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진 수천 “운집”… 교민들 설레/한ㆍ미ㆍ소 국기 물결… 경비도 삼엄/호텔주변 「외교보호지역」 지정… 「해빙특수」 상혼도○…노태우대통령은 역사적인 한소 정상회담을 위해 3일 상오 9시20분(한국시간 4일 상오 1시20분)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 도착,5박6일간의 방미 일정을 시작.
샌프란시스코 카운티가 노대통령의 역사적 방문을 기념하기 위해 3일을 「노태우의 날」로 공식선포해 환영무드를 고취한 가운데 특별기편으로 공항에 도착한 노대통령은 마중나온 조셉ㆍ리드미 대통령의전장과 아그노스 샌프란시스코시장 등 미정부관계자와 교민들의 열렬한 환영속에 오른손을 흔들어 답례하며 트랩을 내렸다.
노대통령은 마중나온 미정부인사들과 악수를 나눈후 환영플래카드를 들고나온 수백명의 교민들과도 악수를 나누며 이들을 격려.
○시 「행운열쇠」 증정
아그노스시장은 이날 간단한 환영식에서 노대통령에게 샌프란스코시가 증정하는 행운의 열쇠를 증정하면서 「노태우의 날」 선포문 사본을 전달.노대통령은 이어 미정부가 제공한 차량으로 숙소인 시내 페어몬트 호텔로 직행.
○…「노태우의 날」은 샌프란시스코시의회가 역사적인 한소회담이 이곳에서 열리게 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결의를 채택.
시관계자들은 ▲세계평화에 기여하고 있는 노대통령의 샌프란시스코 방문을 환영하고 ▲고르바초프대통령,부시대통령과 회담하는 노대통령의 방미성공을 기원하며 ▲샌프란시스코 지역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교민사회의 공을 기리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
○31년만에 소기 게양
○…샌프란시스코시는 이날 상오 시청 국기게양대에 태극기와 성조기,그리고 소련기를 나란히 게양함으로써 한소정상의 역사적 대화가 곧 시작될 것임을 선언.
샌프란시스코시는 고르바초프대통령의 방문을 맞아 「샌프란시스코 미소 우정의 주간」도 선포했는데 소련국기가 시청에 게양된 것은 31년만에 처음이라는 것.
아그노스시장은 이날 『지난 59년 흐루시초프가 미국을 방문했을 때 소련영사관에서 소련기를 빌려썼으나 이젠 소련기를 구입했다』고 설명.
○…노대통령이 체류하는 페어몬트호텔측은 또 한번의 「역사적 명소」로 기록될 현관에 태극기 성조기 소련기를 내걸어 두 정상의 만남을 환영했고 2일부터 그랜드볼룸에 프레스센터설치를 완료. 또 시측은 호텔주변을 「외교보호구역」으로 설정하는 등 준비에 만전.
노대통령이 유숙할 방은 보안에 붙여졌으나 이 호텔의 샤론ㆍ아놀드 홍보담당관은 『통상적으로 외국원수들이 이용하는 페트하우스는 예약이 끝난 상태이므로 부득이 62개스위트룸중 1개를 노대통령이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귀띔. 반면 그는 구체적 회담장소에 대해선 『현재까지 아는 바 없다』고 함구.
반면 관광회사들은 호텔을 관광일정으로 추가하는 재빠른 상혼를 발휘,「한소특수」를 누리는가 하면 대부분 교포여성인 호텔종합원들 사이엔 「누가 노대통령방을 담당하게 될까」라는 화제로 얘기 꽃을 피우기도.
○…고르바초프대통령이 묵을 소샌프란시스코영사관은 KGB의 주미총본부로서 고급주택가인 그린가에 위치하고 있으며 금문교를 굽어보는 7층짜리 황토색 벽돌 건물. 고르바초프대통령이 이틀간 머물 건물주변엔 진작부터 미소 보안관계자의 엄중한 경호망이 펼쳐졌으며 영사관벽면의 TV카메라는 행인들의 동태를 면밀히 주시. 우리측 경호관계자들도 한때 이곳이 회담장소로 결정될 것에 대비,사전답사해 현지의 긴장감이 더욱 고조.
○교포,자원봉사단도
○…노태우대통령의 샌프란시스코 방문을 앞둔 이곳 한인사회는 「환영대회」 「조찬기도회」 「특별법회」 등의 행사준비로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다.
한인사회 전ㆍ현직단체장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노대통령 방미환영준비위원회」는 3일 상오 7시 (서울시간 3일 밤 11시) 조찬기도회를 갖고 한소 정상회담의 성공을 기원했다.
또한 상항한인노인회가 주축이된 환영준비대회는 한소 정상회담이 열리는 4일 페어몬트호텔앞 광장에서 환영대회를 갖고 남북통일기원과 함께 한소 정상회담의 성공을 축원할 예정.
여래사와 샌호제이 정원사 등 한인사찰에서는 3일 특별기도법회를 갖고 「북방외교로 남북통일을 기원하는 뜻」의 법회를 개최했다.
○호텔주변 소한인촌
○…노대통령의 방문을 앞두고 이곳에는 미주 각지역의 한국언론관계 경제관계자,한소회담 실무선발대 등 많은 한인들이 「페어몬트호텔」등 다운타운호텔에 투숙해 「리틀코리아타운」이 형성된 듯한 느낌이다.
시내 주요호텔 로비마다 한국인들의 모습이 너무나 많이 눈에 띄고 있으며 여기에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에서 회담준비를 위해 긴급히 선발한 「자원봉사원」들의 모습도 보였다.
이들 「자원봉사원」들은 유학생,상사지사요원들 중에서 선발됐는데 워낙 한소 정상회담이 갑작스럽게 발표되어 불과 2일간의 오리엔테이션만 받았다고 영사관의 한 관계자가 귀띔.
○명앵커동원 생중계
○…3일과 4일 각각 한국의 대통령과 소련의 대통령을 맞이하는 샌프란시스코는 이를 취재하기 위해 세계각국의 취재진들이 몰려들고 있는데 이번 홍보용역을 관장하는 PBN 홍보회사측의 한 관계자는 2일 (서울시간 3일) 『현재까지 취재신청기자 및 관계자들만 약4천8백명이 넘었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의3대TV 방사들도 이번 샌프란시스코에 톱앵커맨들을 특파하는데 CBS의 댄ㆍ레더,ABC의 피터ㆍ제닝스,NBC의 톰ㆍ브로커 등 쟁쟁한 언론인들이 직접와서 4일 저녁 하이라이트 뉴스를 직접 전국에 생중계할 예정이다.
○한국기자 2백여명
한국기자들은 서울에서 오는 특파원들을 포함해 미주교포언론기관들의 취재진들 까지 합치면 무려 2백여명에 이르고 있다.
○…지난해 대지진으로 아직도 그 상처가 아물지 않은 샌프란시스코 시민들은 이번 한소 정상들이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하는 것이 시관 광사업이나 이미지개선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관광국의 존ㆍ마크스 회장은 『고르바초프대통령이 골든게이트를 바라보는 모습이 전세계에 비추어 질때 이를 TV시청한 많은 사람들이 샌프란시스코를 다시 보게 될 것』이라면서 『붕괴된 프리웨이,잘려나간 다리들,불타는 빌딩등으로 얼룩진 대지진 참상의 시 모습을 일신시켜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련교민들은 덤덤
○…샌프란시스코 전시가 한소 정상방문을 앞두고 술렁이고 있는데 유독 샌프란시스코 소련계 커뮤니티는 평소와 다름없이 무표정한 모습.
약3만명이 소련계 이민이 거주하고 있는 이 도시에서 소련 커뮤니티는 한인 사회와는 대조적으로 아무런 환영행사가 없으며 일부에서는 아직도 소련공산주의에 반감을 품고 있다는 것.
현재 독립운동을 하고있는 리투아니아등 발트3국계 이민들과 알메니안 커뮤니티에서는 4일 대대적인 반소 시위를 계획하고 있어 시 경찰을 긴장시키고 있다.<샌프란시스코=특별취재반>샌프란시스코=특별취재반>
◎구한말 외교고문 친일 스티븐슨 장인환의사의 「저격 의거」 혼 서려/페어몬트 호텔
○…노태우대통령의 숙소이자 한소 정상회담장소가 될 페어몬트호텔은 구한말 우국지사 장인환의사의 「의거」가 깃든 인연을 가진 곳이어서 역사적 조명을 새롭게 받고 있다.
장의사는 일본과의 을사보호조약체결이후 해외동포들에게까지 번져있던 민족적 울분을 못이긴 나머지 당시 한국정부의 외교고문이면서도 친일파였던 미국인 스티븐슨을 암살.
스티븐슨은 1908년 3월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을사보호조약은 한국인을 위해 취해진 당연한 조처로 한국인은 독립할 자격이 없는 무지한 민족』이라는 망언과 함께 페어몬트호텔에 체류.
이에 샌프란시스코에 머물던 장의사와 황사선목사 등 교민들은 이 호텔 로비에서 스티븐슨을 향해 망언사과를 요구하며 새벽까지 농성을 벌였으나 끝내 거절을 당하자 다음날 샌프란시스코 주재 일본영사와 함게 워싱턴으로 떠나던 스티븐슨을 페리부두에서 권총으로 쏴 분을 분출했던 것.
페어몬트호텔은 대지진으로 인해 예정을 1년 넘긴 1907년 4월18일 개장됐으며 대지진을 견뎌낸 것으로도 유명.
또 호텔서 UN창립총회가 열렸으며 바닥전체가 나무로된 게 특징.<샌프란시스코=특별취재단>샌프란시스코=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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