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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축에서 출발하는 「신 질서」(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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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축에서 출발하는 「신 질서」(사설)

입력
1990.06.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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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나라의 관심이 샌프란시스코에서 있을 노­고르바초프회담에 쏠려있는 사이 워싱턴의 미소 정상들은 세계를 새로운 질서의 시대로 접어들게 하는 중요한 협정에 서명했다. 앞으로 7년간에 걸쳐 현재 양측이 보유하고 있는 장거리핵무기의 3분의1을 감축한다는 전략무기감축에 관한 예비협정외에 화학무기생산금지및 폐기,핵실험제한,검증방법개선등 주로 양국의 군축에 관한 것이다.87년 미ㆍ소가 처음으로 중거리핵전력(INF)의 폐기에 합의한후 계속돼온 군축협상은 그간 세계적인 탈냉전의 변화조류에 비춰 그합의가 예견되어온 것이긴 하지만 그삭감내지 폐기를 확인하는 협정에 서명한 역사적 의미는 결코 소홀히 다룰수는 없을 것이다. 전세계로 방영된 서명식이 끝난뒤 부시대통령이 『세계는 너무오래 기다려왔다』고 한말은 이서명의 의의를 실감있게 드러내보이고 있다.

물론 이날의 협정들은 그 규모나 협정의 내용,성격들로 봐 잇단 후속조치들을 필요로 하는것 들이다. 그러나 종전후 지금까지가 핵전력으로 대표되는 미ㆍ소의 군비증강의 역사였다면 적어도 이 시점을 감축의 출발이라는 점에서 커다란 의미를 부여해야 하며 새로운 데탕트,탈냉전 등 지금의 세계적 변혁을 실체로써 확인한뜻을 가진다고 봐야할 것이다.

그렇지않아도 회담이 열리기 전부터 이번 회담이 과거처럼 냉정구조의 완화가 아니라 거기에서 벗어난 세계의 새로운 질서의 구도에 주안이 있다고 지적돼 왔다. 그런 의미에서 새로운 화해의 시대를 선언한 지난해 12월의 몰타회담의 정신을 구체화하는 계기가 될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캠프ㆍ데이비드에서의 회동을 남기고 있는 시점에서 어쩌면 이번 회담의 커다란 관심사로 제기돼왔던 통일 독일의 NATO잔류문제는 양측의 견해가 상당히 접근하면서도 아직 명료한 합의에 이르지 못하여 계속 주목되고 있다.

양측이 아직 조인은 안했으나 유럽배치 재래식전력협정,민간항공협정,대양연구협정,해운협정 등은 앞으로 조인에 이르기까지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회담기간중 부시 미국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의 성공이 양수뇌가 서명하는 합의에 있다기보다 분열과 대립의 시대를 극복하는 토대를 구축하기 위한 양측의 노력에 달려있다고 말해 세부적인 손질보다 새 질서를 향한 두초강의 의지의 중요성을 강조했었다.

우리는 미ㆍ소간의 정상회담,연이어 있을 한소간 정상회담의 개최등을 보면서 한반도에 바짝 다가오고 있는 변화의 조류를 실감하게 된다. 때마침 북한은 닫았던 남북대화재개를 언급하고 돌연한 군축제안도 해오고 있다. 세계의 「새질서」가 정착되려면 한반도에 새질서의 형성없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지금 대좌하고 있는 미ㆍ소 두 지도자들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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