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개방ㆍ개혁 재촉 기대/한ㆍ소ㆍ북한 경협가능성/「화려한 외치」 지속 위한 내치 부담감도노태우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간의 샌프란시스코 한소 정상회담 결과는 냉전체제의 와해와 함께 국제질서 재편이 완료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역사적 상징성과,86년간의 오랜 단절을 딛고 한소수교의 새장이 열린다는 상황변화의 사실성을 동시에 지닌다.
노대통령은 회담직후 내외신 기자회견을 통해 『오늘 회담결과 한소 양국관계는 86년간의 단절과 불행했던 과거를 딛고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열게 됐다』고 자신있게 선언함으로써 정상회담 결과가 갖는 의미를 함축했다.
양국 정상이 합의한 한소수교,서울과 모스크바 상호방문,한반도의 대결종식과 평화정착 공동협력,남북대화를 통한 교류협력증진,경협 등 제반분야교류확대증진,그리고 노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한 소련의 협조요청등은 헤아릴 수 없는 의미를 응축하고 있다.
한반도및 동북아,나아가 국제정세의 급진전,한반도의 평화정착과 긴장완화를 위한 확실한 토대마련,통일의 결정적 전기,북방정책 성공및 전방위외교의 개화,한국의 외교력 급부상,새로운 자원공급원과 시장확대 등이 그같은 의미중의 일부이다.
한소 정상회담이후 남북한과 주변국들에게는 급격한 변화가 초래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가장 큰 변화는 남북한관계에서 비롯될 것이 거의 확실하다.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이 합의한 한소수교는 북한에 대한 가장 충격적 압력수단이라고 국제외교분석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충격적 압력의 모체는 북한의 폐쇄정책 지양과 개방ㆍ개혁으로의 강력한 요구로서,다시말하면 북한에 대한 군사적 대립관계의 종식 권고이다. 소련은 한소수교 합의에 머무르지 않고 한반도의 냉전체제 종식과 평화정책및 긴장완화에 공동협력하며 세계가 동참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명시했다. 고르바초프대통령은 또 노대통령으로 하여금 소련이 해소에 기여할 수 있는 남북관계의 장애를 구체적으로 적시토록 했다.
이에따라 빠른 시일내 북한에 대한 소련의 압력은 가시화돼 갈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북한은 소련의 페레스트로이카 글라스노스트에의 계속적인 동참거부가 힘들게 되어있는 것이다.
한편 북한은 최근 소련의 대미접근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으며 김일성ㆍ김정일 부자체제를 강화시켜 나가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추세는 단기적 태세이며 장기적으로는 변화의 급류를 탈 수밖에 없으리라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북한은 늦어도 6∼7개월이내에 변화의 조짐을 보일 것이라는 게 대체적 견해이다. 북한이 군사ㆍ경제적으로 버틸 수 있는 기간은 소련이 제반분야에서 대북지원을 중단했을 때 6개월이 시한이라는 분석이 있다.
한소수교는 소련의 남북한 교차승인을 의미한다. 따라서 내년도께 한국의 유엔가입은 한층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정상회담으로 한국은 동북아및 아ㆍ태지역의 주도적 외교국으로 부상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노대통령은 이미 방일정상외교를 통해 미래지향적 신뢰기반을 마련했고,곧이어 워싱턴 한미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으로 있어 국제질서 재편과정에서 아시아의 주역으로 「역할」을 유감없이 담당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중국과의 수교도 가속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고르바초프대통령이 합의한 「한반도 냉전종식을 위한 주변국의 노력」이라는 대목에는 중국이 1차적으로 포함되고 있는 것이다.
경제분야는 북방의 무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게 될 것이다. 양국간에 대규모 경제협력사업이 진척될 것이며,우리의 중급소비재기술과 자본,소련의 하이테크기술이 상호보완관계로 양국의 경제적 이익을 도모해 갈 것이다. 우리의 건설ㆍ자원개발사업이 소련내에서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성장이 어느 정도의 한계에 도달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과거의 월남ㆍ중동에서처럼 소련과 동구는 또 한번의 성장돌파구가 될 가능성이 있다. 양국간의 경협확대는 한소북한간의 3각경협관계의 기반이 될 수도 있다.
이번을 계기로 노고르비간 친교가 유지될 경우 미래의 긍정변화에 도움이 되리라는 추측도 가능하다. 고르바초프대통령은 보수와 급진개혁의 도전을 받고 있으나 앞으로 상당기간 권좌를 유지할 것이 확실하다.
이같은 긍정변화와 함께 몇가지 과제와 부담감을 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노대통령 자신이 소련을 포함,사회주의권 국가들에 대한 「개혁의 의무」를 지게 됐으며 향후 「화려한 외치」의 지속을 위한 내치에의 부담감을 안게 됐다.
또한 자칫 북한을 승패의 개념으로 궁지로 몰고갈 가능성이 있다. 북의 자존심을 상하지 않게 하면서 대화의 장으로 나오게 하는 이중의 어려움을 갖게됐다. 이밖에도 우리는 미국ㆍ일본 등 기존 우방국과의 관계를 상대적으로 소원해지지 않도록 하는 의무감도 갖게됐다.
한소 정상회담의 결과는 양국간은 물론 남북한간의 협력과 번영의 징검다리가 될 것으로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샌프란시스코=이종구특파원>샌프란시스코=이종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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