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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화해물결 마침내 아주로”/한ㆍ소 정상회담 세계언론의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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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화해물결 마침내 아주로”/한ㆍ소 정상회담 세계언론의 반응

입력
1990.06.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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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ㆍ북한 등 경쟁외교 가능성 미 WP/양국 호혜적 경협등 새 전망 소 타스세계의 유수언론들은 지난 5일의 한소 정상회담을 사설등을 통해 일제히 보도했다. 특히 이들 각국의 유력지들은 샌프란시스코 정상회담이 한소 관계개선및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위한 초유의 이벤트라는데 시각을 일치하는 한편 냉전의 해빙이 드디어 아시아에서도 시작됐다고 역설했다. 소련의 타스통신을 비롯,미국의 워싱턴 포스트,영국의 가디언지,프랑스의 르몽드지,일본의 아사히신문 등 유력언론의 관련사설등을 통해 한소 정상회담 성과를 간추려 본다.

○미 워싱턴 포스트

한소 정상간의 샌프란시스코회담은 유럽에서의 화해조류가 아시아에까지 확산되고 마침내 남북한 통일로까지 이어질 잠재성을 지닌 한소간 해빙을 극적으로 보여주었다.

유일하게 분단상태를 지속하고 있는 한반도에서는 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방대한 두 군대가 대치,언제 다시 전쟁이 폭발할지 모르는 상태이다. 미국은 오랜 맹방인 한국에게 계속 충실하면서 중ㆍ소의 맹방인 북한과의 제한적 대화를 시작했다.

한편 소련도 무역과 88올림픽의 참가로 한국과의 접촉을 증대시켰으며 한소간 공식관계의 수립을 전망케 하는 교묘한 정치적 이니셔티브를 취하고 나왔다.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은 미북한 관계보다 한소관계를 더욱 돋보이게 하고 있으며 어쩌면 이에 뒤지지 않으려는 외교적 경쟁을 야기시킬지도 모른다.

또한 중국과도 한반도문제 해결에는 협의가 있어야 하며 일본도 이에 참여해야 한다. 한반도문제는 한국인들이 협상을 통해 스스로 해결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러나 북한은 김일성이라는 78세의 스탈린주의 독재자가 노­고르비회담으로부터 올바른 결론을 도출,북한도 새 시대에 적응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깨닫지 않는 한 계속 요지부동일 것이다.

○불 르몽드지

역사적인 제2의 정상회담이 6월4일 백악관에서 멀리 떨어진 샌프란시스코에서 미하일ㆍ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과 노태우 한국대통령 사이에 열렸다. 이 최고의 고위공식접촉은 외교관계 수립의 길을 열 것이다. 『열매는 익는 중이며 완전히 익었을 때 우리는 그것을 딸 것』이라고 소련대통령은 말했다.

한소관계의 접근은 86년 고르바초프대통령이 아시아의 모든 국가와의 관계정상화 의지를 선언한 「블라디보스토크선언」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88년 9월 소련선수들은 서울올림픽에 참가했고,모스크바는 한국과의 협력희망을 확인했다.

작년 양국은 무역사절단과 영사대표를 교환하면서 관계정상화를 가속화 했다. 동구권의 거의 전부의 국가들이 서울과 이미 외교관계를 맺었다. 서울과 모스크바는 그들의 화해에서 커다란 이익을 찾는다. 노대통령은 고르바초프대통령이 남북한의 재회를 촉진시키고 김일성에게 지구 마지막 스탈린체제의 하나를 해방시키도록 격려해줄 훌륭한 역할을 기대한다.

소련은 한국이 원전에 필요한 우라늄을 한국에 공급하면서 한국이 소련내에,특히 시베리아에 투자할 것을 기대한다. 소련은 특히 일본이 미온적이기 때문에 「한국카드」 행사에 애착을 갖고있다.

샌프란시스코회담은 평양에서 매우 받아들이기 힘든 모욕이다. 그들의 눈에 그것은 한반도분단 영속화의 신호다. 한가지만은 확실하다. 북한정권도 이렇게 고립된 적이 없다. 서울은 경계를 거두지 않을 것이다.

○소 타스통신

(정치문제분석가 유리ㆍ코르닐로프기)

서방언론들은 고르바초프대통령과 한국의 노태우대통령간의 짤막한 회담과 관련,이는 아마도 소련의 대아시아정책에 있어 「극적인 변화」를 보여주는 「정치적 대사건」이라고 설명했다.

실상 이번 샌프란시스코회담은 한국과 소련 두 국가의 수반이 지난 수년만에 처음으로 만났다는 점만으로도 대사건이다.

모든 국가와 직접적인 정치적관계를 증진시킨다는 소련정책의 핵심과 관련지어 볼때 이번 한소 정상의 회담은 특별한 것은 아니다. 이는 새로운 정치적 사고와 부합되는 우리의 일관된 접근을 반영한 것일 뿐이다.

앞서 고르바초프대통령의 지난 86년 7월 블라디보스토크연설과 88년 9월 크라스노야르스크 연설을 통해 구체화된 아시아지역의 평화와 안보증진을 향한 소련의 정책은 이같은 원칙들에 기초를 두고있다.

광범위한 정치적 맥락안에서 소한 관계증진 문제를 생각해볼 때 양국관계는 소련의 이같은 대아시아정책의 한 요소를 구성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서 고르바초프대통령이 크라스노야르스크 연설을 통해 『전반적인 한반도 상황의 개선이라는 테두리안에서 한국과 경제관계를 수립할 가능성이 대두할 수도 있다』고 말한 것을 상기시키고 싶다.

이같은 말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양국간의 지난해 상품교역량은 6억달러에 달했으며 한국무역진흥공사(KOTRA)의 모스크바사무실이 문을 열었고 소련상공회의소 대표부가 서울에 설치됐다.

최근 아시아 태평양지역에서 일어난 변화로 가능해진 양국간의 이번 만남은 앞으로 양국간의 호혜적인 관계및 다양한 협력증진을 위한 새로운 전망을 열어줄 것이다.

○일 아사히신문

냉전의 해빙이 아시아에도 시작됐다. 고르바초프대통령과 노태우대통령이 악수를 하며 회담하는 모습을 보고 그렇게 느꼈다. 한소 양국은 국교수립에 원칙적으로 합의하고 정상이 상호방문하기로 했다. 획기적인 일이다.

모순되는 것 같지만 『해빙이 시작될 때가 가장 위험하다』는 대처 영국총리의 말이 생각난다. 북한이 고립화로 몰리면 오히려 동북아의 불안정이 고조될 우려가 있다. 북한이 대행조치로 주소대사를 격하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흘러 나오고 있다.

북한은 한국이나 주변국과의 대화테이블에 나와야만 한다.

한국도 주변국가들도 북한의 진로에 협력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미ㆍ일도 북한과의 관계정상화나 경제재건을 위한 협력에 소극적이 되어서는 안된다. 동시에 이러한 움직임이 북한지도층의 권위실추가 되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를 해야 함은 당연한 일이다.

○영 가디언지

(아이단ㆍ포스터ㆍ카터 영리즈대교수 기고)

4일 한소 대통령의 전례없는 회담은 1945년 열강이 한국을 분할한 이후 적으로 있었던 양국간의 전면적인 외교관계 수립의 길을 열고있다.

그것은 또한 반공이라는 서울의 담요를 최근 수년간 무용지물화 하면서 북한의 공산주의 맹방에 대해 펴온 한국의 「북방정책」이 궁극적으로 포상받는 것이기도 하다.

그중에서도 모스크바는 왕관의 보석이다. 서울올림픽이후 비록 처음엔 비공식적이었으나 이제 상호의 구애는 활짝 만개했다.

경제뿐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즉각적이고도 장기적인 상호이익이 존재한다. 고르바초프대통령이나 노태우대통령이나 마찬가지로,특히 후자가 다루기 힘든 국민들에게 그들의 회담이 뭔가 뚜렷한 것을 돌려줄 것을 기대한다.

장기적으로 소련과 양국의 정상적인 관계는 냉전적 대치가 여전히 존재하는 이 지역의 안보정세를 변모시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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