불장난에 대해서도 만반의 준비태세를 갖춰야 될줄로 안다.

이런 과정에서 보면 노대통령과 고르바초프대통령과의 한소 정상회담은 냉전체제의 종식이라는 「희망」과 북한의 고립에 따른 도발이라는 「위험」이 같이 내재하고 있다는 것을 위정자들은 잊어서는 안된다.

또한 우리가 한소관계에 있어 유의할 점은 한소경협을 성급하게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소련은 오랫동안 「철의 장막」속에 숨겨져 있던 사회주의국가이기 때문에 우리에겐 모르는 점이 너무 많다. 소련의 정치제도와 경제체제 등의 차이로 자본주의국가들의 경제협력이 원활치 못한 것이 사실이다. 올들어 서방기업들의 대소 합작투자가 매 분기별로 2백80여건씩 늘어나 지난 5월말 현재 총 1천7백여건에 이르렀지만 현재 성사ㆍ가동되고 있는 것은 80여건에 불과하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제 우리는 국민 모두가 차분한 마음가짐으로 서둘지 말고 무엇이 남북 평화통일과 국가이익에 알맞는가의 기준에 따라 행동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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