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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자 유치통한 경제성장 총력(윤석민특파원 통일예멘을 가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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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자 유치통한 경제성장 총력(윤석민특파원 통일예멘을 가다:2)

입력
1990.06.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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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인구 70% 농업종사… 제조ㆍ공업 특히 낙후/원유생산불구 값하락에 “회복 역부족”판단/몰수 외국기업재산 환원 추진북예멘의 유일한 일간지인 알타와라지는 요즘 남예멘의 화폐 디나르화를 견본사진과 함께 소개하는 중앙은행의 공고를 매일 2개면에 게재하고 있다.

남북예멘이 통일을 선언한 지난달 22일 이후 디나르화와 북예멘의 리알화가 통일과도기간인 30개월동안 공동으로 쓰이게 됐기 때문이다.

디나르와 리알의 교환비율은 1대26으로 정해졌다. 그러나 미달러화를 중심으로 양 화폐의 상대교환비율을 엄격히 따져보년 1디나르는 20리알 정도가 합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대적으로 경제형편이 나은 북측이 남측의 사정을 배려한 대표적 사례중 하나이다.

이렇듯 남북예멘의 통합과정은 모든 분야에서 타협과 관용의 정신아래 놀라울 만큼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30개월의 과도기간이 끝나고 오는 92년말 공식 출범할 통일예멘의 공식화폐는 디나르화로 정해졌지만 중앙은행기능은 북예멘 중앙은행이 맡는다.

또 정치통합에 있어서도 살레 전북예멘 대통령이 통일예멘 대통령직을 맡았고 과도기간동안 합의제로 국정을 이끌어갈 5인 대통령평의회중 3자리를 북예멘이 차지했지만 남예멘은 부통령,총리,국회의장을 맡아 「황금분할」을 이루었다.

과도내각과 의회구성도 기존각료나 의원들이 참여하도록 조정했다.

물론 이같은 권력배분방식은 철저한 나눠먹기식이란 비난을 받을 수도 있고, 정국운영에 불안요소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지만 통일예멘의 장래를 낙관케하는 대목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통일예멘의 장래를 결정할 경제적 전반적 사정은 그리 밝지는 않다.

북예멘만 하더라도 외채와 외환부족으로 허덕이고 있는 마당에 경제적 파산을 선언한 남예멘을 떠맡게 됐기 때문에 통일예멘이 자력으로 경제회복을 이루기는 어려운 입장이다.

양국이 당초 올해 11월로 예정된 통합을 6개월이나 앞당겨 선포한 배경에는 지난달 28일 바그다드에서 개최된 아랍 정상회담에서 보다 많은 원조와 지원을 받아보자는 계산이 깔려 있었다.

현재 북예멘의 외채는 50억달러선. 액수로는 그리 많지 않지만 엄격한 외환통제 및 수입억제정책에도 불구하고 무역적자가 매년 10억달러를 상회한다.

가장 중요한 외화수입원은 석유판매대금. 지난 88년부터 선경ㆍ삼환 등 한국기업의 참여로 개발한 마레브유전에서 연간 20만배럴의 석유를 생산,본격적으로 산유국대열에 끼어들기는 했으나 원유가 하락으로 침체된 경기를 활성화하기에는 역부족이다.

1천년 이상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는 북예멘의 수도이자 통일예멘의 수도가 된 바벨예멘(구 사나)의 한 장터에는 소련제 성냥에서 미제 에어컨까지 갖가지 외국상품이 가득차 있었다. 이들 대부분이 밀수품이라는게 현지인의 귀띔이다. 이들 밀수품들은 사우디아라비아나 오만으로부터 흘러들어 오고 있는데 국경표시조차없는 사막을 넘어들어 오는데다 품목도 워낙 광범위해 단속은 생각조차 할 수 없는 형편이라고 한다.

또 북예멘은 「검은 황금」에만 의존하는 중동국가들이 대부분 그러하듯 공업분야는 아직 초보단계에 머물러 있다.

특히 제조업부문은 극히 낙후된 실정이다. 취업인구의 70%가 커피ㆍ꿀 등 기초농업에 종사,GNP의 30%를 차지하는 원시경제 형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동서독 통합에서는 막대한 부를 축적한 서독이 통합에 소요되는 비용을 감당할 수 있지만 북예멘으로서는 꿈도 꾸지못할 실정이다.

북예멘은 OPEC(석유수출기구)에 가입치 않아 쿼타에 얽매이지 않고 산유량을 크게 늘릴 수 있지만 그럴 생각이 있어도 석유개발,상품화 등에 필요한 기반시설이 부족해 외국의 지원없이는 불가능하다.

이런 사정때문에 과도예멘정부가 전력을 기울이는 것은 신뢰회복을 통한 외자유치사업이다. 아울러 지난 69년 남예멘 공산정권이 들어서면서 몰수한 개인 외국기업등의 재산을 환원시키는 문제를 논의하고 있으며,조만간 이같은 조치가 실행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영국통치하에 있을 당시 남예멘이 중동최대의 무역중심지였던 점을 상기할때 통일예멘은 적절한 대외개방조치가 뒷받침된다면 경제발전을 이룰 잠재력은 충분히 갖고 있다. 남북예멘의 진정한 통일작업은 이제부터 시작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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