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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씨안은채 표면상 “진정”/새 국면맞은 세종대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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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씨안은채 표면상 “진정”/새 국면맞은 세종대사태

입력
1990.06.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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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권력해결 “개운치않은 뒷맛”/빠져나간 학생들 「제2투쟁지도부」 구성/서총련서도 지원준비… 사태확대 우려9개월째 악화일로를 치닫던 세종대사태는 2일 경찰이 교내에 진입,농성중이던 학생들을 강제해산시킴으로써 표면상 진정국면을 맞았다.

그러나 박홍구총장과 세종대재단이 학생들로부터 깊은불신을 받고있는 교수들도 「1학교2총장」 문제등으로 분열,사태해결에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태다. 특히 학생들은 학교측이 『휴업조치후 공권력을 불러들이기위해 고의로 긴장을 고조시켜왔다』고 말하고있으며 경찰력투입전 미리 학교를 빠져나간 일부학생회간부들이 「제2투쟁지도부」를 구성하고 건국대,한양대등 서총련 동부지구학생들도 세종대생들을 지원키위한 준비를 하고있어 세종대분규는 재발할 가능성도 크다.

공권력투입의 결정적 계기가 된것은 지난달31일 학생들이 총장실에서 박총장을 끌어내 강제로 학교밖으로 내쫓은 사건이다. 박총장은 지난해 9월 총장으로 임명된뒤 학생들이 출근을 막는 바람에 세종호텔에서 「전화집무」를 해오다 지난달 28일 교수들과 함께 처음으로 총장실에 들어가 「농성」 하던중 학생들과의 협상이 결렬되자 3일만에 다시 쫓겨났다.

당초 경찰은 학교측의 거듭된 요청에도 불구,공권력투입을 자제해왔으나 ▲집무중인 총장을 완력으로 내쫓은 것은 대학의 생명인 교권을 침해한 불법폭력행위로 묵과할수 없고 ▲수업중단이 계속될 경우 전원유급등 선의의 다수학생이 피해를 입을 것이 예상돼 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병력투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79년 수도여사대에서 남녀공학 종합대학으로 승격된뒤 줄곧 시위와 농성이 계속됐던 세종대사태가 본격적으로 악화되기 시작한것은 88년11월 학생과 직원에게 거부권을 부여한 총장직선제를 채택하면서부터. 재단측도 일단합의했던 이 방식에따라 총장으로 선출됐던 이종출교수(61)는 문교부의 승인도 못받은채 지난해 9월 사임했으며 재단측은 박홍구교수(56)를 총장으로 전격임명했다.

교수협의회와 학생들은 이에 반발,오영숙교수(51)를 총장후보로 선출했으며 지난2월부터는 오교수앞으로 「민주등록금 납부운동」을 전개,1학교 2총장체제의 파행운영을 해왔다.

이에 위기의식을 느긴 학교측이 오교수에 대한 징계를 서두르자 학생들은 4월12일부터 수업을 거부,이번학기에 6주2일간만 수업을 이수한 상태다.

세종대는 같는달 15일 휴업조치를 취한뒤 오교수의 해임을 단행하고(4ㆍ25),학생회간부를 횡령,기물파손등 혐의로 고소ㆍ고발하는 한편,총학생회자체창구에 등록금을 냈던 학생 6백여명을 대여장학생으로 인정,구제키로 했다.

또 박총장의 퇴진을 주장해온 교수협의회소속 교수들을 설득,6명을 제외한 전원의 탈퇴각서를 받아내 사실상 해제시켰다.

반면 학생들은 학교측이 제시한 선정상화방안을 투표로 부결시켜 학교측과 대화할 여지가 없어졌다. 학생들은 주영하이사장(79)과 최옥자명예총장(72) 부부가 학교보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학교운영을 전횡하고 있다며 박총장을 교섭권이 없는 상대로 보고있다.

세종대측은 농성학생들이 해산된 만큼 내주중 휴업령을 해제하고 정상수업을 재개할 방침이지만 학내문제를 공권력을 빌려 해결한 개운치 않은 뒷맛과 함께 학생들의 제적사태등 휴유증은 클것으로 보인다.<유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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