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행 모스크바통해 찾아야/중국,북 돕고 포용해 새동북아구조 구축시도/통독본받아 남북공동이익 추구길 모색 필요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5일 한소정상회담에 때맞춰 제1차 북방정책세미나를 열고 한소관계개선에 따른 남북한관계 변화 및 한중관계,한ㆍ동구관계에서 예상되는 남북간의 변화를 토의했다.
분야별 주재발표자들의 발표내용을 요약 정리해본다.
◇한소관계발전과 남북한 관계(김유남ㆍ단국대 미소연구소장)=한소관계가 국교정상화로 이어져도 소련은 북한과 계속 동맹관계를 유지할 것이며 북한도 큰 행동변화를 보이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두개의 한국과 국교관계를 유지하면서 소련이 과연 북한을 어떻게 활용하며 보호할 것인가 하는 것인데 한소정상화이후 북한ㆍ소 관계는 당분간 조절기를 두고 서서히 실질적인 경제분야의 유대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소련은 이미 자신의 경제적 난국때문에 대북한경제원조를 내년부터 중단키로했으며 따라서 북한도 최소한 경제만은 개방해야한다는 진리를 깨닫게 될것이다.
외교적 통념으로 볼때 한국에서 얻는득이 북한에서 잃는 「실」보다 크다해도 소련은 북한을 놓칠수 없으며 앞으로도 북한ㆍ소 관계는 진전될 것이다.
이러한 전제하에서 한국은 이제 북한을 진실로 아끼는 입장에서 남북한관계를 이끌고나가야할 것이며 외교적으로 선택의 폭이 줄어든 북한을 우세한 측의 입장에서 보호하는 태도로 남북한정상회담을 유도해야할 단계에 왔다고 본다.
결론적으로 한소정상관계에 임하는 한국의 대북한자세는 보다 수용적이고 이해하는 자세로 가능한한 「모스크바를 통해 평양으로 가는 길」을 찾을수 있어야 하며 한국은 이를 적극적으로 그러나 진정 겸허한 태도로 모색해야할 것이다.
◇한국의 대중국관계개선과 남북한관계의 전망(오진룡ㆍ세종연구소선임연구위원)=중국은 한중관계를 크게보아 두가지 각기 다른 체제속으로 제한시켜 놓고있다.
중국은 대한관계를 중국ㆍ북한관계라는 측면과 대미ㆍ대소관계의 연장선상에 놓고 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한중양국의 관계발전은 중국ㆍ북한관계의 획기적인 변화나 4강의 대한관계에 커다란 진전이 없이는 지금과같은 민간차원에서 경제협력의 차원을 훨씬 뛰어넘는다는 것이 불가능한 형편이다.
그러나 「한소수교」는 중국이 대한정책방향을 전환하지 않을수 없도록 할것이다. 한소의 극적인 수교는 남북한을 둘러싸고 있는 세력균형을 무너뜨리고 중국과 북한으로 하여금 대한관계를 크게 전환시키지 않을 수 없는 상황으로 발전하고 있다.
북한이 에너지 기계설비 부품과 기술체제는 물론,무기체제와 군사지원의 거의전부를 소련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은 한소수교후에 나타날 반사적영향도 북한에는 파국적인 위협이 될 수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이렇게 볼때 한중관계의 발전은 중국이 위기에 몰린 북한을 과연 어떤 형태로 지원할 것인가에 크게 좌우된다고 할수 있다. 이제까지의 전례로 보아 중국은 북한을 돕고 포용해서 소련의 압력에 저항하면서 남북한과 4강과의 새로운 관계정립을 시도하기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한ㆍ동구관계의 진전과 남북한관계의 변화(정갑영ㆍ연세대경제학과교수)=한ㆍ동구관계진전은 소련과 중국과의 관계변화보다는 북한에 큰 변화를 가져오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한ㆍ동구관계 개선은 한국이 소련 및 중국과의 관계개선을 앞당기는 촉매역할을 하고 있으므로 파급효과를 과소평가할수는 없다.
한ㆍ동구협력을 남북관계진전에 직접 기여할 수 있게 하기위해서는 다음과같은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
첫째,한ㆍ동구협력을 통해 사회주의 경제체제에대한 정보와 교역의 경험을 축적케 함으로써 향후 북한의 개방에 대비한 기반을 확충하는데 활용하는 것이다.
둘째,동구의 다양한 개혁 모형과 개방패턴을 연구하여 향후 북한의 개방전망을 예측하고 이에 대비하는 정책자료로 활용할수 있어야 할 것이다.
셋째,남북관계의 실질적개선을 위한 노력은 동구보다 영향력이 큰 중국과 소련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보다 효율적일 것이다.
넷째,협력증대를 위한 첩경은 우리의 지속적인 경제 발전과 국제유동성의 확보에 있다. 이는 동서독의 관계에서도 증명되었고 모든 사회주의권에 예외없이 적용되고 있는 현상으로서 북한과의 관계에서도 결국은 가장 중요한 요소로 등장할 것이다.
◇동서독의 경제ㆍ사회통합과 시사점(박광작ㆍ오용석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초청연구위원)=독일국민은 동독에비해 정치 경제 사회 문화등 모든 분야에서 주도권을 확보해온 서독을 40년이상의 분단과정에서 정통성 있는 우월한 체제로 심판하지 않을수 없었다. 특히 서독은 경제적협력과 교류라는 지렛대를 통해 「통일」이라는 과실을 수확하게 되었다.
서독이 동독과의 관계개선을 위해 그러했듯이 북한의 개방을위해 유엔가입에관한 북한의 제안과 우리의 제안이 조화를 이룰수 있는 논리적 접근과 아울러 한소정상회담과 대응하는 미ㆍ북한정상회담을 우리쪽에서 주선하는것도 고려되어야 한다.
또 중장기적 안목에서 남북한간의 금융통합을 내다보면서 동서독간의 무역결제방식과 서독의 동독에 대한 차관제도도 신중히 검토,연구해 원용하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동서독간의 국경개방과 같은 효과는 비무장지대를 자유무역지대화 하는데서 시작한다. 그것은 북한에 충격을 주지않고 공동의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실현가능성이 크다고 보여진다.【정숭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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