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 회담수락 자체 수교 마음정리된 것/이번 계기 한국 동북아질서 주도에 기여김종휘청와대외교ㆍ안보보좌관은 노ㆍ고르비회담의 입안추진성사에서부터 회담준비에 이르기까지 직접 간여해온 고위급 실무자이다. 김보좌관은 1일 거의 안개속에 가려진 노ㆍ고르비회담의 구체적 윤곽을 밝히기를 거부하면서도 『고르바초프대통령이 회담에 임하는 것 자체가 마음의 정리가 된 것으로 본다』는등의 암시적 언급을 통해 샌프란시스코회담의 윤곽을 부분부분 소개했다.
다음은 김보좌관과 가진 일문일답 내용이다.
정부는 이번 회담에 어떤 목적을 두고 있는지.
『크게 네가지이다. 동서화해 긴장완화의 추세속에서도 한반도주변의 극동아시아는 화해및 질서재편의 문제가 제기되지 않고 있다. 이 지역의 평화구도를 정착시키는 이니셔티브를 취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또한 통일여건의 조성이다. 얼마전만해도 불가능했던 통독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한반도 통일도 금세기내에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북의 폐쇄지향으로 앞문이 열리지 않는다면 모스크바,북경 등을 통해 옆문이라도 열어야 할 것이다. 다음은 전방위 외교의 완성이다. 한소 접근수교는 한중 관계개선의 자극제가 될 것이다. 끝으로 우리의 번영이다. 우리는 기술ㆍ자본ㆍ시장이 미ㆍ일에 편중돼 있다. 소련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자원이 무진장하고 인구3억으로 무제한적인 시장을 갖고 있다. 우리는 현재 시장개척의 돌파구로 북방을 선택하고 있다. 한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95년까지 한소 교역규모는 80∼1백억달러로 추산하고 있다』
회담의 의제는.
『이번 회담은 다른 때와 달리 의제가 사전 정해있지 않다. 예를들어 부시대통령은 미국적 사고의 합리성을 취하지만 고르비는 그렇지 않다. 사전 시나리오없이 모든 안을 전격적으로 처리한다. 카우보이 스타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회담에서는 프리토킹으로 광범위하게 모든 문제를 논의하게 될 것이다』
수교합의가 가능한가.
『답변을 유보한다. 두분 모두 파격적 구상에서 회담을 착수한 것이다. 소련은 모든 외교적 사전절차를 밟은 헝가리가 아니다. 소련은 미수교국 국가원수간에 만나는 것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고르바초프대통령은 회담에 임하기전 마음의 정리를 했을 것으로 본다. 어떤 원칙의 합의는 부수적 문제가 아니겠느냐』
노ㆍ고르비회담으로 북한에 변화가 올 것인가.
『소련은 북한에 미사일과 관련된 고도의 정밀장비(PGM)와 원자로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중국은 정치적으로,소련은 군사ㆍ경제적으로 북한을 지원하고 있다. 북한의 변화는 필지의 사실이다. 북한의 개방에 적극적 설득이 뒤따를 것으로 보며,경우에 따라서는 어떠한 조치도 있을 것으로 본다』
소련측과의 사전접촉에서 수교문제가 논의됐는지.
『공식 논의된 바 없다. 노대통령이 논의할 것이고 긍정적 결과내지는 합의가 있을 것으로 본다. 논의는 대체로 동북아 한반도문제,수교,교류협력및 경협확대문제가 될 것이다』
과연 고르비가 김일성을 설득할 수 있는가.
『차우셰스쿠의 루마니아가 하루아침에 붕괸된 이유는 개방물결에서 뿐만 아니라 BBC등 외국방송,특히 모스크바방송이 봉기하는 시민편을 들었기 때문이다』
노ㆍ고르비회담이 교차승인을 의미하는지.
『소련의 책임당국자들의 교차승인에 관한 언급은 아직 없다. 그러나 초강대국의 국가원수가 미수교국,그것도 격렬히 대립하고 있는 나라의 국가원수와 회담을 가지는 것 자체가 사실상의 상징적 승인이라고 봐야 옳다. 더구나 우리는 소련과 대사접촉ㆍ외상회담 등 아무런 절차도 밟지않은 나라이다』
회담의 배석자는 누구인가.
『정해있지 않다. 그밖의 일정도 정해있지 않다. 고르바초프대통령의 캐나다방문도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이다. 고르바초프대통령의 사전일정이 나오지 않아 미 국무부도 일대 혼란을 겪고 있다. 회담도 몇시간 진행될지 아무도 모른다. 미국신문이 보도하는 고르비의 샌프란시스코 일정은 신빙성이 없다』
소련이 북한에 통보했는지.
『지난 28일 셰바르드나제외상이 모스크바에서 북한의 손성필대사를 만났는데,그자리에서 평양냉면의 맛이 어떻더냐고 물었겠느냐… 그때 통보했을 가능성이 있다』
소련측과의 연락은 잘되고 있는지.
『어제도 점심때 식당에서 워싱턴에 가있는 소련측 인사로부터 긴급히 전화연락을 받았다』
회담시간이 1시간30분이라는 외신보도가 있는데.
『1시간반이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고르바초프대통령이 워낙 단도직입적 태도를 취하기 때문에 논의의 본론부터 들어간다고 봐야 한다. 충분한 논의가 있을 것이다』
고르바초프대통령을 방한 초청하는가.
『대통령께서 다 알아서 하실 것이다. 상상의 범위에 맡기고 언급을 유보하겠다』
통역방식은.
『이중통역이 될 것이다. 정치적으로 미묘성이 있기 때문에 영어를 중간에 두고 러시아어와 한국어의 이중통역이 될 것이다』
회담장소가 샌프란시스코 소련영사관이라는 보도가 있는데.
『결정된 바 없다. 회담장소에 관해 양측에서 의논중에 있다』
북한의 반응은.
『북한 외무부대변인이 성명을 냈다. 그요지는 「소련으로부터 공식통보를 받은 바는 없지만,한국의 대통령이 미국에서 고르바초프대통령을 만난다는 왜곡된 보도가 있는데 소련이 이와같은 행동을 하지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와같은 행동은 양국간에 심각한 정치적 영향으로 발전될 것이기 때문이다」는 것이었다. 북한이 아마도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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