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팀 3천여명 「비표」등 곤혹/소 실무진 연락안돼 애먹기도/“교민사 최대이벤트” 상항 7만 교민 들떠/“시간촉박” 총무처 환송행사 간소화키로▷샌프란시스코 분위기◁
○…한소 정상회담이라는 역사적 사건의 무대로 선택된 미국의 샌프란시스코는 설레는 표정이 역력. 시민들은 금세기 최대의 인물로 일컬어지는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이 한국의 노태우대통령과 만난다는 데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7만여 한국교포들은 한반도에 충격적 변화를 가져올 두 정상의 만남이 샌프란시스코 교민사에 최대의 이벤트로 보고 노대통령의 도착을 자랑스럽게 기다리는 모습들.
지난달 31일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과 샌프란시스코 이그재미너등 현지 언론들은 한소 정상회담 소식을 1면 톱기사로 보도하면서 샌프란시스코의 「한소 서밋」 붐에 점화.
이들 신문들에 의하면 현지 우리 교민들은 이 회담의 개최를 「믿기 어려울 만큼 놀라운 사실」로 받아들이면서 이 회담이 양국간의 외교관계수립과 한반도의 통일에 청신호가 될 것을 기대. 실리콘밸리의 한 한국계 실업인은 이 회담이 2차대전후 최초의 한소 양국간 역사적 회담이라면서 특히 회담후 트이게될 것으로 보이는 양국간 교역의 물꼬에 깊은 관심을 표시.
또 샌프란시스코 이그재미너씨는 펜실베이니아대 정치학교수이며 한소 관계전문가인 이정식교수의 말을 빌려 『이번 회담은 아시아의 안정에 도움을 줄 것이며 미소 정상회담에 즈음해 이루어져 그 의미가 크다』고 논평.
샌프란시스코주재 한국총영사관은 예기치 못한 노대통령의 방문을 맞아 일부 민원담당직원을 제외한 거의 전직원을 노대통령 영접준비에 투입. 또 우리 교민회도 노대통령 도착시 공항출영부터 샌프란시스코를 떠나기까지의 각종 관련행사준비에 분주한 모습.
한편 3일 저녁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하는 고르바초프 소 대통령을 취재하기 위해 1천여 언론기관의 3천여명 기자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이들이 자연스레 한소 정상회담의 역사적 목격자가 될 전망.【샌프란시스코 지사】
▷청와대◁
○…샌프란시스코 한소 정상회담을 위한 노태우대통령의 출국을 하루앞둔 2일 청와대는 현지와 핫 라인을 열어놓고 모든 점검과 준비를 완료.
특히 정상회담의 주무부서인 외교ㆍ안보비서실과 지원부서인 의전ㆍ공보비서실 직원들은 최종단계의 점검을 위해 샌프란시스코 현지에 나가있는 청와대 선발팀과 수시로 연락을 취하거나 미비점 보완에 눈코뜰새없이 바쁜 표정들.
김종휘외교ㆍ안보보좌관과 민병석북방비서관ㆍ정태익외교비서관 등은 며칠새 밤을 꼬박 뜬눈으로 새웠지만 이날도 아침부터 정상회담의 자료를 보완화하느라 수시로 구수회의.
청와대 관계자들은 이번 정상회담의 상대자가 우리측과 한번도 공식적인 외교적 접촉이나 실무적 연고를 갖고있지 않아 준비과정에 많은 시행착오를 겪는등 『고충이 많다』고 하소연.
관계자들에 의하면 가장 큰 고충은 실무접촉. 상대역이 거의 대부분 제3국인 미국에서 고르바초프대통령을 수행하고 있어 연락상태가 매우 까다롭다는 점이라는 것.
또한 소련측의 실무추진 과정이 우리와 익숙한 서방국가와 달리 독특하고 회담장소도 미국의 샌프란시스코이기 때문에 미국측 협조도 필수적으로 구해야 하는등 한꺼번에 이중상대를 해야 한다는 점이 여러가지 애로사항중의 하나.
이밖에도 청와대 당국이 가장 고심하고 있는 대목은 샌프란시스코 현장에서 외신기자들에 대한 보도절차를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것.
고르바초프대통령을 수행하고 있는 외신기자들이 대강 3천여명 수준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이들이 한꺼번에 정상회담 현장을 취재할 경우 근접취재의 한계,비표발급문제,우리측의 언론발표 방법 등에 문제가 따를 수 있기 때문.
청와대는 이처럼 예상되는 문제들에 대해 소련측과 사전협의를 하고 있으나 양측에서 좋은 방안이 나오지 않고 있고,정상회담 현장을 빌려주고 있는 셈인 미국측에서도 「제3자」라는 이유로 적극적인 협조를 사양하고 있는 태도.
▷외무부◁
○…한소 정상회담의 실무준비를 맡은 외무부의 관련부서는 이번 회담이 갑작스럽게 결정된 직후부터 매일 밤늦게까지 각종 자료정리및 구체적 일정확인 작업등으로 눈코뜰새없이 바쁜 나날.
동구1과,북미과,의전과 등 외무부 관련부서는 노대통령의 출국 하루전인 2일까지도 최종점검을 하느라 늦게까지 분주했으며 샌프란시스코 현지에서의 회담및 행사진행을 지원하기 위해 다른 부서의 직원까지 차출,미국에 파견키로 하는등 긴박한 움직임.
외무부는 지난달 29일 미국에 급파된 이정빈제1차관보를 중심으로 소련측과 의제및 각종 의원절차 등에 절충을 벌이고 있으나 소련측이 미소 정상회담에 정신이 팔려 우리측과 세부사항에 대한 협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
외무부의 한 고위당국자는 『배석자나 카메라기자문제등 회담진행과 관련된 세부사항을 소련측과 협의하고 있으나 소련이 당장 진행중인 미소 정상회담에 인력을 빼앗겨 빨리 진척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고충을 토로.
특히 이번 회담의 의제가 분명히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외무부는 이제까지 소련측과 접촉한 결과를 종합,대체로 ▲한소 조기수교문제 ▲경제협력문제 ▲남북한 관계개선 등 동북아 평화구촉문제등이 논의될 것으로 관측.
▷환송준비◁
○…노대통령의 출국환송행사준비로 분주한 총무처는 갑작스런 방미에 따른 시간상 촉박함,이번 회담의 비중등을 고려해 의전문제로 계속 고심.
관례상 광화문ㆍ시청 등 서울시내 주요지점에 환송현판을 달고,태극기와 방문국의 국기를 나란히 게양하던 것을 소련이 미수교국이란 점을 감안해 일체 생략.
또 서울공항에서 가질 환송행사도 옥내행사로 치르고 관례적으로 환송나오는 1천여명 내외의 시민도 일체없이 3부요인과 국무위원등 주요인사만 참석키로 결정.
총무처는 환송행사는 다소 간략하게 치러지도록 준비했으나 귀국시 환영행사는 성대하게 할 예정.<정광철기자>정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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