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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일… 살아남은 「원로」2명 「동작동 동료」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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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일… 살아남은 「원로」2명 「동작동 동료」찾아

입력
1990.06.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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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20분 훈련받고 출격 자원/보라매 4명 창공에 지다/6ㆍ25 7일째 무스탕기 10대 받아 출격/포탄맞자 적 돌진 산화도6일은 35회 현충일. 「임들은 나라위해 우리는 임들위해」라는 플래카드가 거리곳곳에 내걸려 호국ㆍ보훈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5일상오 서울 동작동 국립묘지에서는 백발의 보라매 2명이 6ㆍ25발발 1주일마에 F51무스탕전투기 10대를 일본의 미공군기지에서 몰고와 혁혁한 전과를 올리다 산화했던 동료들을 추모하고 있었다.

한국 최초의 전투기조종사 10명중 생존자는 김신 전 교통부장관(67ㆍ당시 중령)과 김성룡의원(63ㆍ민자당ㆍ당시 중위),장성환 전 공군참모총장(69ㆍ당시 중령) 등 3명. 이 가운데 미국체류중인 장씨를 제외한 두 김씨는 장렬하게 전사한 이근철 대령(당시 33ㆍ준장추서),장동출 중위(24),이상수 중위(23),김영환 중령(27) 등 4명과 전후에 병사한 박희동 대위,강호윤 대위,정영진 중위 등 3명의 묘비를 쓰다듬으며 만감에 휩싸였다.

6ㆍ25당시 미그 15기와 T34탱크를 앞세우고 남침한 인민군에 대해 아군의 공군력은 캐나다에서 도입한 10대의 T6연습기(건국기)와 L4,L6 연락기가 각각 22대 뿐이었다.

거듭된 전투기제공요청을 거절하던 미국은 남침다음날인 26일상오 『기종전환훈련없이 전투기조종이 가능한 조종사가 몇명인가』를 물었고 당시 김정렬공참총장(준장)은 64명의 조종사중 김씨 등 10명을 꼽았다.

수원공군기지에 집결한 젊은 조종사들은 일본파견명령을 받고 C47수송기에 실려 일본의 이타즈게 (판촌) 미제5공군기지로 향했다.

1주일간 머무는동안 악천후로 인해 이들이 받은 비행훈련은 단 한번(20∼30분)뿐.

백척간두의 위기에 처한 조국과 가족에 대한 걱정으로 잠을 못이루던 김씨 등은 『파티대신 훈련을 받고 싶다』고 간청한 끝에 겨우 훈련을 받을수 있었다. 영등포가 적의 수중에 떨어지고 공군은 사실상의 해산명령을 받고 뿔뿔이 흩어진 상태였다.

김씨 등이 7월2일 하오10시 태극마크를 단 전투기를 몰고 귀국하면서 흩어졌던 정비병들이 다시 모여들기 시작했다.

선임자였던 이상석대령은 충분한 훈련뒤에 출격하라는 지휘관의 당부에 『전쟁의 승리는 사기에있다. 공군이 다시 서기위해 더 이상의 훈련을 생략하고 출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구기지에 도착한 다음날인 3일 한국조종사들의 F51 2개편대는 수원으로 남하하는 적전차부대를 공격,첫 전과를 올렸다.

이어 4일 낮12시30분 이 대령은 영등포상공에서 적전차에 기총을 쏘며 급강하하던중 대공포화를 맞자 전차에 돌입,자폭했다. F51을 탄 그의 3번째 출격이었다. 김성룡씨는 『기총과 로켓발사버튼이 생각이 안날 만큼 우리는 F51에 대한 숙지도가 낮았다』고 당시를 회고한다.

유엔군사령부는 8월 한국의 무스탕편대는 대구비행장을 미ㆍ호주공군에 내주고 활주로가 짧은 진해기지로 이동토록 했다.

경상도사나이로 15회를 출격했던 장동출중위는 이 기지에서 적군진지 폭격을 위해 이륙하다 활주로를 이탈,미국의 사진기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바다에 추락사했다.

9ㆍ28수복후 승승장구하던 10월13일 이상화중위는 2백50㎏폭탄과 로켓탄을 장착,평양북부 인민군총사령부를 폭격하다가 대공포화에 전사했다.

김성용씨는 추락한 이중위의 육편을 찾아냈을 때의 충격을 지금도 잊지 못하고 있다.

김영환중령은 종전후인 54년 작전수행중 애기와 함께 실종돼 영영 돌아오지 않았다.

「빨간 마후라의 원로들」은 피가 끓는 그 6월을 다시맞아 전우들의 충성이 영원히 잊혀지지 않기를 기원했다.<유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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