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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 박물관/박승평 논설위원(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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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 박물관/박승평 논설위원(메아리)

입력
1990.06.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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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재 신채호선생은 일찍이 역사를 정의하여 「아와 비아와의 투쟁」이라고 갈파했었다. 우리 민족이 살아온 역사도 쉴새없는 외침과 이를 끈질긴 국난 극복정신과 총력전 사상으로 극복,오늘에 이른 끝없는 투쟁의 세월이었던 것이다.마침 이달은 이념의 광풍에 휘말려 동족상잔의 비극이 연출됐던 6ㆍ25 40돌이 되는 때이다. 하필이면 이때를 맞아 한반도를 뒤덮었던 그 한스러운 적대관계가 청산되는 한소 정상회담이라는 역사적 전기가 마련되었다는 것은 우리들의 가슴속에 온갖 감회를 일게 한다. 그 첫째 감회란 통일과 평화의 전기를 맞게된 기쁨과 함께 「영원한 적이란 없다」는 역사의 아이러니에 대한 생생한 실감일 것이다.

그리고 두번째 감회는 오늘에 이르기까지 우리 모두가 겪어야 했던 값비싼 희생ㆍ고통ㆍ울분에 대한 반성과 새로운 각오일 것이다.

흔히 「역사는 현재의 교과서요,미래의 예언서」라고 한다. 그리고 보면 6ㆍ25 40돌과 함께 새 역사의 지평을 열기에 이른 오늘의 의미는 자못 의미심장하고 교훈적이기까지 하다.

이같은 시점에서 전쟁기념사업회가 추진하고 있는 「군사박물관」(가칭) 및 「평화의 탑」 건립계획이 본격화되고 있어 우리들의 관심을 끈다. 지난해 창립된 기념사업회는 서울의 옛 육본터에 오는 8월 2만5천평 규모의 본격적인 군사박물관을 착공,92년 5월에 완공시킬 계획이고,탑은 전적지로 유서깊은 경기도 파주군 문산읍 사목리에 92년 9월까지 세운다는 것이다. 그런데 군사박물관의 전시실은 호국관ㆍ역사관ㆍ6ㆍ25 전쟁관ㆍ월남파병관ㆍ국군발전관 등 5개관 12개실로 꾸며질 것이라고 한다.

사실 우리의 5천년 역사가 잦은 전쟁과 그같은 국난을 끈질기게 이겨낸 극복의 기록이면서도 지금까지 제대로 된 전쟁박물관 하나 없었던게 우리 현실이었다. 전쟁을 모르고 자란 전후세대들에게 오늘의 평화가 사실은 민족의 고귀한 피로 얻어지고 지켜졌음을 생생히 증언하고 교육시킬 그많은 실체적 기념물들이 여러곳에 체계없이 흩어져 있어 활용할 길이 없었던 것이다.

외국의 경우에는 선진국일수록 군사박물관등의 전쟁기념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건국역사가 2백년을 갓넘었을 뿐인 미국만봐도 게티즈버그에 남북전쟁기념관이 있고,워싱턴에 미국역사박물관 등이 있어 애국심 고취와 역사적 교훈의 전당으로 활용하고 있다.

영국의 제국전쟁박물관은 그 방대한 수집품전시와 함께 각종 전사연구 등 학술ㆍ교육활동도 할발하다. 심지어 북한의 경우 이미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관」을 세워 절대체제옹호를 위한 선전장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6월은 호국ㆍ보훈의 달이기도 하다. 평화의 기운이 성숙해 질수록 자칫 빠져들기 쉬운 과거 역사에 대한 망각이나 호국의지의 해이를 더욱 경계하고 반성해야할 시점이기도 하다. 결국 전쟁기념사업도 단순히 전쟁을 숭상해서가 아니라 애국심과 민족혼을 일깨우고 영토보존과 역사계승의 유구한 전통을 모두에게 엄숙히 일깨워주는 뜻에서 그 필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평화는 결코 그냥 얻어지는 것은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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