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워싱턴에서 있은 미소 정상회담에 수행한 소련측 대표단중 우리에게 가장 낯익은 인물은 아나톨리ㆍ도브리닌 전 주미소련대사다. 그는 워싱턴으로 가기전에 지난달 23일부터 26일까지 열린 전직정부수반협의회(IAC) 8차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에 와서 청와대도 방문했었다. 그래서 그가 5일의 노ㆍ고르바초프 정상회담의 교량역을 했다는 말도 듣는다. ◆당년 70세로 소련대표단중 최고령인 그는 50년대에 소련의 유엔대표부에서 근무했고 62년부터 86년까지 무려 24년동안 주미대사로서 6대의 미국대통령,9명의 국무장관과의 접촉경험을 쌓아왔다. 그래서 그는 지금도 자국 외무부의 대미관계 상담역을 맡고 있으며 고르바초프대통령에게도 대외문제에 관해 고문역할을 한다. ◆워싱턴에 갔던 소련대표단중 눈여겨졌던 또다른 사람은 발렌틴ㆍ팔린 소련공산당 국제부장. 71년부터 78년까지 서독주재대사를 역임한 당년 64세의 독일전문가다. 그는 군축문제 정부대변인도 했고 이즈베스티야지에 정치평론을 썼고 최근엔 노보스티통신의 책임자도 역임했다. 미소 정상회담기간중 도브리닌 고문과 팔린 당국제부장이 자주 머리를 맞대고 의견을 나누는 장면은 이번 회담의 성격을 잘 설명하는 장면이었다. ◆소련대표단중에 예프게니ㆍ프리마코프대통령 자문역,아나톨리ㆍ체르니아예프대통령외교담당보좌관,아르카디ㆍ마슬레니코프대변인,브로니 슬라브ㆍ오멜리체프육군참모차장 등도 있었지만 미소협상에서 독일문제의 비중으로 보나 노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예정으로 보아 도브리닌고문과 팔린당국제부장의 역할이 어느 역할에 못지않은 비중을 가졌으리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도브리닌이 서울에 머무른 것은 워싱턴으로 가기 직전이었는데 한 리셉션에서 그는 한소 양국관계가 단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든가,소련은 한국과 좋은 관계를 가질 것이라든가,한국에 대한 인상이 퍽 좋다는등 의례적이면서도 함축있는 말을 남겼다. 오늘 있을 노ㆍ고르바초프 정상회담,그래서 그 결과가 매우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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