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서 역량확인… “자긍심”/북한에 포용력보여 무력포기ㆍ개방유도 노력토록/적대서 협력으로… KAL사건등 사과요구 미흡/민주화 성숙시키고 경제등 「국내안정」가속시켜야○문화교류길터 더 중요
▲임효재씨(서울대교수ㆍ고고학)=한소 정상회담에서 양국간의 수교원칙을 합의한 것은 지금까지 막혀있던 러시아ㆍ시베리아 지역문화와의 교류라는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본다.
우리 문화형성에 밀접한 관련이 있었던 중앙아시아 시베리아 지역문화를 직접 접할 수 있는 것과 동시에 세계문화사상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러시아문화권과의 교류확대라는 측면에서 관심을 기울일만 하다.
사회주의 대국과의 문화교류는 21세기 새로운 한국문화창조의 폭을 넓혀줄 것으로 보이며 중앙아시아ㆍ시베리아지역 문화연구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북의 새 변화 주시해야
▲황병태씨(민자의원)=한소 정상회담은 2차대전이 빚은 냉전체제의 종언을 전인류에게 선언한 세계사적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1차대전과 그 여파로 등장한 공산혁명으로 시작한 20세기가 2차대전의 전후체제와 공산체제의 퇴조속에 마무리 되는 엄청난 역사가 한반도를 둘러싸고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제 개방과 개혁의 물결은 돌이킬 수 없는 역사의 세로 굳혀지고 있다. 이제 우리는 지난 40년동안의 고정관념에서 보던 통일과 평화문제를 새롭게 다루고 해결해야할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북한을 의식하면서도 의식하지 않은 고르바초프대통령의 애매외교와 개방과 개혁압력에 대응하는 북한의 앞으로의 변화를 유연성있게 대처하는 새로운 시각과 행동양식을 갖추어야 하는 새 도전인 것이다.
○주변국가에도 고무적
▲박정수씨(민자의원)=공식외교관계가 없는 상태에서 한소 양국의 두 정상이 양국관계의 정상화를 포함한 한반도의 평화구도정착 및 남북한간의 개방,화해,협력문제에 대한 폭넓은 의견을 교환하고 공동노력을 추구하기로 합의한 것은 획기적이고 역사적인 이벤트다.
특히 양국이 남북한간에 무력사용을 배제한 대화와 설득 등 평화적 방법으로 통일을 달성코자 적극적인 협력관계를 유지,발전시켜 나가기로 한 것은 동북아에 평화와 안정정착을 희망하는 국가들을 고무시킨 성과라 하겠다.
○경제협력 위험부담도
▲이찬구씨(평민의원)=한소 관계개선을 위한 정부의 노력에 격려를 보내며 몇가지 사항을 충언하고자 한다.
첫째로 과거에 대한 정리가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KAL 007기 격추와 6ㆍ25남침사주 등에 대한 사과자체를 요구하지 않은 점은 잘못이다.
둘째 공동성명이 없었다는 점과 소련과의 경제협력에 위험부담이 크다는 점이다.
셋째 외교전략이 없는 것 같고 군축문제에 대한 언급이 없으며 정부가 지나치게 이번 회담을 과대홍보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한해협의 폭이 23해리인 점을 감안하면 일본이 이미 12해리 영해권을 선포했기 때문에 우리도 12해리 영해권을 선포하면 소련은 「독안에 든 쥐」가 되고 우리는 좀더 많은 요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북도 세계조류 동참을
▲안명기씨(변호사)=이번 회담을 계기로 과거의 적대관계를 모두 해소하고 앞으로 외교뿐 아니라 경제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서로 협조하는 관계가 수립되기를 바란다.
또 최근 소련과 동구의 여러나라가 자유화의 바람을 타고 있는데 이번 회담을 계기로 우리도 더욱 성숙된 민주화를 이룩해 그들에게 모범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또 경제적으로도 불안한 단면을 보여주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
무엇보다도 이번 기회에 소련이 북한으로 하여금 자유민주 개방의 세계적 조류에 동참할 수 있도록 적극 권유해 하루빨리 통일됐으면 한다.
○실무적차원 진전노력
▲조욱제씨(동남증권 테헤란로지점)=양국수뇌의 회담은 역사상 획기적인 사건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보도된 내용으로 미루어보면 이 만남이 구체적 결과를 가져올 한소관계의 실체적 접근이라기 보다는 원론적이고도 상징적인 수준에 머무는 것이 아닌가 하는 감을 준다.
현재로서는 신선한 내용이 엿보이지 않아 당초의 국민기대에 못미치는 느낌이다. 그러나 크게 보면 이번 양정상의 만남은 정부차원에서 한소교류의 문을 트는 첫걸음을 내디딘 것으로 앞으로 실무적 차원에서 양국간의 협력이 계속 진전돼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업과열경쟁 삼가야
▲황호양씨(경복고교사)=이번 정상회담으로 40여년간 적대관계에 있던 한국과 소련간에 협력의 길이 열렸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이는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역량과 지위가 그만큼 높아졌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어서 긍지를 느낀다.
그런만큼 책임도 막중해졌다. 앞으로 남북관계에도 큰 진전이 있을 것으로 보는데 북한을 고립시키기 보다는 우리가 포용적인 입장을 취해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내부의 단결과 결속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대소교류로 경제활력을 기대하지만 우리기업간의 지나친 경쟁으로 껍데기만 차지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평화정착 가시화
▲이용일씨(한국프로야구위원회 사무총장)=적대국이었던 소련과 극적인 정상회담을 개최했다는 사실에 놀라움과 기대를 함께 갖게됐다.
전문가들은 이를 계기로 한소 양국간의 관계는 물론,국제적으로도 발전적인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분단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남북이 대치된 현상황에선 평화정착이라고 생각한다. 즉 한소 양국간의 정치적,경제적문제 해결에 앞서 폐쇄된 북한을 개방시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역사적인 노고르바초프 정상회담이 한반도의 점진적 평화통일에 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두개의 한국」본격화
◀신승권씨(한양대교수ㆍ정치학)=일단 한소양국의 정상이 자리를 함께 했다는 것만으로도 역사적인 의미가 있다. 이로써 소련은 대한민국을 하나의 국가로 공식인정한 것이며 「두개의 한국」정책을 본격화한 것이다.
사전준비가 미흡했던 탓에 양국간 수교의 구체적 일정을 밝히지 못한 것은 다소 아쉬운감이 있으나 이는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수교일정이 구체화되길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지나친 욕심일 것이다. 노대통령의 기자회견 내용으로보아 경제협력의 급진전은 물론,정치관계의 진전도 조만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경제 더 키워가야
▲안미성씨(주부ㆍ서울 서초구 잠원동)=한국과 소련의 대통령이 서로만나 악수하는 장면을 TV로 지켜보면서 우리국민이 그동안 열심히 일하여 경제를 발전시키고 국력을 키운 보람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독이 동독을 움직여 통일로 갈 수 있었던 무기는 「돈과 인내심」이었다는 기사를 신문에서 읽은 적이 있는데,우리도 통일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역시 「돈과 인내심」이 필요하리라고 생각한다. 소련과 국교를 갖는 이점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소련의 힘을 빌려 북한을 움직이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그러면서 우리국민과 정부는 인내심을 바탕으로 열심히 경제력을 키워 통일을 준비해 나가야 할 것이다.
○대북한관계 개선기대
▲박기봉씨(비봉출판사 대표)=소련과 국교를 수립하고 경제교류가 이뤄지는 것 모두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소련과의 관계개선을 매개로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이룬다는데 더욱 기대를 건다.
다만 국내문제를 하나도 해결 못하고 그걸 덮어두기 위한 방법으로 대소외교를 들고 나오는게 못마땅마다. 땅투기,민생치안부재,도덕ㆍ윤리의 타락같은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끌 철학과 전망도 제시못한 판에 북방외교만 서두르는 것은 내치의 무능을 호도하겠다는 것이 아닌가하는 인상이 짙다.
○만남만이라도 큰 의미
▲김창순씨(북한연구소 이사장)=한소 정상회담이 1시간가량 늦어진 점이나 회담후 공동성명발표도 없었던 것을 보면 소련측으로서는 북한을 의식해 이번 정상회담의 의의를 희석시키려는 노력을 한 것처럼 보인다.
소련은 지난 40년간 북한과 동맹관계에 있고 동맹조약 제4항의 「국제문제에 있어 양국이 관계된 사항은 협의한다」는 규정이 있어 그간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북한과 사전협의가 없었다면 북한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한소관계는 지난 45년간 적성국가였기 때문에 이번에 큰 성과는 나타나 있지 않지만 정상의 만남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신국제질서 참여계기
▲임형석씨(20ㆍ회사원ㆍ서울 송파구 문정동 올림픽패밀리 아파트)=세계적인 탈이데올로기와 신데탕트의 영향이 한반도에서 구체화되기 시작한 것으로 환영할 일이다. 우리나라는 이번 일을 계기로 신국제질서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정치ㆍ경제적으로 또 기업의 국제전략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한다. 기업이 그동안 소련과의 경제적 거래에서 안았던 이중과세,투자보장협정 등 각종 장애요인들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며 대소교역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본다.
○대소진출 보호장치를
▲전대주씨(전경련 상무)=정상회담에 이은 과제는 합의사항의 조속한 실천과 성과를 가시화하기 위한 구체적 협력방안의 모색이라 하겠다. 원자재나 에너지자원의 개발을 위한 합작사업과 아울러 소비재의 교역이 활성화될 수 있는 거래기법의 개발이나 금융지원조건의 확충 등 실무적 차원의 대책마련이 꾸준히 추진되어야 하겠다.
아울러 자본의 투자규모가 크고 회임기간이 긴 자원개발 합작사업의 경우 이러한 특성을 감안,제도적 보장장치의 마련이 실무상의 접촉을 통해 매듭지어 지기를 희망한다.
○경협,국가이익 우선을
▲박태만씨(상업은행 전무)=한소 정상회담은 양국모두에게 활력을 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제교류는 상호 보완적입장에서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돼 거는 기대도 적지않다.
다만 국내기업들의 대소진출시 개별적인 이익에만 몰두할게 아니라 항상 전체적인 국가이익을 염두에둬 기업간 협력관계가 잘 유지되길 요청하고 싶다. 정부의 입장에서도 기업들이 경제체제의 상이함에서 오는 불안을 해소할 수 있도록 수출대금의 회수 등에 안전판을 마련해 줬으면 한다.
○조속한 후속조치 절실
▲박용상씨(대한상의 전무)=45년간 지속된 냉전체제의 종식을 선언하는 역사적인 한소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진심으로 축하한다.
이번 회담으로 동북아 평화를 위한 새로운 질서의 구축은 물론,한반도에서의 긴장완화를 위한 기틀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비록 구체적인 내용으로 정리되지는 않았지만 한소관계에 있어서 대부분의 문제에 대하여 양국정상이 의견의 일치를 이룬 것은 앞으로 양국관계의 순조로운 발전을 뒷받침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양국실무진은 조속히 양국간 교류확대를 위한 후속조치를 이뤄내야 할 것으로 본다.
○통일향해 행동일치를
▲방민환씨(대우증권 상무)=한소 정상회담으로 한소수교가 가시화됐고 남북간 대화재개의 길이 열리게 됐다. 우리나라에도 통일의 서광을 비치는 것이다.
지금까지 각계에서 분분했던 의견을 한데모다 통일을 향한 일관된 행동을 취해야 할 때이다.
특히 소련과의 본격적인 경제협력이 시작된 만큼 차분하게 실익을 계산하며 교류를 넓혀가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또 이를 바탕으로 다른 동구권국가와의 경제협력도 확대해야 한다. 이렇게 할때 장차 예견되는 북한과의 교류에도 수월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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